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주역들을 만나다 ①’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6월 29일 서울 롯데타워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내한 행사를 갖고 국내 언론과 만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촬영장 뒷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줬다. 그날의 현장에서 기자들과 나눴던 대화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간담회장 대화의 마지막은 한 슈퍼스타(?)가 기자 신분으로 숨어있다가 톰 크루즈에게 깜짝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화에는 영화에 관한 어떤 스포일러도 없으니 안심하고 읽어도 된다.
예고편에도 등장했던 노르웨이 절벽의 모터사이클 다이빙 장면은 정말로 실제 촬영한 게 맞나. 어떻게 그런 위험한 촬영을 매번 시도할 수 있는 건가.
톰 크루즈 모든 프레임에 찍힌 액션은 다 내가 한 게 맞다.
사이먼 페그 내 핸드폰 영상에 증거가 남겨져 있다. (웃음)
톰 크루즈 왜 매번 위험한 촬영을 시도하느냐고? 스토리텔링은 나의 열정이자 내 인생이다. 또 관객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도 나의 열정이자 인생이다. 나는 스카이다이빙을 수년 동안 훈련했다. 오토바이도 아주 어릴 때부터 타기 시작했다. 이번 영화 촬영을 위해서 5개월 가량을 연습했지만 그 전에 내가 스카이다이빙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면, 어릴 때부터 트랙에서 오토바이를 타지 않았다면 갑자기 영화를 찍을 수 있었을까? 나는 어려웠을 거라고 본다. 이 모든 건 내가 평생 해왔던 것들의 누적된 결과다. 내가 영화 제작을 할 때는 항상 (흥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나. 액션 연기도 마찬가지다. 신체적으로 내 스스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고 항상 준비하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만을 오직 극장용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톰 크루즈 우리가 항상 중점을 두고 고민하는 주제다. 나는 대형 스크린용 영화를 만드는 걸 사랑한다. 물론 요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많이 이용하지만 큰 화면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단 생각에 적합한 촬영 환경도 찾아나서고 카메라도 고르고 한다. 극장에서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팝콘 먹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비주얼이나 사운드, 이야기에 신경을 쓴다. 꼭 극장에서 이 영화를 즐겨 주시면 좋을 것 같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관객과 함께 즐기는 것, 그것은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다. 극장에서 500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즐긴다는 것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고 이는 집에서 혼자 보는 것과 전혀 다른 경험이다.
톰 크루즈 다양한 문화를 누리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관점을 나누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극장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한다 해도 스턴트 연기는 사실 꽤나 위험해 보인다. 스턴트 연기를 하기 전에 (안전과 안정을 위해 행하는) 특별한 루틴이 있나.
톰 크루즈 나는 반복적으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다. 그러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중요한 촬영이 있는 날이면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날씨를 확인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액션은 진짜라서 날씨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이 카체이싱이든 스카이다이빙이든 온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나는 카체이싱 장면을 찍기 전에도 촬영지를 직접 걸으면서 동네를 둘러본다. 타이어의 온도도 체크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다 마주치게 될 상점도 사람들도 모두 체크한다. 내가 움직이는 모든 공간의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드론이 어디에 있는지 제작진은 어디에 서있는지 헬기는 어디쯤에 있는지 등등. 이 모든 게 압박으로 다가온다 하더라도 계속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것도 궁금해진다. 톰 크루즈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나.
톰 크루즈 나는 사실 두려움을 못 느끼는 게 아니다. 두렵지 않았던 적은 없다. 두려워서 주저한 적이 없었을 뿐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왜 무엇에 두려움을 느끼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맞설지를 생각한다. <탑건: 매버릭>을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거기서 매버릭은 “생각하지 말고 행동하라”라고 말한다. 행동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내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사람과 환경, 삶에 대한 어떤 관심을 실제로 눈으로 마주하고 관찰하고 평가해본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 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이 느껴지면 그것을 관찰한다.
톰 크루즈 배우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게 묻겠다. 두 분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최종 결말에 대해서 생각해둔 게 있나. 언젠가는 에단 헌트가 우주로 나가 액션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내가 볼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 성향을 생각하면 아마도 우주에 갈 것도 같다. (웃음) 사실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달 정도는 갈 것 같다. 나는 오늘 나의 하루의 결말도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는데 시리즈의 결말이야 당연히 모른다. 하지만 계획은 있다. 방향을 고민 중이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알고 있지만 배우들과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새로운 여정의 길이 계속해서 열린다. 그래서 결말은 아직 모르겠다. 내일의 계획이라는 것이 오늘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여느 때와 다른 깜짝 손님이 있었는데 바로 EBS의 슈퍼스타, 펭수였다. 일일 기자로 등장한 펭수는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게 질문을 했다.
펭수 만나 뵙게 돼서 정말 좋습니다. 저는 남극에서 온 펭귄입니다. 톰 크루즈 배우님. 배우님은 지금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엄청난 스턴트를 보여주셨는데요.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노르웨이 낙하 장면이 정말이지 경이로웠습니다. 그렇지만 배우님의 팬으로서 혹시 다치지는 않으실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그렇지만 계속해서 배우님의 스턴트를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고 이 시리즈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혹시 배우님은 도전하고 싶은 스턴트가 또 있는지 그리고 언젠가 제 고향인 남극을 배경으로 한 스턴트를 기대해도 좋을지 궁금합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내가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찍어 놓았지만 아직 공개가 안 된 (아마도 2편에 포함될) 장면 중에는 정말 미친 것 같은 장면들이 많다. 실제로 우린 북극 근처에도 갔다.
톰 크루즈 혹시 북극에 방문해본 적 있나?
펭수 저는 북극을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너무 멉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그럼 우리가 남극에서 한 번 찍어야겠다.
펭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깜짝 게스트 펭수의 질문을 끝으로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기자간담회가 끝났다. 이날 자리에서는 사이먼 페그가 올해로 한국 방문이 세 번째라면서 자신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굉장한 팬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부산행> 같은 공포 영화도 좋아하고 최근에 본 <빈센조>, <오징어게임> 같은 드라마도 좋아한다. 내 딸은 배우 이동욱의 팬이다. 그가 정말 잘 생겼다고 얘기하곤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태리 씨의 팬이다” 라면서 한국 관객들이 들으면 좋아할 만한 답을 들려주기도 했다. 폼 클레멘티에프 역시 여러 차례 영화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적 있었던 터라, 자신의 이름 ‘폼’이 한국말 중에 봄과 범의 발음과 비슷해서 범띠인 자신과 잘 어울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까지 표현했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배우들의 활약상은 7월 12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단 헌트와 벌이는 어떤 존재들 간의 세기의 대결, 기대해도 좋다.
김현수 영화 저널리스트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