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X오승욱, <무뢰한> 주역들 다시 뭉칠까

<무뢰한>

<무뢰한>의 주역들이 다시 뭉칠까. 배우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 출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14년 영화 <무뢰한>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무뢰한>은 형사 정재곤(김남길)이 살인을 저지르고 잠적한 박준길(박성웅)을 잡기 위해 그의 애인 김혜경(전도연)에게 접근하는 과정을 그렸다. 재곤이 신분을 위장하고 혜경의 곁에 머무르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오승욱 감독이 세심하게 전개하는 스토리 안에서, 전도연은 김혜경의 감정선을 포착하는 디테일한 연기로 김혜경이란 캐릭터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완성시켰다. 실제로 전도연은 <무뢰한> 개봉 이후 최근까지 김혜경을 가장 아끼는 캐릭터라고 언급하며 애정을 보였다. 그가 출연한 2016년 드라마 <굿 와이프>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도 이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보고 주인공의 이름을 김혜경이라고 지었다.

<무뢰한> 칸 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의 (왼쪽부터) 김남길, 오승욱 감독, 전도연

현재 전도연과 오승욱 감독이 논의 중인 차기작 <리볼버>는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직진하는 한 전직 경찰의 이야기로 알려졌다. 전도연이 출연을 검토 중인 배역은 주인공 전직 경찰 역이다. 어떤 사건이나 장르를 다룰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방영 중인 <일타 스캔들>(왼쪽), 공개 예정 영화 <길복순>의 전도연

전도연은 현재 드라마 <일타 스캔들> 남행선 역으로 출연 중이다. 오랜만에 출연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로 시청률 10%를 돌파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1위를 찍는 등 화제성과 호평 모두 잡아 '역시 전도연'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3월 31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전도연 신드롬이 이어질 전망. <무뢰한> 이후 9년 만에 신작을 준비 중인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의 재회가 성사될지 추이를 지켜보자.


올스타급 캐스팅,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왼쪽부터) 김윤석, 이정은, 고민시, 윤계상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인증샷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K-컬처 신드롬을 이어갈 신작 드라마를 제작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평화로운 펜션에 수상한 여자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일상이 무너지는 사람들의 이이기를 다룬다. 2021 JTBC 신인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의 각본을 기반으로 <부부의 세계> 모완일 감독이 연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으레 그렇듯,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현재 공개한 주연 배우는 김윤석, 윤계상, 이정은, 고민시. 김윤석이 2021년에 펜션을 인수한 전영하 역을, 윤계상은 2000년 펜션의 주인이었으나 모종의 사건으로 모든 걸 잃는 구상준 역을 맡는다. 펜션에 나타나 일상을 흔드는 여성 유성아는 고민시가, 파출소 직원에서 파출소장이 된 윤보민은 이정은이 연기한다. 캐릭터 소개로 보아 2000년과 2021년, 20년간에 얽힌 미스터리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석은 2007년 <있을 때 잘해> 이후 16년 만에 드라마 출연작을 선택했다. 최근 OTT 플랫폼의 활성화로 시작된 명배우들의 드라마 복귀에 김윤석도 합류했다. 그는 현재 최민식-박해일에 이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할 <노량: 죽음의 바다>를 차기작으로 두고 있다. 윤계상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키스 식스 센스> 방영 이후 연말에 방영될 드라마 <유괴의 날>을 촬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아귀(김윤석)와 장첸(윤계상)이란 걸출한 악역을 남긴 두 배우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기도. 지난해 영화 <오마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욘더> <소년심판> 등에 출연하며 열일한 이정은은 이 드라마 이전에 <운수 오진 날>을 촬영할 예정이다. <스위트홈> 이은유 역을 맡았던 고민시는 올해 중 <스위트홈> 시즌 2~3을 촬영하고 영화 <밀수>로 여름 시장에 찾아온다.


명칭 변경, 포스터 공개… 시동 거는 한국 영화제들

24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봄을 앞두고 한국 영화제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한국에서 가장 큰 영화제 중 하나인 전주국제영화제가 포스터를 공개했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한 전주영화제는 주황색의 J를 큼지막하게 넣고, 아날로그 스타일로 24를 새겼다. 레트로와 현대적 디자인을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으로 올해 영화제의 테마 '도전과 확장, 축제'를 강조했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은 독립·실험·예술영화를 지지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흘간 개최한다.

2022년 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포스터

국내 최초 산악영화제를 표방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한다. 이름처럼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중심으로 개최했던 영화제를 간절곶과 태화강 일원에서 함께 진행하며 영화제의 지반을 다시 다질 예정. 또한 그동안 울주산악영화제의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을 집행위원장으로 신임했다. 올해는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악 관련 행사로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예고한다.


다크호스의 기세를 보여주는 <마루이 비디오>

<마루이 비디오>

또 한 편의 저예산 히트작이 탄생할까. 2월 22일 개봉하는 <마루이 비디오>의 예매율 추이가 눈에 띈다. <마루이 비디오>는 한국 검찰청 지하에 봉인됐다는 폭력 수위가 높은 '마루이 비디오'를 입수하려는 PD의 행방을 따라간다. 실제 취재기는 아니고 현실을 교묘하게 위장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모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윤준형 감독은 2003년 <목두기 비디오>라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실제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정갈한 만듦새로 당시 한국에서 시도되지 않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신호탄을 알렸다. 당시 제작사로 '진짜냐'고 묻는 전화까지 왔을 정도.

<마루이 비디오>는 개봉 전날인 2월 21일, 실시간 예매율 7위에 올랐다. 예매 관객 수는 2만 1천여 명(오후 3시 기준). 절대적인 수치는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스타 배우나 감독이 출연하지 않은 독립 영화로는 이미 많은 관객이 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의 흥행까지 기대할 만한 수준이다. 근래 한국 영화 시장이 힘을 못쓰는 상황에서 한국 공포 영화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마루이 비디오>의 독특한 컨셉이 공포 영화 매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결과로 보인다. 비슷한 형식의 2018년 영화 <곤지암>이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에 성공한 전적을 생각하면, <마루이 비디오> 또한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장기 상영과 흥행을 노릴 만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