<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왕의 귀환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뭔 소리냐고? <아바타: 물의 길> 개봉이 65일 남았다는 말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분 가량의 푸티지를 상영하며 '진짜로' 개봉한다는 신호를 알렸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빛나는 <아바타>에서 이번 속편까지 13년,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소식을 정리했다.


2009년 12월 17일

<아바타> 개봉

<아바타> 개봉 당시 포스터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 영화 <아바타>가 개봉한 날. 당시 한참 붐을 일으킨 3D 기법을 활용했는데, 보통 일반 촬영 이후 3D로 전환하는 영화들과 달리 촬영부터 렌즈 두 개를 장착한 3D 카메라로 했다. 거기에 일반적인 퍼포먼스 캡처(모션 캡처) 외에 얼굴 표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낼 이모션 캡처를 활용했다(요즘은 페이셜 캡처라고 한다). 그의 전작 <타이타닉>에서 12년 만에 나온 신작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영화에 담긴 기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아바타>와 속편 <아바타: 물의 길>도 13년이 걸렸다.

<아바타>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는데, 당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타이타닉>(약 18억 5천만 달러)을 제쳤다. 제임스 카메론이 제임스 카메론을 이긴 셈이다. 그것도 바로 다음 작품으로. 이후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작 개봉이 어려워지고 재개봉붐이 불면서 2021년 재개봉 수익으로 다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1위에 복귀했다. 한국에서의 붐도 만만치 않았는데, 외국 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1위에 오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게 제임스 카메론이 보낸 축전(왼쪽), 그러나 재개봉 이후 다시 <아바타>가 1위에 올랐다.


2010년 1월

아바타, 속편 있다

영화가 이렇게나 흥행하고 있었기에 감독과 제작진은 여러 곳에서 속편에 대한 질문을 들어야 했다. 그런 질문이 이어지던 중 제임스 카메론이 "속편이 나올 예정이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많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2010년 8월

아바타 속편, 한 편 아니고 동시 촬영 예정 (심지어 바다 배경)

<아바타>의 판도라는 열대우림에 가까웠다.

2010년 8월, <아바타>가 하나의 속편만 나오는 게 아니라고 알려지면서 거대한 시리즈의 서막을 올렸다. 당시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 관련 소설을 집필하고 있었는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도중 2편과 3편을 동시에 촬영할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아마도 바닷속을 그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바타>에서 그려진 판도라는 굳이 따지면 열대우림에 가까운 풍경이었기에 '바닷속'이라는 속편 설정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어비스>, <타이타닉> 등을 만들고 해양 탐험가로도 활동한 제임스 카메론이라면 상상 이상의 영화가 나오리란 기대감도 모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바타> 속편은 2014년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제임스 카메론의 수중탐사기 다큐멘터리 <딥 씨 챌린지>


2010년 12년 5월

<아바타> 속편, 총 4편까지 이어질 것

<아바타>의 대대적인 성공에 고무된 걸까, 제임스 카메론은 2010년 연말에 <아바타> 속편을 4편까지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영화들을 위해 다른 영화 제작에 투입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속편 제작이 점점 미뤄지면서 결국 다른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지만. 당시에는 2013년 촬영을 목표로 했는데, 실제로는 2014년부터 사전제작에 착수하게 됐다.


2015년

<아바타> 속편 제작, 잠정적 연기

그러나 2015년,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 시리즈의 전체적인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제작을 연기하는 이유는 전체적인 퀄리티를 위한 판단이라고. 각 속편이 독립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있고, 그런 부분 때문에 각본 집필이 어렵다는 것. 거기에 속편에 등장할 환경과 생물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 관객들이 만족스럽게 극장 문을 나서며 다음 영화를 기대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이런 이유로 제임스 카메론은 2017년까지는 속편을 만날 수 없으리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카메론이 원체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감독이기에 스스로 만족스럽게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연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16년 4월

2018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바타> 신작 개봉한다

코믹콘에 참석한 제임스 카메론이 밝힌 <아바타> 시리즈의 일정은 명확했다. 2018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바타> 신작을 개봉하리라는 것. 2018년, 2020년, 2022년, 2024년까지 총 5편에 달하는 <아바타> 여정은 이때까지만 해도 당장 눈앞에 와있는 듯했다. 만일 이때의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우리는 지금쯤 <아바타 4>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017년 4월

또 연기, 2020년에 2편 나온다

하지만 세상이 뜻대로 되던가. 특히 꼼꼼한 사람은 다 뜻대로 되고 있어도 거슬리는 뭔가가 있으면 못 넘어가리라. 제임스 카메론은 (어쩌면 2015년에 말한 대로) 드디어 제작에 착수했으며, 2020년 12월부터 <아바타> 시리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계획은 2020년 2편, 2021년 크리스마스에 3편, 2024년 크리스마스에 4편, 2025년 크리스마스에 5편 개봉이었다. 개봉일을 고려한다면 2~3편, 4~5편을 각각 유기적인 2부작으로 구성하거나 동시 촬영을 진행하는 일정이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다.


