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조인성 주연의 <더 킹> 보셨나요? 정우성은 ‘자신이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비리 검사 한강식을 연기했습니다. 조인성은 권력에 눈이 어두워 한강식의 라인을 탄 검사 박태수를 연기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한강식에게 박태수를 소개해준 사람이 있습니다. 양동철 검사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배우 배성우가 연기했습니다. 아, 첫 문장을 정정해야 합니다. <더 킹>은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주연의 영화입니다.
배성우, 배성재 형제
많은 분들이 아시죠? 배성우는 SBS 아나운서 배성재의 친형입니다. 6살 터울이네요. 2015년 전까지는 형 배성우보다 동생 배성재가 더 유명했습니다. ‘축덕’(축구 마니아)들은 배성재를 ‘배거슨’(배성재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 퍼거슨 경의 합성어)이라고 추앙했습니다. 그러다 슬슬 배성우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기억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10월 31일 방송된 KBS <연예가중계>에서 배성우가 “포털사이트에서 ‘배성’을 치면 동생보다 자기 이름이 먼저 나온다”면서 좋아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뭐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같네요.
오달수, 이경영에 이은 다작배우 등극
2014~2015년이 배성우의 진정한 ‘다작 시대’입니다. 출연한 작품을 확인해보겠습니다.
2014년 개봉 영화는 3월 <몬스터>, 4월 <보호자>, 5월 <인간중독>, 7월 <신의 한수>, 10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나의 독재자>, 11월 <빅매치>, 12월 <상의원>으로 총 8편이네요. 10월에 2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했네요.
2015년은 어땠을까요? 1월 <워킹걸>, 5월 <오피스> <베테랑>, 8월 <뷰티 인사이드>, 10월 <더 폰> <특종: 량첸살인기>, 11월 <내부자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로 역시 8편이군요. 5월, 8월, 11월에 각각 2편씩 배성우가 출연한 영화가 극장에 걸렸습니다.
영화 데뷔작 <미쓰 홍당무>
네이버 영화에 등록되어 있는 배성우의 첫 영화는 2008년에 개봉한 이경미 감독의 <미쓰 홍당무>입니다. 피부과 의사 역으로 출연했다고 하는데 안면홍조증에 걸린 주인공 공효진의 얼굴만 기억납니다. 의사 선생님 배성우요? 전혀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런데! 아리랑TV 캡쳐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얼굴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때는 30대였을 텐데. 이 포스트의 시리즈(카테고리)가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메모리’인데 배성우는 그냥 똑같네요.
영화 데뷔 전, 10여년의 연극배우 생활
배성우는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으로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씨네21>의 2011년 ‘후아유’ (주로 눈에 띄는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를 보면 연극 배우 시절의 배성우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습니다.
배성우는 극단 학전 출신입니다. 연극 무대에서 10여년간 활동했습니다. 어릴 때 교회에서 연극을 하다가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재즈 무용단 단원으로 일하면서 문화센터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네요. 늦깍이 대학생으로 서울예대에 입학했습니다. 97학번입니다. 6수를 한 셈인데 배성우보다 더 나이가 많은 동기 김희원, 박혁권과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에디터의 경우 2010년 개봉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통해 배성우의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게 됐습니다. 배성우는 철종이라는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외부와 거의 고립된 섬에 사는 철종은 형 만종(박정학)과 함께 아주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개망나니입니다. 이들 형제의 악행에 대해서는 입에 담는 것조차 싫군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철종의 형수, 만종의 아내 김복남(서영희)이 이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입니다.
모비딕
<모비딕>에서 배성우는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방우(황정민)의 조력자 맹사장 역이었습니다. 배성우는 2014년 <씨네21> 인터뷰에서 <모비딕>과 관련된 재미난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VIP 시사가 있던 날 착오가 있었는지 나를 빼먹고 안 불러주더라. 기술시사 때 봤으니까 됐지 뭐, 하면서 집에 혼자 있었는데 감독에게 전화가 왔다. 뭐하냐고 해서 퉁명스럽게 그냥 집에 있다고 했더니 빨리 오라는 거다. 영화 본 사람들이 다들 찾고 난리났다며. 그때는 기분이 좀 좋더라.
-<씨네21>
오피스
<오피스>에서는 배성우는 영화의 첫 장면부터 등장합니다. 그가 연기하는 김병국 과장은 평범해보이는 직장인입니다. 퇴근을 하는 장면을 꽤 길게 보여줍니다. 집에 돌아온 김 과장은 갑자기 가족들을 죽여버립니다. 위의 사진처럼요. 스포일러 아니냐고요? 네이버 영화 줄거리나 예고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렇게 가족을 죽인 김병국 과장은 사라져버립니다. <오피스>는 김병국 과장의 실종 이후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김병국 과장은 어떻게 됐냐고요? 이건 말하면 스포일러입니다.
섬, 사라진 사람들
<섬, 사라진 사람들>에서 배성우는 지적장애가 있는 염전노예 상호를 연기합니다. 영화를 본 사람은 배성우의 연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물론 연기를 너무 잘했기 때문입니다. <섬, 사라진 사람들>은 실제로 벌어진 염전노예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더 킹
<더 킹>에서 배성우는 검사 양동철을 연기합니다. 양동철은 아주 야비한 인물입니다. 권력형 비리 검사 한강식의 오른팔이죠. 정의는 개나 줘버립니다. 한강식 옆에 착 붙어서 온갖 ‘검찰짓’을 다합니다. 전형적인 떡검, 섹검, 스폰서 검사입니다.
양동철 캐릭터의 성격은 한마디로 ‘깐족’입니다. 정우성, 조인성 사이에서 유머를 담당한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욕을 차지게 잘합니다. 정우성이 욕을 하는 장면이 없었던 것 같군요.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더 킹>에 배성우가 연기한 양동철 캐릭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상상하기 싫군요. 배성우가 없었다면 <더 킹>은 아예 다른 영화가 되어버렸을 겁니다. 배성우가 정우성, 조인성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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