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주성치에게 입덕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 평단의 전문적인 평가보단 마니아들의 전문적인(!) 사랑을 듬~뿍 받으며 코미디계 1인자로 우뚝 선 그! 그를 그저 '코미디 배우'로만 알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더 주목해주세요. 넓고도 깊은 그의 세계는 이런 한줄평만으론 설명이 불가능한 것! 오늘은 그를 더 딥~하게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실들을 짚어보려 합니다. 주성치에게 입덕할 준비되셨나요?! 출발해봅시다~.
1. 주성치와 양조위는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양조위와 주성치,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주성치의 모습
홍콩 대배우계 양대산맥! 주성치와 양조위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비슷한 가정환경을 지녀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하네요. 그들 사이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던 주성치! 친구 양조위를 꼬드겨(!) 함께 오디션을 보러 갑니다. 그러나...! 배우의 삶이란 시작부터 영화 같은 것! 오디션에 합격하고 싶었던 주성치는 떨어지고, 오디션에 별생각이 없었던 양조위가 단번에 합격하게 되죠. 이후 매번 단역을 전전하던 주성치는 먼저 합격한 친구 양조위의 추천으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에 입성하게 됩니다. 1982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된 '430천사기'라는 유명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에 악동 캐릭터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게 되었죠.
2. 전통 홍콩 누아르 영화로 얼굴을 알렸다.
<벽력선봉>
주성치는 이소룡의 광팬입니다. 그는 원래 이소룡, 성룡 같은 액션 스타가 되길 원했다고 해요. 코미디 배우로 떠오르기 전까진 코미디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죠. 초창기 그의 얼굴은 홍콩 누아르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1989년 작품, <벽력선봉>이 있겠군요. 앳된 양아치(!)로 등장해 선배들에게 눌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내보인 그! 그해 금상장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3. 첫 주연작, 첫 코미디 작품 <도성>(1990)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왜때문에 혼자 슬로우모션ㅋㅋㅋㅋㅋ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빠져선 안 될 영화 중 한 편, 바로 <도성>(1990)입니다. 주성치 신드롬이 시작된 순간이죠! 주윤발 주연의 <도신>(1989)을 패러디한 이 작품! <도성>은 홍콩 달러로 수익 4천만 불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주윤발을 패러디한 자체 슬로우 모션 장면이 압권인(ㅋㅋㅋㅋ왜저래) 영화죠. <도성>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주성치! 1990년에 11편, 1991년에 9편, 1992년엔 8편의 영화를 찍으며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4. 온갖 패러디 전문가다.
확실한 철학이 있는 주성치의 개그 세계! 그중에서도 패러디를 빼놓을 수 없겠죠? 포스터만 봐도 딱 알 수 있는(ㅋㅋㅋㅋ) 패러디들! 인간 복사기 능력 뿜뿜하여 유명 할리우드 영화들을 재창조해냈습니다. 세 영화 모두 주인공의 외형만 패러디했어요. 본편과 매우 상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ㅋㅋㅋㅋ) <홍콩 레옹>에서는 귀신 때려잡는 레옹을 만나볼 수 있고, <홍콩 마스크>에서는 왠지 모르게 '로보캅'이 떠오르는 마스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유명 영화의 몇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했죠. <식신>(1996)에서는 돈에 담뱃불을 붙이는 주윤발의 명장면을 패러디했고, <가유희사>(1992)에서는 <사랑과 영혼>(1990) 속 도자기 키스 장면을 패러디했습니다. 수직 키스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ㅋㅋㅋㅋ
이소룡의 광팬이시니만큼(ㅋㅋㅋㅋ) 그를 위한 패러디도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정무문>에서는 직접 <사망유희>(1978) 속 노란 트레이닝복을 장착하며 그에 대한 사랑을 어필했고요. 이소룡과 닮은 배우 진국곤을 캐스팅하여 노란 트레이닝 복을 입힌 것(<소림축구>(2001))도 이소룡 찬양의 일부였습니다. <쿵푸허슬>(2005) 또한 이소룡을 오마주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죠!
애잔보스ㅠㅠㅠㅠ, <서유기-선리기연> 속 <중경삼림>
<서유기> 시리즈 속 패러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동사서독> 속 대사를 손오공ver.으로 찰떡같이 소화해냈죠!
5. <희극지왕>부터 <미인어>까지, 대륙을 꽉 잡은 감독이다.
