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감독 저스틴 커젤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

송경원 <씨네21> 기자
'암살닦이'까진 아니다.
평점 ★★☆ 
동명의 원작게임을 소재로 하되 오리지널 캐릭터와 서사를 선택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도식적으로 끌어들인 요소와 애니머스 등 복잡한 설정들을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우왕좌왕한다. 액션의 강화, 철학적 주제 탐색 사이에 서성이다 둘 다 놓쳐 버린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평균 이하지만 미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헐거운 서사와 설득력 없는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액션신 등 몇몇 장점은 있다. 현재보단 기억을 재구성한 과거 장면들이 훨씬 좋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이야기도 도약했어야…
평점 ★★☆
독수리의 시선으로 잡아낸 탁 트인 부감숏과 건물 사이를 넘나드는 파크루 액션이 과거와 현재, 리얼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려하게 펼쳐진다. 시각적 위용이 상당하다. 그러나 자극은 반복될수록 무뎌지는 법. 지루해진 감각을 붙잡아줄 것은 결국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점수를 대폭 깎아먹는다. 캐릭터들을 추동하는 동기가 불투명하고 감정묘사는 허술하다 보니, 암살단과 템플 기사단이 반목하는 이유조차 정확히 가늠이 안 된다. 원작게임의 플롯을 몰라서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연출 자체의 결함이다. 게임 원작 영화의 ‘흑역사’가 또 하나 쌓였다.


박혜은 <맥스무비> 기자
평점 ★★★☆

게임 원작이 성공시킨 '신뢰의 도약'
출발점과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만, 가는 길은 게이머에 따라 만 갈래. 이것이 게임의 쾌감이자, 영화화의 난항이다. 하지만 <어쌔신 크리드>는 이 어려운 걸 해낸다. 500년을 넘나드는 어쌔신과 템플러의 암투는 납득할 만한 근거를 얻었고,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꼬띠아르 그리고 저스틴 커젤의 조합은 여전히 우아하다. 속편을 향한 성공적 신뢰의 도약’.


녹터널 애니멀스
감독 톰 포드 출연 제이크 질렌할, 에이미 아담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현실을 착취하는 이야기, 예쁘게 치장된 황폐함
평점
★★★☆ 
전 남편이 직접 쓴 소설을 보내온다. 자신과 있었던 일들을 은유한 소설에 빠져들며 평온해 보이던 여인의 삶은 쪼개지고 곧 황폐한 내면이 고개를 들이민다. 감춰진 것과 드러나는 것, 현재와 기억이 뒤섞인 차가운 복수담. 액자식 구성으로 소설과 실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은 얼핏 강렬하다. 다만 과시적인 이미지와 대구에 집착한 플롯 등 지나치게 형식에 매달린다는 인상이다.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굳이 기억하고 싶진 않는 삽화집.

나원정 <매거진 M> 기자
현대 예술계를 범죄 소설로 풀어내면
평점 ★★★★
톰 포드의 미려한 칼날로 해부한 현대 예술의 민낯. 가난한 예술가와 호화로운 향유층의 극렬한 대비가 영화 속 범죄 소설로 형상화된다. ()와 허영이 예술을 상대로 휘둘러온 권태로운 폭력의 파괴성이 극 중 극을 통해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영화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톰 포드의 감각적인 스크린 런웨이
평점 ★★★★
건조하지만 감각적이고 섬뜩하지만 우아하다. 과거와 현재, 소설 속 이야기를 세련되게 교차시키는 이 영화는, 숨겨진 진실을 조금씩 흘리며 스릴을 자아낸다. 세 가지 시공간이 예민한 톰 포드의 손길을 거치며 자기만의 분위기를 입었다. 콘셉트가 다른 세 스테이지를 보는 듯하다.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도 상대를 처절하게 찌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복수극.


얼라이드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브래드 피트, 마리옹 꼬띠아르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오, 클래식!
평점 ★★★☆

첩보물로 다가가면 싱겁다. 하지만 딜레마에 놓인 남녀의 아슬아슬하게 요동치는 시선만큼은 결코 싱겁지 않다. 이 영화가 손에 쥐고 흔드는 것은 믿음과 의심과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묘한 공기, 즉 뉘앙스다. 느린 호흡으로 걷는 <얼라이드>는 일견 고전적이다. 낡은 의미에서의 고전이 아니다. 클래식에 가깝다.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얼굴이 영화의 품격을 끌어올린다.


