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좀비 스릴러의 신기원을 보여줄 영화 <부산행>이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전국에 원인 불명 바이러스가 창궐해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 열차에 탄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평범한 사람들이 오직 살아남기 위할 목적으로 좀비들과 맞서 싸우는 <부산행>은 속도감 넘치는 액션과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액션 쾌감 등의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미리 유추해볼 수 있는 영화의 특징 6가지를 소개한다.
1. 한국산 토종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은 바이러스 노출로 나라 전체가 위기를 겪는 일종의 재난 영화다. 당연히 영화는 <감기>나 <연가시>와 같은 유사한 장르 영화들과 비슷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물론 좀비가 등장하는 한국 영화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멸망보고서>의 짧은 단편이나 <이웃집 좀비> 같은 저예산 독립 영화도 만들어진 바 있다. 하지만 <부산행>은 좀 다르다. 다른 영화보다 더 상업성을 띄고 만들어졌다. 한국형 좀비 영화는 있었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무려 86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됐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익히 봐왔던 좀비떼의 습격 장면을 서울 한복판에서, 그리고 KTX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갖게 만든다.
2. 좁은 기차에서만 벌어지는 쾌속 액션이다.
<부산행>의 기본 설정은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서 나라 전체가 초토화되고 있는 와중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KTX도 탑승객들이 서서히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좁디 좁은 KTX 안이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그랬듯, <부산행> 역시 살기 위해서 사람드이 다음칸에서 다음칸으로 계속 이동하며 벌어지는 영화인 것이다. 기차라는 비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듣도 보도 못한 좀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온갖 스릴러와 액션 기교가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3. 소시민이 주인공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급작스러운 사고를 겪고 난 뒤에, 누가 어떻게 살아남고자 하는 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쉽게 말해 <부산행>은 팔뚝 두꺼운 사내 혼자서 좀비를 때려잡고 사람들을 구출해내는 영웅 서사가 아니다. 평범한 부부(마동석, 정유미), 똑똑한 아빠와 딸(공유, 김수안), 젊고 발랄한 10대 커플(안소희, 최우식)이 서로 힘을 합쳐 가며 좀비들과 싸우게 된다. 그러면서 또 물불 가리지 않는 남자(김의성)와도 싸워서 부산까지 무사히 살아서 도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1년에 한번 극장을 찾는 우리 어머니 같은 일반 대중을 염두에 두고 썼다. 그러다보니 관객이 어느 선까지 (좀비물을) 허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연상호 감독, 씨네21과의 인터뷰 중에서.
4. 좀비가 뛴다.
KTX는 빠르다. 그런데 좀비들이 기차를 따라잡는다. 영화 속 좀비가 얼마나 빨리 뛰어다니는지를 알 수 있는 예고편 장면이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말이다. 수많은 좀비 영화에서 실제 등장한 좀비가 뛰어다니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대부분 영화 속 좀비는 지능이 없고 느릿느릿 걸어다니며 죽어버린 시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많은 영화들이 좀비를 뛰어다니면서 적당한 사고도 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질주하는 기차의 속도와 함께 뛰어다니는 좀비들과의 사투는 영화의 속도감을 더해줄 것이다.
5. 무능한 사회를 비판한다.
"뭐해? 빨리 출발시키지 않고." "안돼요, 아직 내 친구들 안 탔어요." 예고편에 등장하는 이 대사를 통해서 <부산행>이 어떻게 여화 바깥의 현실을 반영하려고 했는지를 미리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은 영화 속 현실도 실제 우리가 사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좀비가 등장하는 식의 많은 장르 영화는 현실의 치부를 마치 메타포처럼 활용해서 실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바이러스 창궐 초기 진압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전국을 초토화시킨 장본인은 바로 무능한 정부 탓이 가장 크다고 본다. 자연스레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바,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인물과 어떤 상황에 몰입해서 볼 수 잇느냐에 따라 다른 재미를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6. 액션, 액션, 액션
구름떼처럼 달려드는 좀비떼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좁은 기차 안에서? 방법은 단 하나. 때려잡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부산행>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는 바로 액션이다. 좀비와의 액션 사투.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 상영됐을 때 많은 외신 기자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마동석."이라며 그의 액션 연기를 칭찬했다. 우리의 마요미, 마동석의 무시무시한 액션은 아마도 <부산행>을 가장 재미있게 만들어줄 듬직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예고편만 봐도 그의 어마무시한 활약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든다. 팔에 두른 테이프 뭉치는 좀비들의 이빨로부터 주먹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 아니던가. 똑똑하고 힘도 쓰는 마요미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씨네플레이 에디터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