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한국에서 <트랜스포머> 시리즈라고 하면, 실질적인 트랜스포머 콘텐츠의 시작점보다는 '범블비'와 '옵티머스 프라임'이 활약했던 실사화 영화를 떠올리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트랜스포머가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잡게 된 계기가 실사영화의 성공이기도 했고, 실사 영화에서 트랜스포머의 주요 메카닉들이 매력적으로 다루어지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 평론가는 이 시리즈가 '데크레센도'라고 했다. 여러모로 편수를 더할수록 기대치는 물론이고 제작비가 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물론 화면을 화려하게 만드는 데 쓰였을 것이다)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나락으로 갔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흥행성적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점인데… 생각해 보자.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흥행 기록이 '나쁘지는 않았'다(과하게 좋았다에 가깝다). 비교하기는 여러모로 어려운 두 작품이지만 어쨌거나 작품을 거듭하면 할수록 나락으로 치달았던 평가는 유니버스 전체를 리부트해야 한다는 거대한 작업의 당위성을 만들어 주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꽤나 사명감 있는 영화다. 이제는 좀 나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메카닉의 새로운 관점

메카닉들의 고향, 사이버트론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외계 행성인 사이버트론의 원주민이었던 ‘오토봇’과 ‘디셉티콘’들의 오랜 싸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멀티버스를 전제하고 있는 이 세계관의 특성상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걸출한 오토봇 사령관을 주축으로 하는 전투로봇들의 싸움과 삶을 다루고 있다.

최초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외계 생명체인 쿠인테슨들이 만들어낸 노동형 로봇이 오토봇의 시작이었다. 이들과 쭉 대립해 온 디셉티콘은 전투형 로봇으로, 쿠인테슨은 이들 모두의 창조주인 셈이다. 하지만 로봇들이 자아를 가지게 되면서 쿠인테슨에게 불만을 품었고, 모행성에서 쫓겨난 쿠인테슨은 다수의 시리즈에서 트랜스포머들을 괴롭히는 역할로 종종 등장하곤 한다. 어쨌든 오토봇과 디셉티콘은 사이버트론에서 공존하던 중 대립을 겪었고, 결국 내전으로 이어져 오랜 싸움이 시작되고 만다.

<트랜스포머: 갤럭시 포스>

싸움의 전개에 따라 승기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측을 오가는데, 수백만년 동안이나 싸움을 계속하는 동안 모행성 사이버트론은 에너지 부족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다. 이후 사이버트론을 되살리기 위한 오토봇들의 모험과, 이들을 뒤쫓는 디셉티콘들의 싸움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러던 중 고대의 지구에 불시착한 두 세력은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쭉 잠들어 있다가 다시 깨어나 전쟁을 시작하게 되고, 트랜스포머들과 지구인들은 협력 혹은 대립하며 전쟁을 이어간다.

이중 이번 영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조금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작품에 따라 세계관을 다르게 가져가는데, 이번 영화의 원안으로 보이는 <비스트 워즈>를 통해 미리 엿볼 수 있다. 트랜스포머의 기본이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며 이 로봇들이 지성을 갖고 말을 한다는 점이라면, <비스트 워즈> 원안에서는 트랜스포머들이 실제 동물로 변신하는 특징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실제 동물이 아닌, 동물의 외형을 본딴 독특한 형태의 로봇으로 설정을 바뀌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

일단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이야기를 하려면,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라도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2007년 첫 실사화 작품인 <트랜스포머>를 기점으로 시작된 이 프랜차이즈는 영화를 비롯해 코믹스와 완구 제품을 기반으로 확장된 거대한 멀티버스다. MCU가 멀티버스 설정을 후반에 도입했다면 트랜스포머 유니버스는 시작부터 멀티버스를 전제하고 있었다. 즉 이 유니버스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은 제각기 다른 우주를 배경으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누가 봐도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이지만, 이 시절엔 다이아클론이었다.

해즈브로는 일본의 완구류 제조업체였던 타카라로부터 장난감 로봇 시리즈인 '다이아클론'의 미국 판권을 사들인다. 다이아클론은 자동차로 변신할 수 있는 로봇 시리즈로, 트랜스포머의 기본기인 자동차와 로봇의 연계 아이디어를 제공한 첫 번째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리즈의 상품성을 해즈브로가 알아보고 제휴를 맺은 셈이다.

다이아클론 시리즈의 상품성 확장을 위해 해즈브로는 미국 시장을 타겟팅한 코믹스와 애니메이션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한 트랜스포머 코믹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미디어믹스 확장이 이루어졌고, 3편짜리 애니메이션이 흥행에 성공하자 트랜스포머가 프랜차이즈로 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에 등장했던 초기 시리즈를 G1(제너레이션 1)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때부터 단일한 세계관이 아닌 멀티버스를 기반하고 있었다.

