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재개봉합니다. 이번 재개봉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확장판이라고 합니다. 2001년부터 매해 개봉했던 기존 3부작에 비해 약 170분이 추가됐습니다. 그 결과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는 228분,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은 235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263분입니다. 다 합하면 726분이군요. 잠깐만 726분이라고요? 그럼 이게 도대체 몇 시간이야! 그러고 보니 시리즈의 각 영화들도 모두 3시간이 넘습니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4시간이 넘네요.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쩌지. 중간에 쉬는 시간 있나요? 확장판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큼 긴 러닝타임의 영화들이 또 있을까요. 한번 찾아봤습니다.
3시간 미만: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황해
2시간 36분, 2010년
한국 영화 가운데 러닝타임이 긴 영화 하면 <황해>가 먼저 떠오릅니다. 하정우의 ‘먹방’과 김윤석의 ‘족발’도 떠오르네요. 중국을 출발한 구남(하정우)이 서울을 거쳐 부산에 다다를 즈음에는 자꾸 시계를 보게 되고 엉덩이가 들썩들썩해졌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황해>와 <곡성> 러닝타임이 같습니다! 소오름~. 나홍진 감독 다음 작품도 156분이라면? 참고로 <추격자>는 123분입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2시간 44분, 2012년
<다크 나이트>의 속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꼭 봐야 할 영화였습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봐요. <다크 나이트>만큼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베인(톰 하디)에게는 <다크 나이트>의 조커(히스 레저)가 보여준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없었죠. 그 결과, 2시간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몸이 베베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다크 나이트>의 러닝타임은 2시간 32분입니다. 엥? 12분밖에 차이가 안 나네요.
인터스텔라
2시간 49분, 2014년
초반에는 조금 지루했습니다. 직접 재배했다는 옥수수 밭 실컷 봤습니다. 우주로 나가면서 중력이 달라져서 그런지 시간이 훅훅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젊은 아버지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딸 머피(제시카 차스테인)와 다시 만날 때에는 시간이 멈추는 줄 알았네요. 시계 바늘이 자꾸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적 느낌!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시간 59분, 2013년
간당간당하게 3시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레아 세이두,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주연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이렇게 긴 러닝타임의 영화였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습니다. 왜냐고요? 넋 놓고 봤기 때문이죠. 왜 넋을 놓고 봤을까요? 레아 세이두 때문이었쓰까? 아델 때문이었쓰까?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3시간 이상: 미리 화장실 안 가면 큰일난다
타이타닉
3시간 14분, 1997년
충격! <타이타닉>이 3시간이 넘는 영화였다니. 너무 재밌게 본 나머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영화였습니다. “I'm the King of the World!”
카페 느와르
3시간 18분, 2010년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가 3시간이 넘습니다. 신하균, 문정희, 김혜나, 이성민 등이 출연합니다. 정유미가 약 15분 정도 독백하는 장면이 유명합니다. 롱테이크가 많은 영화라 솔직히 좀 지루하긴 합니다만 한국 최고의 영화평론가가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대부 2
3시간 20분, 1974년
전편을 뛰어넘은 걸작 <대부 2>가 3시간을 훌쩍 넘었네요. <대부 2>는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출연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화면에 잡히지는 않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하는 과거와 알 파치노가 연기하는 현재가 교차되면서 보여집니다. 지금 극장에서 볼 일을 아마도 없을 테니 화장실 걱정은 없겠네요.
아라비아 로렌스
3시간 36분, 1962년
에디터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때는 1998년입니다. IMF 시절이죠. 멀티플렉스 리모델링 이전 대한극장에서 마지막 70mm 스크린 상영이 이뤄졌습니다. 상영작은 <아라비아 로렌스>였습니다. <씨네21>에서 관련 소식을 접하고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2층인가 3층 좌석에 앉아서 거대한 스크린을 목도했습니다. 또 ‘인터미션’이라는 걸 처음 경험한 영화였습니다. 인터미션 때 뭐했냐고요? 당연히 화장실 다녀왔지요.
4시간 이상: 길어도 너무 길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4시간 11분, 1984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혹시나 극장에서 본 어른신 계시다면 다시 보셔야 합니다. 1984년 국내 개봉 영화는 편집이 많이 됐다고 하더군요. 2015년에 재개봉 했을 때 극장에서 본 사람들이 ‘위너’입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님, 만세!
7시간 이상: 미쳤다!
사탄 탱고
7시간 18분, 1994년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 감독의 <사탄 탱고>의 러닝타임은 무려 7시간이 넘습니다. 에디터는 이 영화에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감독이 연출한 2시간 좀 넘는 <토리노의 말>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에디터 옆에 앉아서 열심히 기사를 쓰고 있는 (시네필) 문부장 에디터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사탄 탱고>를 봤다고 하더군요. “7시간 금방 가요~”라고 쿨하게 얘기하는데 과연 진짜일까요? 7시간 연속은 아니고, 세 파트로 나눠서 상영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동진 평론가는 <사탄 탱고>에 별 다섯 개 줬습니다.
800시간 이상: 이건 영화 아니야!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긴 영화는 <로지스틱스>(Logistics)라는 작품입니다. 2012년에 제작된 이 실험 영화는 보통 '만보기'라고 불리는 계보기가 제작되고 유통되고 폐기되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그래서 러닝타임이 몇 분이냐고요? 5만1420분입니다. 시간으로는 857시간입니다. 날짜로 따지면 35일 17분입니다. 상업영화 가운데 가장 긴 영화는 피터 왓킨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더 저니>(Resan, 1987)입니다. 873분입니다. 14시간 33분이군요.
덧붙임/ 러닝타임 3시간 넘는, 영화사에 남는 걸작을 소개한 포스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다 옛날 영화들이지만 주옥 같은 명작들입니다. 시간이 너무 많다 하시면 한번씩 찾아서 보면 좋겠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
재밌으셨나요? 내 손 안의 모바일 영화매거진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더 많은 영화 콘텐츠를 매일 받아볼 수 있어요. 설정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배너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