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4>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키아누 리브스. 60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변하지 않은 젊음을 보여주며 뱀파이어 썰(?)까지 나돌고 있는 연기자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39년간의 배우 생활에서 주연, 조연, 단역 등 다양한 배역을 맡았으며, 그간 무려 약 11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였다고 한다. 오랜 시간을 활동한 만큼 할리우드의 신사, 늙지 않는 배우, 자유 영혼, 아름다운 남자, 어마어마한 자산가, 애견인의 아이콘 등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도 다양하다. 특유의 멋스러운 분위기가 트레이드 마크인 키아누 리브스의 필모그래피를 액션 장르 위주로 살펴본다.
<액설런트 어드벤쳐> 시리즈 / 테드 테오도르 로건 역
1989년 개봉한 SF 하이틴 코미디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상업 영화 주연을 맡았다. 훗날 미래를 구할 운명인 두 고등학생이 타임머신을 타고 위인들을 현대로 데려온다는 시간 여행 서사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키아누 리브스는 얼빠진 10대의 아이콘 '테드' 역으로 주연을 맡아 청춘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으며, 특히 1편은 풋풋했던 시절의 키아누 리브스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제작비 1,000만 달러로 만들어진 1편은 북미에서만 4,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여 흥행에 성공했다. 2019년, 28년 만에 제작한 <엑설런트 어드벤쳐 3>로 트릴로지를 완성한 이 시리즈는 오늘날까지도 198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대부분 대표작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키아누 리브스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폭풍 속으로> (1991) / 조니 유타 역
패트릭 스웨이지와 함께 주연을 맡아 성공을 거둔 범죄 액션 영화 <폭풍 속으로>(원제는 '포인트 브레이크'). 서로 다른 위치와 신분 때문에 함께할 수 없지만 우정을 나누는 버디 무비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받는 수작이다. FBI 수사관 조니 유타는 보디가 이끄는 서퍼 강도단을 검거하기 위해 위장 잠입을 하지만, 보디는 조니의 정체를 눈치채고 그의 연인을 인질로 잡아 은행털이에 가담하도록 협박한다. 영화 속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거친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서핑과 스카이다이빙 등 모험적인 스포츠를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의 열연 뒤로 키아누 리브스는 더욱 다양한 액션 장르에서 얼굴을 비추게 된다.
<스피드> (1994) / 잭 트래븐 역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DNA를 폭발하게 한 작품이다. LA 시내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액션 스릴러 영화 <스피드>는 1990년대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정석을 보여준다. <다이하드>가 버스를 타면 이런 느낌일까? 3천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3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는 키아누 리브스가 코미디, 인디 장르에서 벗어나 액션이나 블록버스터 영역에서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버스 위 폭탄을 제거하는 특공 경찰 역할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는 산드라 블록과 함께 호흡을 맞춰 신선하다는 평을 얻었다. 러시아워의 LA 시내와 드넓은 공항 활주로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전, 긴장감 넘치는 총격전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함께한 산드라 블록과는 서로 호감을 느꼈지만 그 마음 숨겼었다고, 훗날 속내를 털어놓기도. 두 배우는 <레이크 하우스>에서 다시 한번 신기한 인연으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매트릭스> 시리즈 / 네오 역
인공지능 AI에 의해 인류가 '재배'되고 있는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 영화 <매트릭스>는 20세기 마지막해에 당도했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20세기를 대표하고 21세기를 열었다. 할리우드의 자매 감독인 워쇼스키스의 기발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액션 연출의 정점을 느낄 수 있는 명작이기도 하다. 철학적이고 장대한 세계관을 당시의 영화적 기술력이라곤 믿을 수 없는 경이로운 비주얼로 담아내며,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영화 속에서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고, 반쯤 뒤로 누운 채 날아오는 여러 개의 총알을 피하는 장면은 단연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시리즈는 총 4편으로 18년에 걸쳐 완성되었고, 2021년 공개된 <매트릭스: 리저렉션>을 통해 매우 창의적인 결말을 보여줬다(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으나).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과 무궁무진한 가설들이 펼쳐진다.
<콘스탄틴> (2005) / 존 콘스탄틴 역
DC 코믹스의 <헬블레이저>를 원작으로 한 액션 판타지 호러 영화 <콘스탄틴>. <나는 전설이다>, <헝거 게임> 시리즈 등을 통해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구축해온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의 연출 작품이다. 기독교적인 주제에 다소 마이너한 오컬트 소재까지 곁들여져 호불호가 갈리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독보적인 매력 덕분에 수많은 마니아가 형성됐다.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콘스탄틴’은 인간세계와 지하세계의 경계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악들을 지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이다. 강하고 무결한 캐릭터보다는 술, 담배 중독에 자살 시도에 실패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부각된다. 키아누 리브스의 존 콘스탄틴을 비롯해 틸다 스윈턴의 대천사 가브리엘, 피터 스토메어의 루시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콘스탄틴>은 현재 후속편 제작이 확정되었고,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존 윅> 시리즈 / 존 윅 역
암살자 세계에서 전설이라 불리던 킬러 ‘존 윅'의 무자비하고 살벌한 이야기를 그린 액션 범죄 누아르 영화 <존 윅> 시리즈. <매트릭스> 트릴로지 등 수많은 작품에서 스턴트 코디네이터를 역임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첫 장편 연출 작품으로(1편은 데이빗 레이치와 공동 연출), 기존 액션 영화들보다 더욱 스타일리시하고 강렬하다. 위협적인 킬러들과 전쟁을 펼치며 매번 죽을 위기에서 살아나는 존 윅은 이제 액션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되었다. 동시에 21세기가 기억하는 키아누 리브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1편은 제작비 5배에 달하는 흥행을 기록했고, 이어 개봉한 속편들은 더욱 인기를 얻어 키아누 리브스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그리고 2023년 3월 공개된 <존 윅 4>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견자단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새로운 위기와 새로운 적들 사이에서 최후의 반격을 펼친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지만, <존 윅 5> 제작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연이어지고 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