귀여운 메가트론

단순히 로봇들이 각자의 인격을 갖고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스토리라인이 매력은 아니었고… G1 애니메이션은 사실 병맛으로 더 유명한 시리즈다. 히어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봇들과 빌런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디셉티콘들은 평범한 히어로-빌런의 아치 관계라기보다는 둘 다 문제가 많은 느낌이다. 영화 <트랜스포머>로 오토봇과 디셉티콘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의아하기 짝이 없을 텐데 실제로 트랜스포머가 인기를 얻었던 당시 이 애니메이션의 개그 밈이 수도 없이 인터넷에 재확산되기도 했었다(옛날 일이긴 하지만...).

이후 프랜차이즈의 성장에 따라 트랜스포머 G2가 등장한다. 기존 G1코믹스의 인기를 계승하기 위해 마블 역시 G2 코믹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선보였지만 이전만큼 성공하지는 못한다. 이유는 사실 명확했는데, G1이 크게 성공했던 탓인지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기보다는 전작을 답습하는 데 그쳤던 것이다. 거기에 시대는 바뀌어 일본과 미국 양국에서 메카닉을 능가하는 새로운 장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가 싶었다.


비스트 워즈가 특별했던 이유, 새로운 시작

하지만 해즈브로와 타카라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는다. G2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성공했던 시리즈인 G1을 기반으로 이제까지와 다른 시도를 했다. 이 결과물로 나온 프랜차이즈가 바로 '비스트 워즈'다. 기존 G1의 2D 그래픽이 아닌 3D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했고, 기계가 아닌 동물로 변신한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채택한 것이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 300년 후 이들의 후손인 맥시멀과 프레데콘이 다시금 싸움에 휘말려 고대의 지구로 떨어지면서 생기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실제 동물로 변신하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G1의 스토리를 이어가는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이 인기의 주요 요인이 됐다.

결과적으로 비스트 워즈는 성공을 거두었고,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는 다시금 성공가도에 올라설 수 있게 된다. 1996년부터 2000년 말까지 <비스트 워즈>와 <비스트 머신즈>가 통합 5개의 시즌을 거치며 인기리에 방영된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비스트 워즈>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자체적으로 스핀오프를 만들었는데 그야말로 일본스러운 재창조를 거쳐 소위 정사(正史)개념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쾌하고 복장 터지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도 했다. IDW 코믹스를 통해 나온 비스트 워즈 코믹스의 경우 이런 일본판 애니메이션의 요소들을 차용해 꽤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일부는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되었으나 절판된 상태라 영화가 성공하면 다시 나와 줄지도 모른다(??...).

비스트 워즈 애니메이션

어쨌거나 요약하면 <비스트 워즈>는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무려 10년 가까이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던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에 부활탄이 되어 준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돌이켜 보면 트랜스포머 실사화 시리즈와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 리부트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현재의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부활을 이어갈 교두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프랜차이즈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마이클 베이가 해낸 것과 해내지 못한 것… 흥행과 평가 사이

다시 실사화 유니버스 얘기로 돌아와서, 첫 실사화 제작 단계까지만 해도 영화가 시리즈로 이어질 만큼 흥행에 성공하리라는 기대는 없었던 것 같다. 원래는 단일 영화로 제작 후 마이클 베이 감독도 하차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훨씬 성공을 거두면서 영화는 시리즈로 확장되었고 그때부터 비극은 시작....아니, 프랜차이즈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메간 폭스의 하차를 아쉬워하지 않은 팬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압도적인 CG, 평범해 보이는 자동차(물론 랩핑은 화려하다)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야말로 돈 낸 보람 느끼게 하는 파워풀한 비주얼이 최대 장점 중 하나였다. 돌이켜보면 2007년 당시의 CG라는 걸 감안할 때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매력적인 포인트였다.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는 거대 메카닉들의 향연을 보여준 영화라는 점에서는 아직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빗댈 만한 영화가 없다는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첫편의 성공에 힘입어 화려하게 등장한 트랜스포머들은 제작사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었고, 영화 기반의 완구 제품들은 영화와 별개로 압도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주인공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었던 범블비, 그리고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상형으로 자주 꼽히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캐리가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트랜스포머를 구현한 대다수의 완구들이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고 다양한 라인업이 등장했다.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한 게임도 다수의 플랫폼으로 출시되며 프랜차이즈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고, 그렇게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잘생긴 옵티머스 프라임