<007 북경특급>(1994)에서 이력지 감독과 공동으로 감독 자리에 이름을 올린 그! <희극지왕>(2000)부터는 단독으로 감독 작업을 이어가기 시작합니다. 이후 <소림축구>(2001), <쿵푸허슬>(2005)등이 중화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주성치 월드가 널~리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미인어>(2016)
올해 국내 개봉한 <미인어>의 성적도 어마어마합니다. 중국 상영 첫날 2억 8천만 위안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역대 흥행 기록 1위를 세웠죠! 주성치의 위력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대단해요, 짝짝짝!
6. 분명한 개그 코드가 존재한다.
의자는 앉을 때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야! 주로 때릴 때 사용하지! (동공지진)
주성치의 영화는 '그냥' 웃기지 않습니다. 희로애락이 녹아있죠. 루저 캐릭터가 영웅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꽤 험난합니다. 그는 주로 자학(..ㅋㅋㅋ)의 미가 넘쳐흐르는 개그를 구사해요. 영화마다 무지막지하게 맞는 건 기본, 종종 자기 자신을 디스하기도(ㅋㅋㅋㅋ) 합니다. 과장도 빼놓을 수 없는 소스죠! 시도 때도 없이 피를 토하거나, 관객들은 미처 생각지 못한 핵막말을 퍼붓기도 해요. 그.러.나! 주성치 월드 속 인물들에게 당황이란 없습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면 되니까요. 이게 바로 웃픔의 미죠!
내가 사람인지 축구공인지...
<서유기> 시리즈 보신 분들, 기억나시죠? 영 좋지 않은 곳을...
7. 촬영 중 애드리브는 허용하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매사 장난을 달고 살 것 같은 그! 알고 보면 엄청난 완벽주의자라고 합니다. 자신의 캐릭터와 영화 속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여 계산된 연기를 펼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촬영 중 배우들의 애드리브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진정한 반전 매력이란 이런 것!
8. 삼각관계(!)에 휘말린 적 있다. '주성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그와 함께 작업한 여배우들입니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 배우들부터, 미묘한 감정선을 나눴던 배우들까지 수두룩 빽빽!(매 작품마다 상대역 여배우와 스캔들 났다는 소문이...읍읍!)
장민
오군여
공리, 장백지, 조미
매 작품마다 고혹미를 떨치던 배우 장민부터, 주성치와 맞먹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던 오군여, 지금은 월드 스타의 자리에 오른 공리와 풋풋한 매력을 선보이던 장백지, 조미까지! 주성치 월드의 수많은 여배우들 가운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은 바로...!
주인(위), 막문위(아래)
주인과 막문위입니다. <서유기-선기리연>에서 주성치와 애절한 로맨스를 펼치며 단번에 주목받은 배우, 주인! 그녀는 이 작품을 계기로 주성치와 공식적인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변신의 귀재 막문위와 주성치의 염문설이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주성치와 완전히 틀어진 사이가 되어버렸죠.
이런 여(장)배우도 있습니다만... 스캔들은 안 났던 걸로...
9. <희극지왕>엔 성룡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노력! 분투!
그의 첫 단독 감독작, <희극지왕>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든 작품입니다. 배우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그저 "노력! 분투!"를 외쳐대는 주인공 사우의 위로 주성치의 과거 모습이 겹쳐지는 건 당연한 일! 영화 속엔 실제 주성치의 데뷔 전후 시절 고생담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사실! 이 영화에 성룡이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극중 배역에서 잘린 사우, 그의 후임으로 들어온 자가 바로 성룡이죠.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우상이 카메오로 출연하다니! 주성치에겐 여러모로 감격적인 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10. 영화마다 '주성치 사단' 멤버들이 등장한다.
오맹달, 나가영(위), 임자총, 전계문, 조지릉(아래)
주성치 영화만큼 유명한 게 바로 '주성치 사단'입니다. <쿵푸허슬>를 계기로 사이가 틀어진 배우 오맹달을 시작으로 나가영, 임자총, 전계문, 조지릉, 황일비, 황일산 등등등! 주성치의 영화마다 얼굴을 비추며 친근미 얹어주시죠. 깨알 같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들의 개그를 보는 것도 주성치 월드 입덕 관문 중 하나! 임자총, 전계문, 조지릉은 <미인어>에도 등장한다고 하니 눈 크~게 뜨고 찾아보는 재미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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