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값싼 문화생활'이란 수식어는 이제 내어줄 때가 된 모양이다.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말고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은 많다. 그래서 서울 시내에서 개봉작들을 더욱 경제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을 모아봤다.
KU 시네마테크 /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예술문화관 B108호
‘쿠씨네’라는 애칭을 지닌 ‘KU 시네마테크’는 건국대학교 내에 위치한 영화관이다. 영화과가 유명한 건대답게, 학생들이 가깝게 즐겨 찾을 수 있는 곳. 물론, 건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당연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평일(월-목) 9,000원, 주말 및 공휴일(금-일)은 11,000원이다. 건국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양대학교, 세종대학교 학생 등은 더욱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광진구,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강동구 송파구, 서초구 소재 직장인과 주민 역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출처: KU 시네마테크 인스타그램 (@kucinema)
KU 시네마테크에는 ‘세븐쿠폰’이라는 자랑거리가 있다. KU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7번 관람하면 무료로 영화를 1번 관람할 수 있는데, 쿠폰에 찍어주는 인증 도장이 너무나 귀여워서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관에 찾아갈 가치가 충분할 지경이다. 무려 영화의 포스터를 닮은 도장을 매번 찍어준다. 내가 관람한 영화를 기록하는 굿즈 같은 셈. 심지어는 개봉일, 비/눈 오는 날 등에 영화를 관람하면 도장을 두 번 찍어준다고 하니, 도장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트하우스 모모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이화여대 ECC B402 아트하우스 모모
건대에 KU 시네마테크가 있다면, 이대에는 아트하우스 모모가 있다. 이화여대의 상징적인 건물 ECC 내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성인 기준 평일 9,000원, 주말 10,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2시 이전 영화는 모두 조조할인이 적용되어, 일괄 6,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아트하우스 모모에도 역시 스탬프 쿠폰이 있어, 영화를 10번 관람하면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더불어 본인의 생일이 속한 달에는 1회에 한해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표소에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스스로의 생일을 자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리랑시네센터 /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82 아리랑시네센터
아리랑시네센터는 성북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영화관이다. 총 3개 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는 독립영화 전용관이다. 성인의 경우, 요일 관계없이 7,000원의 관람료를 자랑한다. 각 상영관의 1회차 상영작에 해당하는 조조 영화는 4,000원. 아리랑시네센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시 영화관람 금액의 10%가 적립되며, 포인트가 쌓이면 티켓 요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대한극장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2 대한극장(세기상사)
오늘 소개할 영화관 중 가장 유구한 역사를 지닌 극장이자, 가장 규모가 큰 극장이다. 상영관이 무려 11관까지 있다.
대한극장은 1958년부터 줄곧 충무로에서 영화를 상영해왔다. 한때는 이곳의 관람객이 연 146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을 만큼, 대한극장은 충무로를, 더 나아가 서울을 대표하는 영화관이었다. 손수 그린 영화 간판이 붙은 대한극장의 모습은 그 시절을 추억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언론시사회가 대한극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옥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멀티플렉스에서의 개봉이 모두 거부된 상황이었던 터, 대한극장을 선택했다.
대한극장은 현재는 예술영화부터 블록버스터까지 두루두루 상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평일(월-목) 11,000원, 주말(금-일) 12,000원이다. 오후 1시까지 조조할인이 적용되는, 넉넉한 인심이 돋보인다.
대한극장의 상영관은 조금 독특한 좌석 배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좌석은 스타디움 구조로 배치되어, 어느 좌석에 앉아도 시야의 방해 없이 스크린 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또한 대한극장은 충무로역에서 직접 연결되는 전용 통로가 있어, 지하철을 타고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필름포럼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성산로 527, (대신동) 하늬솔빌딩 A동 지하1층
필름포럼에서는 성인 기준 평일 10,000원, 주말(금요일 오후 2시부터) 11,000원의 관람료가 적용된다.
이 영화관이 독특한 이유는 예술,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기독교 관련 영화도 상영한다는 점이다. 물론, <스즈메의 문단속>과 같은 대작 영화 역시 상영하며 다채로운 라인업을 자랑한다. 영화관은 총 2개로, 각각 90석과 52석이다.
인디스페이스 / 서울 마포구 양화로 176 (동교동, 와이즈파크)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8층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집결지, 홍대. 그런 홍대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홍대입구역 바로 앞 와이즈파크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는 한국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이다. 명동에서 개관했다가 종로구 미로스페이스로, 그리고 서울극장으로 이전을 거듭했고 서울극장이 폐관한 지금은 롯데시네마 홍대 안에 안착했다.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요일 관계없이 일반 성인의 경우 9,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조조의 경우 6,000원이다. 또한 인디스페이스는 1매당 8,000원(10매 이상 구매 가능)으로 관람권을 판매하니,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도 좋겠다. 운영에 힘을 보탠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긴 좌석들이 인디스페이스의 시그니처.
라이카시네마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8길 18, 스페이스독 1층
연희동의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독에 위치한 라이카시네마는 세련되고 독특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라이카시네마에서는 성인의 경우 평일은 10,000원, 주말은 11,000원의 관람 요금이 적용된다. 또한 11시 이전 첫 회차 상영은 조조할인이 적용되어, 평일은 6,000원, 주말은 7,000원이다.
라이카시네마의 ‘뫼비우스탬프 쿠폰’에 스탬프 7개를 찍으면 영화 한 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연희동 주민은 천원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서대문구/마포구 소재의 대학교 재학생 역시 천원 할인이 적용된다.
에무시네마 /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 1가길 7, 2층 에무시네마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휴식 같은 공간, 에무시네마. 경희궁 근처의 언덕을 올라 자연과 어우러진 에무시네마를 보노라면 괜히 여행을 온 것 같은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에무시네마는 인문학자 에라스뮈스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성인 기준 9,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이곳의 루프탑에서는 종종 ‘별빛영화제’가 개최되는데, 살랑살랑한 봄날, 야외에 위치한 스크린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티켓팅이 어렵다고 하니, 티켓 오픈 일자를 기억해두었다가 봄날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보자.
더숲 아트시네마 / 서울시 노원구 노해로 480(상계동) 조광빌딩 지하1&2층
더숲 아트시네마는 북서울권 유일의 예술영화전용관이다. 이곳에서는 성인의 경우 평일(월-목)에는 10,000원, 주말(금, 토, 일)은 11,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더숲에서는 아트시네마 외에도 브런치 카페, 와인 샵, 아트갤러리, 독립서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영화를 관람하고 난 후,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씨네큐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68(신문로 1가, 흥국생명빌딩) 9층
광화문을 지나다 보면, 망치질을 하는 거대한 사람 조각이 눈에 띈다. 바로 이곳에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위치해 있다. 씨네큐브에서는 전 세계 영화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화제작부터 작가 감독들의 최신작, 영화사의 걸작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엔 영화제 화제작을 개봉 전 만날 수 있는 '프리미어 페스티벌' 맛집으로 시선을 모았다.
씨네큐브에서는 성인의 경우 평일(월-목)에는 10,000원, 주말(금-일 및 공휴일)은 11,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씨네큐브 회원으로 가입하면 생일이 포함된 월에는 영화 한 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