눈은 만족했을지언정 머리는 그럴 수 없었다 : 실사영화 시리즈의 끝없는 추락

트랜스포머 실사영화 시리즈는, 흥행은 분명 상위권이었으나 평가는 압도적으로 추락한 프랜차이즈다. 2007년 시리즈 최초의 영화였던 <트랜스포머>의 시작은 화려했고 이후의 영화들도 흥행은 제법이었으나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가면 갈수록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던 것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 작품답게 화려한 액션과 소위 '눈뽕' 차는 영상미는 있었지만 슬프게도 그뿐이었다는 평을 들었고, 영화적인 짜임새가 점점 헐거워졌다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5편에 스핀오프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흥행에서만큼은 어찌저찌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영화로서는 까일 게 너무도 많지만 일단 보는 재미는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을 듯한데... 아무래도 인간 대 인간의 액션보다는 트랜스포머들의 싸움이 더 박진감 넘친다는 것만은 명확하지 않은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하지만 계속되는 저평가는 끝을 모르고 바닥으로 치달았고... 다섯 번째 타이틀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평균 평점 별 1개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고야 말았다. 2억 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도 혹평, 원작 고증도 난장판에, 연출도 별로인 데다가 오역까지 문제가 됐다. 거의 뭐 문제삼을 수 있는 모든 부분이 문제였다고 보는 게 맞을 정도.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으나 단연 돋보이는 한 가지를 꼽는다면, 연출을 맡은 마이클 베이 감독이 파워풀한 액션씬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에는 재주가 있을지언정(그러니까, 제작비를 태우는 데에는...) 원작을 예우하여 캐릭터성을 살리는 데에는 전혀 재주가 없으며 어쩌면 관심도 없다는 점일지 모른다. 실사영화 시리즈 내부에서조차 전편으로부터 이어지는 개연성이 없으니, 원작 팬에게는 애정이 아니라 애증을 선사했고 일반 관객에게는 혼란을(...)선사했다는 게 문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프랜차이즈의 리부트

대중성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실사영화 시리즈가 전편의 단점을 극복하기는커녕 더 강화된 구멍을 보여주면서 프랜차이즈 전체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비틀거렸다는 평은 좀 틀렸을지 모르는데, 어쨌든 마지막 편까지 스토리와 개연성과 원작 예우 측면에서는 허술했을지언정 비주얼 면에서는 화려함만은 지켰던 결과로 흥행은 성공해 제작비 회수에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귀여운 범블비

하지만 제작사인 해즈브로의 기대감은 남달랐다. 해즈브로는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 계획에 여념이 없었다. 그 계획의 일부로 기획되었던 것이 바로 영화 <범블비>였다.

<범블비>는 영화의 제작 단계 및 개봉 직후까지만 해도 시리즈의 리부트가 아닌 스핀오프 시리즈로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로도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기획된 것이 맞았으나 5편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가 기어코 저조한 성적을 기록(4편에 비해 정말 반토막났다)하면서 계획은 전면 수정되었다. 때문에 프리퀄 시리즈였던 <범블비>는 리부트의 첫 시작을 찍어야 하는 역할을 떠맡게 된 것이다.

<범블비> 살짝 하찮은 매력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리부트 작품으로 처음 등장한 <범블비>는 기존 시리즈가 갖고 있던 압도적인 액션씬은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주인공 찰리와 범블비가 관계를 구축하고 인간적인 유대감을 나누며 성장해 나가는, 보다 휴머니즘에 입각한 영화였다. 모든 부분이 흡족했던 건 아니었지만 과거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했던 비주얼을 기반으로 한 모습이 등장했고,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작품에서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들(미군이 너무 강하다든지, 기존 애니메이션을 지나치게 무시한다든지)이 다수 개선되어 그럭저럭 좋은 평가를 받는다.

생각해 보면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라고 할 만한 오토봇이 바로 범블비였기에 리부트 주인공으로 범블비가 채택된 점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프랜차이즈의 얼굴인 옵티머스 프라임도 조금이지만 등장하기에 팬들의 숙원까진 아니어도 바람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애니메이션이 그랬듯, 새로운 시작점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까

비스트 워즈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이제까지의 트랜스포머와는 약간 다른 이야기다.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오토봇들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트랜스포머들이 등장하고, 인간 등장인물 역시 이전의 샘 윗위키를 비롯한 익숙한 인물들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이클 베이가 더이상 감독이 아니라는 점일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범블비>가 이전에 비해 비주얼 임팩트가 약해졌다는 평을 듣기는 했다. 개연성이나 연출 면에서도 그럭저럭 괜찮다 정도의 평가였고. 하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작에 비하면 월등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토대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범블비>에 이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대답은 바로 이 영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에 달려 있을 듯하다.

원작 <비스트 워즈>와는 달리 실제 동물로 변신하는 게 아닌 '동물 형태의'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으로 설정이 변경되었는데, 어쩌면 실제 동물 CG에는 지나치게 익숙한 현대의 관객들에게는 동물 모양을 차용한 로봇인 편이 훨씬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다행히도 개봉 직후를 비롯해 개봉 전 시사회에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걸맞게 트랜스포머 캐릭터의 비중도 상당하다는 반응이다. 여전히 호불호는 좀 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보다 나은 성과를 보여 좀 더 많은 트랜스포머 작품을, 좀 더 괜찮은 퀄리티로 만나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프리랜서 에디터 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