모아나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목소리 출연 아우이 크라발호, 드웨인 존슨

이화정 <씨네21> 기자
디즈니 공주에서 벗어난 영웅 모아나
평점 ★★★☆
아버지의 만류에도 '암초 너머'로 모험을 떠난 다부진 체형의 모아나는 안나와 엘사(<겨울왕국>)에서부터 확연히 달라진 디즈니의 새로운 여성상이다. 공주임을 거부하고, 여성이라는 한계를 두지 않고, 왕자와의 행복한 미래로 맺음하지 않는, 그 자체로 영웅이다. 애니메이션 구현에 있어서 어렵기로 손꼽히는 물과 헤어 구현은 이번 작품의 기술적 성취.


문영
감독 김소연 출연 김태리, 정현

이화정 <씨네21> 기자
김태리라는 언어와 표현
평점 ★★★
<아가씨>의 숙희, 김태리는 분명 한국영화가 얻은 새로운 언어이자 표현이다. <아가씨> 이전 출연작이지만 <문영>은 김태리를 팔로우할 필견작이다. 집나간 엄마, 폭력적인 아버지로 마음의 문을 닫고, 말을 잃은 18살의 소녀라는 다소 평범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김태리가 건네는 언어와 표현은 매순간 새롭고 신선하다. 차가운 온도에서 시작해 점점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핸들링해낸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감독 김진혁 출연 강지웅, 권성민, 권석재

송경원 <씨네21> 기자
잃어버린 기록을 들춰봐야 하는
평점
★★★
정부의 낙하산 인사 속에 망가져버린 언론. 엉망이라 비난하고 시스템의 부재에 한탄하긴 쉽다. 하지만 그 전에 시궁창이 되어가는 환경에서도 버티고 투쟁하던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08년부터 시작된 YTN 해직언론인 복직 투쟁과 2012MBC 언론노조 파업 등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그래서 소중하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낙담하기 앞서 맑은 물 한 방울의 가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너브
감독 헨리 유스트, 아리엘 슐만 출연 엠마 로버츠, 데이브 프랭코, 에밀리 미드

이화정 <씨네21> 기자
SNS 세대의 피부에 닿는 스릴러
평점 ★★★
팔로워 숫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고 믿는 세대. <너브>는 그 세대가 가진 복합적인 감정을 흥미진진한 스릴러로 풀어낸다. <블레어 위치>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형식을 SNS의 특징과 접목한 작품. 미션에 따른 스토리라인의 전개, 속도감 있는 편집, 긴장을 더해주는 음악의 감각적 사용 등으로 관객이 마치 영화 속 게임을 지켜보는 것 같은 효과를 충분히 연출함으로써,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감독 모건 네빌 출연 요요마, 키난 아즈메흐, 우 만

송경원 <씨네21> 기자
백 마디 말로도 담지 못한 질문들을 음악에 실어
평점
★★★☆
첼리스트 요요마의 제안으로 2000년 미국 탱글우드 페스티벌 워크숍에서 시작된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어쩌다 첼로를 들었을 뿐 세계를 바꾸고 싶은 사람인 요요마와 친구들은 음악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고 화합한다. 비범한 격언과 질문들로 넘쳐나지만 결국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건 그들이 빗어낸 하모니다. 때론 슬펐다가 조용히 다독이더니 흥겹게 끌어들이는 음악 언어학.


소시민
감독 김병준 출연 한성천, 황보라, 김상균

나원정 <매거진 M> 기자
산만한 소동극으로 흩어져버린 소시민의 고단한 삶 
평점 ★★
가진 것 없는 소시민들은 가족을 위해 평생 일한 대가로 결국 그 가족마저 잃는다. 재필이 겪는 도미노 같은 소동극은 그 비극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발버둥 같아 애잔하다. 그러나 묵묵히 국수집에 헌신해온 아버지와 그를 원망해온 재필의 관계, 재필과 동행하게 된 엉뚱한 패거리의 에피소드 등이 산만하게 뒤엉키며 극은 자주 중심을 잃는다. 일관성 있게 와닿는 건, 주연배우 한성천의 고단한 표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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