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가 몰아치면서 기온이 똑 떨어졌다. 어디 나가려면 따뜻한 집과 ‘헤어질 결심’이 필요하다. 만약 결심이 서지 않는다면 OTT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탑건: 매버릭>이 극장에서 기나긴 비행을 끝내고 안방에 찾아왔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애플 tv+가 각각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를 선보인다. 충격 반전의 미스터리 영화 <자백>과 코미디 영화 <육사오> 등 한국영화 화제작들까지 따끈따끈하게 공개되니 추위를 느낄 틈이 없다.
탑건:매버릭(Top Gun: Maverick)
스트리밍: 티빙
공개일: 2/2(목) /12세 관람가, 130분
출연: 톰 크루즈, 마일즈 텔러, 제니퍼 코넬리, 존 햄
#액션 #박진감넘치는 #기분좋아지는 #우정
미국에 ‘파일럿 붐’을 일으켰던 <탑건>이 36년 만에 돌아왔다. 1편에서 생도였던 매버릭이 이번에는 교관으로 복귀해 팀원들과 위험천만한 임무에 도전한다. <탑건: 매버릭>은 배우들이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 스릴 넘치는 비행 전투신을 완성시켰다. 거기에 1편에 대한 오마주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해소했다. 무엇보다 작품상, 각본상을 포함해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사실은 이 영화가 상업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한다.
한편 <탑건: 매버릭>은 단기간의 극장 개봉 후 OTT로 넘어가는 최근 트렌드를 반박했다. 끝 모를 흥행 덕분에 <탑건: 매버릭>의 OTT 공개가 여러 번 늦춰졌다. 여기에는 MZ 세대의 공이 컸다. 이들은 ‘맑은 눈의 광기’, ‘매버릭 노? 매버릭 예스’ 등 관련 밈을 유행시켰고, 극장 관람이 줄어든 시기에 N차 관람으로 화답했다.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탑건: 매버릭>을 이번 주 티빙에서 만나보자.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2/2(목) / 15세 관람가, 125분
출연: 데이지 에드가 존스, 테일러 존 스미스, 해리스 딕킨슨
#미스터리 #로맨스 #신비로운 #소설원작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가족에게 버림받고 홀로 습지에서 살아가던 카야가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카야에게 체이스라는 청년이 다가온다. 외로웠던 카야는 조금씩 마음을 열며 체이스를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 체이스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카야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범인 찾기보다는 카야가 각종 사건을 겪으며 단단해지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살아남으려는 카야의 선택을 통해 포식자와 피식자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여타 범죄 드라마처럼 높은 긴장감은 없지만,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이 충격을 선사한다. 드라마 <노멀 피플>, <천국의 깃발 아래>에 출연한 라이징 배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카야 역을 맡았다. 그의 깊은 눈망울과 함께 미국 남부의 자연을 담은 싱그러운 영상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OST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불렀는데, 특유의 잔잔한 목소리가 극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트루 스피릿(True Spirit)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2/3(금) / 106분
출연: 티건 크로프트, 토드 래샌스, 조쉬 로슨
#실화바탕 #감동적인 #영감을주는 #호주영화 #가족영화
10대 항해사 제시카 왓슨이 최연소 나이로 단독 세계 일주 항해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트루 스피릿>. 대부분이 실패를 점치는 상황, 제시카는 코치와 부모님의 응원을 동력 삼아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영화의 주요 메시지인 ‘인간은 꿈꾸는 만큼 성장한다’는 목표와 성취감을 강조하는 ‘갓생살기’ 트렌드와도 연관된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전진하는 제시카의 210일의 도전을 보며 잠들어 있는 열정을 깨워 보기를 권한다.
