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책임질 한국영화 빅3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외 9월 4주 차 개봉작

임시 공휴일과 개천절까지 포함해서 장장 6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즐겁다. 모처럼 고향에서 가족, 친지, 친구들을 만나며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긴 연휴를 책임질 기대작들도 극장가에 대거 개봉했다. 이중 올여름부터 홍보 전쟁을 벌인 일명 한국영화 빅 3가 같은 날에 개봉해 시선을 모은다. 각각 소재와 장르도 다른 만큼 영화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길 바라며, 추석 극장가의 뜨거운 열기를 미리 만나보자.

<1947 보스톤>은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통해 우리의 이름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최초의 국가대표 마라토너 손기정 감독과 서윤복, 남승룡 선수의 실화를 사실감 있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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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 직품은 마라톤 전문가의 자문과 시대적 고증을 바탕으로 실감 나는 현장감과 스케일로 관객들을 1947년 영광의 그날로 이끈다. 여기에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를 비롯한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빈틈없는 연기 레이스를 펼치며 다채로운 감정과 재미를 자아낸다. 험난한 여정을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고 달린 그들의 이야기는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뜨거운 감동을 전할 듯하다.

결말이 안 좋은 영화를 보면 아무리 훌륭해도 뭔가 아쉽다. 그런 마음은 관객만이 아닐 것이다. 감독은 그런 생각을 얼마나 더 하겠는가. 하지만 극중 영화 ‘거미집’의 감독은 달랐다.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재촬영,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강행한다. 70년대가 배경이라 검열이라는 제약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감독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이처럼 <거미집>은 걸작을 만들기 위해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포기하지 않는 감독의 고군분투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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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코미디, 호러, 웨스턴, 역사, SF 등 세상의 모든 장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도전한다. 여기에 <조용한 가족> <반칙왕>에 이어 다시 한번 송강호와 작업해 멋진 시너지를 발휘한다.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 코믹 앙상블을 이루며 재미를 더한다. <거미집>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단연 영화 속 영화다. 극중 70년대 영화 ‘거미집’을 흑백화면으로 구성해 실제 현장과 교차하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진행한다. 옛날 영화 특유의 오버스러운 연출과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그 시절 영화 문화에 대한 리스펙트를 자연스럽게 내비친다. 극중 ‘거미집’ 자체가 강렬한 인상을 전하는데, 마치 하나의 티켓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독특한 경험을 만날 것이다.

‘천박사’(강동원)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다. 기술 담당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유튜브 퇴마 채널 '하늘천 TV'를 운영하며 ‘심리 테라피’를 진행한다. 한낱 사기꾼이었던 이들 앞에 남다른 비밀을 가진 ‘유경’(이솜)이 찾아오고, 천박사는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당의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에 맞서 유경 자매를 지키고, 위험에 빠진 마을까지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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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판타지 오컬트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다. 기존 퇴마 영화와는 차별화된 경쾌한 톤과 현대적인 설정부터 화려한 CG 연출, 칠성검을 사용한 검술 액션까지 돋보인다. 강동원을 비롯하여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박소이까지 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탄탄한 라인업 또한 눈길을 끈다. 치열한 추석 스크린 삼파전 속에서 <천박사>는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을 예고한다.

<컨저링>과 <더 넌>은 추석 시즌에 개봉해 쏠쏠한 흥행을 거뒀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추석 시즌하면 컨저링 유니버스와 공포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런 가운데 명절을 더욱 즐겁게 할(?) 호러 영화 신작이 나왔다. 루마니아 수녀원 사건 4년 후, 수녀 모습을 한 악마가 다시 나타난 이야기, <더 넌 2>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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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북미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더 넌 2>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대표 악마 수녀 귀신 발락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여기에 전편보다 더 커진 세계관과 스케일이 공포의 무게감을 더할 예정이다. <요로나의 저주> 마이클 차베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여러 영화와 TV에서 활동 중인 타이사 파미가가 주인공 아이린 수녀 역으로 출연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타이사 파미가가 <컨저링>의 주인공 베라 파미가와 자매라는 점. 언니 못지않게 퇴마[?] 실력을 뽐낼 동생의 활약도 기대된다.

꿈 많은 열두 살 소녀 ‘조지’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씩씩하게 살아간다. 혼자 사는 런던의 아파트를 마법으로 가득 채우며 즐겁게 지내던 중, 초대한 적 없는 손님 ‘제이슨’이 제 집인 양 담벼락을 넘어온다. ‘제이슨’은 본인이 조지의 아빠라 주장하며 조지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심스러운 그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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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샬롯 리건 감독의 눈부신 데뷔작 <스크래퍼>. 어린 시절의 진실을 반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샬롯 리건 감독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자신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한다.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아픈 경험을 아이들의 마법 같은 시선으로 담아내며, 씩씩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여기에 감독의 원동력이 되었던 노동 계층 세계의 유머까지 녹여낸다. 힘든 순간들 속에서도 기쁨과 사랑만큼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감독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자.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혜연·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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