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합 못 참지, 아나 데 아르마스X크리스 에반스 <고스팅>
오랜만에 조합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영화가 찾아온다. 애플TV+ 독점 콘텐츠 <고스팅>은 크리스 에반스와 아나 데 아르마스가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액션 영화. 그동안 스토리조차 불명인 미지의 영화였는데, 이번에 발표한 예고편을 보면 꽤 진지한 분위기의 홍보 이미지와 달리 유쾌한 감성의 영화였음이 드러났다.
<고스팅>은 첫눈에 반해 사랑을 나누던 여자가 갑자기 연락 두절로 사라지자 남자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영국으로 향하고, 거기서 그 여성이 사실은 스파이였음을 알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고편에서 두 사람은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탈출하고, 그 와중 티격태격하면서도 은근슬쩍 애정을 전하는 등 액션과 로코가 적절히 배합된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80년대 액션 로코 명작 <로맨싱 스톤>이나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조합의 <나잇 & 데이>를 떠올리게 한다.
본래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할 뻔 했으나 스케줄 문제로 하차해 아나 데 아르마스가 캐스팅됐다. 크리스 에반스와 아나 데 아르마스는 <나이브스 아웃>과 <그레이 맨>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을 가진다. 두 영화 모두 관객 반응이 좋았는데, 본격적으로 커플로 나선 이번 영화도 호평을 받을지 궁금하다. 특히 아나 데 아르마스는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짧지만 굵은 액션 시퀀스로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영화로 새로운 여성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할지가 관건. 두 사람을 방해하는 악역은 애드리언 브로디가 출연한다. 아나 데 아르마스와는 <블론드>에서 함께 한 바 있다. 영화는 <데드풀> 시리즈의 렛 리즈와 폴 워닉, 그리고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크리스 맥켄나가 각본을, <로켓맨>을 연출한 덱스터 플레처가 연출을 맡았다.
“<기묘한 이야기>? 6월부터 촬영 시작”
지난 2022년, 시즌 4를 공개하며 마지막 시즌만을 남긴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80년대 한마을에서 아이가 실종되고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을의 소박한(?) 미스터리로 시작한 드라마는 이후 거대한 음모와 초현실적인 적에게 맞서는 이야기로 발전했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시즌 4에 이어지는 대장정을 이어갔다.
배경 마을 호킨스의 보안관 짐 호퍼를 연기한 데이비드 하버는 이 드라마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중 한 명. 그는 최근 중동에서 열린 코믹콘에 참석해 <기묘한 이야기>에 대한 몇몇 정보를 전했다. 일단 드라마의 쇼러너(전체적인 스토리나 콘셉트를 전담하는 총괄 제작) 더퍼 브라더스의 발언대로 이번 시즌 5가 마지막 시즌임을 못 박았다. 그리고 현재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즌 3에서 시즌 4까지 3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진행 속도가 더딘 건 아니지만, 후반작업 비중이 점점 커지는 <기묘한 이야기> 특성상 2024년 말에나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물론 더퍼 브라더스 말로는 시즌 4보다 전개가 빨라 분량이 적을 것 같다고 했으나 분량과 별개로 '최종장'에 걸맞은 스케일이라면 후반 작업 비중이 줄어들 것 같진 않다.
<기묘한 이야기>는 매 시즌 시청률을 경신한, 넷플릭스의 상징과도 같은 시리즈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OTT 넷플릭스의 서두를 열었다면(넷플릭스는 원래 렌탈 서비스 업체였다), <기묘한 이야기>는 그 전성기를 연 선봉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시리즈의 마지막을 넷플릭스와 더퍼 브라더스가 잘 봉합할 수 있을지 2024년(혹은 2025년)에야 확인할 수 있다.
“어때요, 참 쉽죠?” 자동 지원되는 오웬 윌슨의 화가 영화
이미지만 봐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신작 영화 <페인트>는 미술 교육 방송을 하는 화가 칼(오웬 윌슨)이 새로 등장한 화가에게 모든 것을 뺏기면서 겪는 상황을 묘사한다. 오웬 윌슨이 연기하는 칼은 (설정이나 외형이나 누가 봐도 알 수 있듯) 우리에게 “참 쉽죠?” 아저씨로 유명한 밥 로스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 <페인트>의 시나리오는 이번 영화로 장편 연출에 도전한 브릿 맥애덤스(Brit McAdams)가 집필했는데, 2010년 블랙리스트(미제작된 시나리오 중 우수한 것을 선정하는) 상위권에 소개됐었다. 그러니까 시나리오 탈고 후 13년 만에 영화로 선보이게 된 것. 오웬 윌슨이 밥 로스와 같은 듯 다른 칼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연기했을지 궁금하다. <페인트>는 4월 7일 개봉(현지 기준)한다.
레이디 가가, 오스카 라이브 무대 건너뛰는 이유는?
오는 3월 12일(현지 시간), 영화계가 주목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 하는 할리우드 본고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인 만큼 많은 영화팬들이 주목하고 있는데, 이번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탑건: 매버릭> 주제곡 '홀드 마이 핸드'(Hold My Hand)를 부른 레이디 가가가 주제가상 후보로 올랐음에도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지 않기로 한 것.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면, 그해 시상식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때 <기생충>의 주제가 '소주 한 잔'이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라 “이러다 최우식이 아카데미에서 노래 부르는 거 아니냐”는 관심을 받은 것도 그 때문. 물론 밴 모리슨(<벨파스트>), 에미넴(<8마일>로 2003년에 수상했지만 2020년에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SZA(<블랙 팬서>) 등 주제가상 후보임에도 무대를 건너뛴 가수도 없진 않다.
레이디 가가는 자신이 부른 주제가뿐만 아니라 2015년 <사운드 오브 뮤직> 헌정 무대도 가졌던, 오스카와 인연이 깊은 가수이다. 거기에 <탑건: 매버릭>이란 2022년 최고 화제작의 주제가인데도 라이브 무대가 없다니. 아쉽지만 여기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현재 레이디 가가는 <조커>의 속편 <조커: 폴리 아 되>(Joker: Folie à Deux)를 촬영하고 있기 때문. 레이디 가가는 조커의 파트너로 유명한 할리 퀸젤/할리퀸으로 이번 영화에 합류했다. 사실 레이디 가가는 SNS에 주제가상 후보로 오른 것에 감사를 표하며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라이브 무대는 연습과 리허설 등 별도의 시간을 내야 하니 아무래도 촬영 기간 중에 준비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레이디 가가를 대신할 가수를 섭외해 '홀드 마이 핸드' 무대를 꾸밀지, 아니면 별도의 무대를 준비하지 않을지 아카데미의 선택이 궁금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