아역과 조연으로 필모를 쌓고 <DC 타이탄>으로 어엿한 주연 배우 반열에 오른 티건 크로프트가 제시카 역을 맡았다. 전작에서 강렬한 슈퍼 히어로를 연기한 그는 이번 <트루 스피릿>에서 대담한 16세 소녀를 연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 간다. 연출은 <어라운드 더 블럭>으로 제15회 뉴포트비치 영화제 감독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세라 스필런이 맡았다.
디어 에드워드(Dear Edward)
스트리밍: 애플 tv+
공개일: 2/3(금) / 15세 관람가, 10부작
출연: 코니 브리튼, 테일러 쉴링, 콜린 오브라이언
#드라마 #가족 #감동적인 #울림을주는
애플 tv+는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명작을 선보여왔다. 그런 애플 tv+의 2023년 상반기를 여는 <디어 에드워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드라마는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12세 소년 에드워드가 유가족들과 만나 아픔을 공유하면서 혼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에드워드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면서 우정과 사랑, 공동체에 대한 생각거리를 건넬 것이다.
원작은 2020년 발간된 소설로, 103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9살 소년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에미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제임스 카팀스가 쇼러너로 극을 이끌었다. 제임스 카팀스는 다수의 드라마에 제작자로 참여했으며 데이비드 쉼머,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졸업>의 각본을 집필했다. 영화 <파머> 감독 피셔 스티븐스가 1회를 연출했다.
자백(Confession)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일: 2/7(화) / 15세 관람가, 105분
출연: 소지섭, 김윤진, 나나
#미스터리 #추리 #살인 #긴장되는 #통쾌한
성공한 사업가 유민호는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한 호텔로 향한다. 호텔 방에 들어선 유민호는 습격을 당해 기절하고, 깨어나니 내연녀 김세희가 죽어 있다. 결국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고자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를 찾는다. 두 사람이 사건의 조각을 맞춰 나가자 감춰졌던 진실이 드러난다.
원작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고, 덕분에 이미 여러 번 리메이크 작이 나왔다. 그래서 <자백>은 아예 반전을 중간에 공개해 버린다. 대신 원작에 없던 설정과 주인공들의 치열한 심리전이 반전의 공백을 메꾼다. 사건은 유민호와 양신애의 시점을 오가며 거듭 재구성된다. 새로운 단서들이 연거푸 등장해 몰입도가 깨질 틈이 없다. 소지섭과 김윤진이 눈을 뗄 수 없는 호흡으로 극을 이끌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는 나나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나나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감독은 <마린보이>의 윤종석이다. 13년 만의 상업 영화인 <자백>으로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 최고 감독상을 수상했다.
육사오(6/45)
스트리밍: 디즈니+
공개일: 2/8(수) / 12세 관람가, 113분
출연: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이순원
#웃기는 #코미디 #기분좋은 #가족과함께
45개 번호 중 6개를 맞히면 당첨되는 로또. 영화 <육사오>는 이 간단한 규칙에 근간을 두고 있다. 말년 병장 천우는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로또 당첨 종이를 발견한다. 당첨금이 무려 57억 원이다. 하지만 이 황금 티켓이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군의 손에 들어간다. 조금만 힘을 주면 찢어질 얇은 종이 한 장을 쟁취하기 위해 남한군과 북한군이 기를 쓰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헤어질 결심>에서 눈치 빠른 형사를, <7년의 밤>에서 살인자의 아들을 연기한 고경표가 이번에는 군인으로 변신했다. 앞선 두 캐릭터와 달리 천우는 어딘가 어수룩하다. 하지만 데뷔 13년 차 배우 고경표는 결이 다른 역할에 위화감 없이 스며들었다. 조연 캐릭터들도 북한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힘을 보탠다. 영화 <육사오>는 정치적 메시지 대신 원초적인 웃음 전달에 집중했다. 그 결과 8월 극장 개봉 당시 <헌트>, <불릿 트레인> 같은 대형 영화들 사이에서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박수건달>, <달마야 놀자>의 각본을 쓴 박규태가 메가폰을 잡았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