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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결말 덕분에 시대가 흘러도 대표적인 반전 영화로 손꼽히는 <식스 센스>(1999). 이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주목받는 감독이 된 M. 나이트 샤말란이 신작으로 돌아왔다. 원제 <Knock at the Cabin>(오두막을 노크하다)과는 닮은 듯 다른, 노크하는 소리를 표현한 한국어 제목 <똑똑똑>(2023)이다. 이번에도 여러 의미에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답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사실 샤말란 감독은 <식스 센스> 이후, 이번 영화 <똑똑똑>까지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면서도 매번 본전에 달하는 성적을 거둔 감독이다. 비교적 제작비도 적게 투여하는데,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환영받는 연출가. 덕분에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약 2~3년 간격으로 계속해서 작품을 내놓고 있는데, 그만큼 매번 새로운 세계관 속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은 샤말란이 관객들에게 선보인 다양한 설정의 영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반전 조심하시는 거 잊지 마시고.


<식스 센스>(1999) – 샤말란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작품

이미지: 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M. 나이트 샤말란은 비교적 초기작으로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로의 첫 도전과도 같았던 <식스 센스>가 4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6억 7천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며,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브루스 윌리스의 대표작으로도 유명한 <식스 센스>는 아동 심리학자 ‘말콤 크로우’에게 찾아온 옛 환자에게 총을 맞은 뒤, 1년 후 새로운 환자인 한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령을 보는 소년, 그런 그를 도와주려는 심리학자의 만남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서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결말, 그렇지만 확실한 복선 장치들을 배치한 연출로 반전 영화가 가진 맛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만큼 관객에게 놀랍고도 즐거운 충격을 건넨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후 개봉하는 영화 또한 색다른 스토리와 예측하기 어려운 반전을 자아내며 자신의 필모를 완성해간다.


<언브레이커블>(2000) 시리즈 - <23 아이덴티티> <글래스>까지 – 샤말란표 슈퍼히어로 유니버스의 완성

이미지: 터치스톤 픽처스

<식스 센스>의 성공으로 전 세계 관객들의 관심이 그에게 쏠려 있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의외로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돌아왔는데, 브루스 윌리스와 다시 한번 작업한 <언브레이커블>이다. 영화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사망한 열차 충돌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자 ‘데이빗’이 자신을 찾아온 ‘엘리야’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슈퍼 히어로가 소재인 영화가 흔치 않았던 2000년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꽤 색다른 도전을 진행했다. 히어로의 설정을 색다르게 해석하며 <식스 센스> 못지않은 반전을 만들었다. 덕분에 개봉 당시 좋지 않았던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가 이뤄졌고, 그의 필모그래피 작품 중에 여러 의미로 주목할 만한 영화가 되었다. 샤말란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유일하게 세계관을 확장시켜 시리즈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언브레이커블>은 완벽하게 완성되기까지는 약 19년의 세월이 걸렸다. 2016년에 개봉한 <23 아이덴티티>와, 2019년 개봉작 <글래스>가 <언브레이커블>과 같은 세계관에서 이야기가 이어지며 거대한 시리즈로 집대성했다. 강철 같은 신체 능력을 소유했던 ‘데이빗’과 천재적인 두뇌를 보여주었던 ‘엘리야’(<언브레이커블>), 그리고 23개의 인격을 품은 ‘케빈’(<23 아이덴티티>)의 만남은 <글래스>에서 이뤄졌고, 관객들은 샤말란이 내놓은 색다른 결말에 다시 한번 환호성을 보냈다.


<빌리지>(2004) – 여전한 스릴러와 반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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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다시 한번 한정된 공간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6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 5천만 달러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 <빌리지>다. 영화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존재하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19세기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불안과 공포의 순간들을 치열하고도 섬세하게 그렸다.

<빌리지> 또한 샤말란의 이전 작품처럼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또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큰 충격을 건넸다. 너무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전문가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거두며 샤말란의 명성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에 선보인 <레이디 인 더 워터>(2006)와 <라스트 에어벤더>(2010), <애프터 어스>(2013)의 연이은 실패로 샤말란은 점차 추락기에 접어들었다. <레이디 인 더 워터>와 <라스트 에어벤더>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샤말란의 다음 미래를 어둡게 했다.


<더 비지트>(2015) – 우리가 알고 있던 샤말란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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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작들을 연출했지만 연이은 혹평과 흥행 실패에 시달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이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일까? 하지만 그는 자신의 특기와도 같은 스릴러 장르로 돌아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반전’처럼 깜짝 성공을 거둔다. 그 영화가 바로 <더 비지트>다. 약 500만 달러의 초 저예산의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9천8백만 달러의 대박 흥행을 기록한 <더 비지트>는 태어나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던 조부모를 만나러 시골에 내려간 손자와 손녀의 이야기를 오싹하게 그린 영화다.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일상을 한정된 인물 내에서 짧게 그려내면서도 임팩트 있는 반전으로 장르적 쾌감을 안겼다. 샤말란 감독이 다시 예전과 같은 솜씨로 부활했음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그만큼 평범한 일상과 미스터리한 순간을 잘 조합한 연출, 차근차근 쌓아온 복선을 풀어낸 결말까지 94분에 완벽히 담아내었다. 평단에서도 샤말란이 초심을 찾았다는 호평 속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23 아이덴티티>의 연이은 성공은 그의 침체기를 일단락했다.


<올드>(2021) – 자신의 각본이 아니지만 누가 봐도 샤말란 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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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힘든 시즌에서도 샤말란 감독의 연출은 빛을 발했다. 그의 최신작 <올드>는 코로나 시즌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1천8백만 달러의 4배가 넘는 9천만 달러의 흥행을 거두었다. <올드>는 어느 리조트로 여행 온 가족이 관계자로부터 숨겨진 해변을 소개받고, 그 해변에 방문하여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린 영화다.

<올드>는 그의 필모에서 특별한 위치를 가진다. 수많은 영화의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맡아오던 그가 이 작품에서는 직접 각본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드>는 「모래성」(Sandcastle)이라는 그래픽노블을 각색한 작품으로, 시간의 흐름이 기이한 해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재구성했다. 샤말란 감독 특유의 반전도 존재하며, 시간의 의미를 호러 영화처럼 무섭게 그려내면서도 보는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건네기도 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곰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