2017년 6월

안경 없는 3D를 하려 했지만....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지만 '영사'하는 극장에 보급화되긴 멀었다 (사진=LG전자 flickr)

<아바타> 속편을 제작하던 제임스 카메론은 꽤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바로 '3D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영화'를 촬영하려고 했던 것.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다. 기술적으론 가능하다. 찍는 건 문제가 아니다. 다만 상영이 문제다. 이 방법을 쓰기 위해선 극장의 영사기를 교체해야 하는데, 그 많은 극장들이 <아바타> 하나를 위해 그 비용과 시간을 감수할지는 미지수였다. 무엇보다 당장 영화를 완성하는 것이 눈앞의 문제였다. 결국 이 기술을 영화에 사용하는 건 잠정적으로 미뤄졌다.


2017년 9월

마침내 촬영 돌입, 그런데 여기서…

2019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개봉 계획. 2021년 <아바타2>가 보인다.

2017년 9월에 이르러 드디어 촬영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배급사 20세기 폭스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되면서 촬영 관련 소식이 배우들이나 관계자의 입을 통해서만 전해졌다. 당시 배우들의 언급에 따르면 2018년에 2~3편 촬영을 완료했고 그 뒤에도 4~5편 촬영이 이어진 듯하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0세기 폭스 인수를 마치고 2021년부터 격년마다 <아바타> 신작을 만날 수 있다고 일정을 발표했다. 발표 때 소개한 부제는 <아바타: 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 <아바타: 씨앗 운반자>(Avatar: The Seed Bearer), <아바타: 털칸 기수>(Avatar: The Tulkun Rider), <아바타: 아이와를 위한 탐색>(Avatar: The Quest for Eywa). 이번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을 제외하고는 확정된 제목은 아니다.


2020년 3월~5월

코로나19 팬데믹, 촬영 일시 중지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발동되고, <아바타> 제작진도 촬영을 중단했다. 다행히 촬영을 마친 분량은 VFX를 지휘하는 웨타 디지털이 후반작업을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록다운 조치로 자택으로 돌아간 제임스 카메론은 빠르게 작업에 복귀하고 싶지만 팬데믹에 따른 비상 조치에 따라 작업을 허가받아야만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0년 6~7월

촬영장 복귀, 그리고 개봉 연기

6월, 존 랜도 프로듀서가 SNS로 촬영장에 복귀해 작업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그는 SNS에 촬영장 현장을 첨부해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달랬다. 하지만 한 달 뒤,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아바타: 물의 길> 개봉을 2021년이 아닌 2022년 12월으로 조정하면서 팬들은 더 기다려야만 했다.

제임스 카메론이 SNS에 게시한 개봉 연기 편지


2020년 10월

"어쨌든 거의 다 완성됨"

제임스 카메론이 아놀드 슈왈제네거와의 화상 통화 이벤트 중 <아바타> 속편이 거의 다 완료됐으며, <아바타> 3편도 95%가량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두 영화의 완성을 가로막는 고비가 보이지 않는다며 자신감 넘치는 말까지 덧붙였다.


2022년 4월

마침내 제목 확정

<아바타: 물의 길> 공식 로고

<아바타 2>의 제목이 <아바타: 물의 길>로 확정됐다. 반가운 소식이면서도 그렇게 기다렸는데 이제 제목 하나 던져주는 게 끝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존 랜도 프로듀서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개봉에 맞춰 티저 예고편을 공개할 거라고 설명하면서 여론을 진정시켰다.


2022년 5월

티저 예고편 공개

사전에 예고한 대로 5월 초, <아바타: 물의 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약 1분 30초 가량의 예고편에는 처음부터 예고한 판도라의 바다 풍경이 담겼다. 그리고 나비족과 인간이 교류하는 듯한 모습, 새로운 나비족 부족 등이 담겼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1편에 버금가는 퀄리티로 전 세계 팬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2022년 6월

"4~5편은 다른 감독에게 맡길 수도 있다"

2편의 뚜껑을 까보지 않은 상황에서 호재일 수도, 악재일 수도 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 3편까지만 연출하고 뒷일은 다른 감독에게 맡긴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 시리즈에서 아예 손 뗀다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연출에서만 물러난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그가 '제작'에만 참여한 영화들이 그의 연출작만큼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여러 모로 불안함을 증식시키는 발언이다. 최근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알리타: 배틀 엔젤>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전자는 손익분기점도 넘고 그럭저럭 호평을 받았으나, 후자는 흥행과 비평 모두 실패하면서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의 진짜 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알리타: 배틀 엔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2022년 9월

속편 개봉을 앞두고 <아바타 리마스터링> 재개봉

<아바타 리마스터링> IMAX 재개봉 포스터

<아바타> 리마스터링 버전이 재개봉했다. 4K에 HDR 효과를 더한 리마스터링 버전은 한국에서 최초 개봉했다. <아바타>의 트레이드마크가 3D이기 때문에, 한동안 거의 만날 수 없었던 3D 상영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번 재개봉으로 OTT 디즈니 플러스에서 <아바타>가 한시적으로 비공개되면서 반발을 사기도 했다.


2022년 10월

18분 푸티지, 국내 최초 공개

<아바타: 물의 길>이 국내 최초 공개됐다. 물론 전체 상영본이 아닌 18분 푸티지지만, 개봉을 두 달 앞두고 관심을 달구기에 충분했다. 푸티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존 랜도 프로듀서가 내한해 현장에서 영화의 비하인드를 소개하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온라인 화상으로 현장 관객들과 만났다.

서울 팬상영회 현장의 존 랜도 프로듀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화상 기자회견(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