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케빈 파이기? 존 파브로의 <만달로리안> 시즌 4 큰 그림

<만달로리안> 시즌 3 포스터

오는 3월 1일에 시즌 3 공개(북미 기준)를 앞둔 <만달로리안>. 벌써부터 그 열기가 뜨겁다. 드라마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2019년 11월 12일 처음 방송됐다. 포스를 사용하는 제다이가 아닌 현상금 사냥꾼을 주인공으로 삼아 '스타워즈가 맞냐'는 기우가 있었으나, <스타워즈> 시리즈의 분위기를 제대로 재현하며 공개 직후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주인공 만달로어인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그의 표적이었으나 동행자가 된 '베이비 요다' 그로구의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만달로리안>은 시퀄 삼부작의 혹평 폭격을 받은 와중에 대성공을 거두며 "죽어가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살렸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2020년에 공개한 시즌 2 또한 시즌 1 못지않은 스토리와 감성, 그리고 팬서비를 겸비해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갔다. <만달로리안>의 연이은 성공은 외전 <북 오브 보바펫>(스핀오프의 스핀오프!)과 시즌 3 제작의 원동력이 됐다.

시리즈의 총괄 제작 존 파브로(왼쪽), <만달로리안>

시즌 3 공개를 앞둔 2월, <만달로리안>의 총괄 제작자 존 파브로가 시즌 4의 큰 그림을 언급했다. 존 파브로는 "시즌 4의 각본은 이미 완성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제작 중인 드라마 <아소카>의 쇼러너이자 제작자 데이브 필로니와 함께 전체 이야기를 구상했다며 <아소카> <스타워즈: 스켈레톤 크루>까지, 연속성을 가진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총괄한 <만달로리안>과 <북 오브 보바 펫>을 연결지어 하나의 서사를 이어간 존 파브로였기에 그의 큰 그림은 <만달로리안>을 기다리는 스타워즈 팬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그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초 <아이언맨> 1편, 2편을 연출하고 해피 역으로 열연한 감독 겸 배우인 만큼 '스타워즈계의 케빈 파이기'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팬들도 생겼다. 물론 시즌 3도 공개 전인 현재로선 시즌 4 제작이 언제 시작될지조차 불투명하지만, 존 파브로 덕분에 <스타워즈>와 시리즈 팬덤은 한숨 돌리고 그가 보여줄 신세계만 기다리면 될 듯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절친의 드림 프로젝트 이어간다

스티븐 스필버그(왼쪽), 스탠리 큐브릭

최근 자전적 경험을 담은 영화 <더 파벨먼스>를 공개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여느 때와 같이)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그는 공식 석상에서 현재 준비 중인 차기작을 언급했다. 그 작품은 다름아닌 스탠리 큐브릭의 <나폴레옹>. 스필버그는 스탠리 큐브릭이 남긴 <나폴레옹> 시나리오를 토대로 HBO에서 제작할 7부작 드라마의 각본 집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계획으로는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고,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예고됐다.

스탠리 큐브릭은 (그 자신은 불태워버리고 싶다고 한) <공포와 욕망>이란 작품으로 데뷔한 후 총 13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계태엽 오렌지> <샤이닝> 등 지금까지 회자되는 작품을 남긴 그는 <아이즈 와이드 셧> 개봉을 앞둔 1999년 3월 7일,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전기 영화를 연출하고 싶었으나 당시 대하영화 <나폴레옹>(1970)의 흥행 실패로 무산됐다. 그는 <나폴레옹>을 연출을 위해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했는데, 이는 2009년 「스탠리 큐브릭의 나폴레옹」이란 1000페이지 분량의 서적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스탠리 큐브릭이 수집한 사료와 연출 관련 자료를 총망라한 서적 「스탠리 큐브릭의 나폴레옹」

스티븐 스필버그(왼쪽)는 <에이 아이> 연출을 거절했으나, 큐브릭의 타계 후 영화를 연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스탠리 큐브릭과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SF 영화를 함께 기획했는데, 큐브릭은 이 영화의 분위기가 본인보다 스필버그에게 어울릴 것 같아 그에게 연출직을 제안했다. 스필버그는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 큐브릭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유산을 되살리고자 해당 영화를 연출했다. 그 영화가 2001년 개봉한 <에이 아이>다. 이렇게 서로를 존중한 스필버그와 큐브릭이기에 큐브릭의 사후에도 이런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현재 나폴레옹 관련 영화를 제작 중인 감독이 또 있다. 바로 리들리 스콧이다. 리들리 스콧은 애플 TV+로 공개할 <나폴레옹>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영화는 호아킨 피닉스가 나폴레옹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시상식 때문에 알레르기" 명배우가 겪은 오스카 고충

<칠드런 액트>의 엠마 톰슨

영화인들에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스카상은 영화를 하며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상을 받기 위해선 단지 자신의 일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것 이상의 고충이 따른다. 바로 '캠페인'이다. 영화가 어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 위해, 그리고 수상하기 위해 영화인과 영화사는 시간과 돈을 들여 인터뷰나 특별 상영, 특별 포스터 제작 같은 활동으로 캠페인을 벌인다. 일종의 선거 운동인 셈이다. 그래서 어떤 수상자는 이 캠페인 때문에 고생을 했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영국의 대표 배우 엠마 톰슨이다.

엠마 톰슨은 지난 2월 20일(현지시각 기준)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90년대 아카데미에 연이어 후보에 올라 겪은 일을 회상했다. 그는 1993년 <하워즈 엔드>(주연상), 1994년 <아버지의 이름으로>(조연상) <남아있는 나날>(주연상), 1997년 <센스 센서빌리티>(주연상 수상)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됐다. 그동안 그는 오스카 캠페인을 거듭해야 했고 반드시 수상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을 받았다. 당시 그는 '캄캄한 방에 누워 있고 싶다, 제발 아무도 나나 내 영화에 대해 묻거나 말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캠페인 활동 중 알레르기까지 생겼지만, 동시에 그것이 자신의 일 중 일부분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면 명성은 당사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도 충고했다.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로알드 달의 마틸다>

엠마 톰슨은 <러브 액츄얼리>, <해리 포터> 시리즈, <크루엘라> 등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영국 배우다. 지난해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에서 낸시를 연기해 성적 만족감을 갈망하는 중년 여성을 세심하게 표현했고,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에서 트렌치불 교장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현재 브라이언 커크 감독의 액션 스릴러 <더 피셔우먼>에 캐스팅돼 납치된 피해자를 구하는 주인공 역을 준비하고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