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할리우드 배우들이 잇따라 반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조지 클루니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는 기회주의자이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었지요. 트럼프는 그때마다 “조지 클루니는 캐리 그랜트(같은 대배우)가 아니다”라며 조지 클루니의 입지를 폄하했습니다.

<투모로우랜드>의 조지 클루니

그리고 실제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어버렸지요. 트럼프 취임식 날 벌어진 시위에서 대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트럼프는 미국의 나쁜 본보기라고 외쳤습니다. 대선이 진행될 당시에도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민을 고려하겠다고 했으며,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외 알렉 볼드윈, 마크 러팔로, 줄리안 무어 등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이런 자리에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가 빠질 수 없겠죠. 그는 현재 미국은 가장 위험한 순간이며 매일매일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 여성행진 발언

‘여성행진’에선 스칼렛 요한슨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당신을 미국 대통령으로서 지지하게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전에 당신이 먼저 나와 내 동생과 내 엄마를 비롯한 모든 여성을 지지해달라.” 여기에 우피 골드버그, 줄리아 로버츠, 샤를리즈 테론 등 ‘큰 언니’들도 참석해 무게를 더 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메릴 스트립의 명연설이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무례함은 무례함을,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고 말했지요. 이번에도 트럼프는 메릴 스트립이 실력에 비해 너무 높게 평가된 배우라며 반박했지만, 날이 갈수록 배우들은 트럼프를 더 거세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보수정치인이기도 한 아놀드 슈왈제너거 역시 대선 때부터 트럼프에 맞서왔습니다. 그는 보수정당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었지요. “1983년 시민권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나는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 공화당원이기 이전에 나는 미국 시민이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30일 TV쇼 ‘엑스트라’에 출연해 트럼프의 정책은 미친 짓이라며 더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샤이아 라보프 트위터

가장 격한 시위를 펼치고 있는 배우는 <트랜스포머>의 샤이아 라보프입니다. 그는 미국 영상 박물관 앞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그는 우리를 분열 시킬 수 없다(He will not divide us)’라는 제목의 시위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또한, 지나가는 시민들의 참여도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26일 자신을 비난하는 시민과 시비가 붙으면서 라보프는 뉴욕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엠마 스톤 / SAGA 공식 홈페이지

<라라랜드>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엠마 스톤 역시 미국배우조합상(SAGA : Screen Actors Guild Awards)의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소감으로 이민자와 사회적 약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애쉬튼 커쳐, 줄리안 루이 드레이퍼스, 존 레전드 등도 같은 취지의 소감이었습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의 발언으로 시작된 ‘반트럼프 수상 소감’은 이렇게 미국배우조합상으로 이어졌고, 2월 26일 열리는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

특히,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엔 NASA에서 일하며 차별받는 흑인 여성들에 대한 영화 <히든 피겨스>,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문라이트> 등 트럼프의 정책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철학을 가진 작품들이 후보에 많이 올라와 있네요.

트럼프는 이란, 이라크,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이슬람 국가에 대한 비자발급 및 단순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이란 영화 <세일즈맨>의 주인공 타라네흐 알리두스티는 불같이 화를 내며 이미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도 참석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다시 한번, 배우들의 사이다 발언이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씨네 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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