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감독 빌 콘돈 출연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이건, 아이맥스로 봐야 해!

★★★☆

그러니까, 같은 이유로 실망과 만족이 갈릴 법하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고지식할 정도로 충실히 구현한 영화를 볼 필요가 있어?”가 전자라면, “할리우드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이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얼마나 감쪽같이 실사화해내는지 지켜보고 싶다면 후자일 테다. 어느 쪽이든 프로덕션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자주 황홀하고 종종 감동적이다. 아이맥스 감상을 권하는 이유다. 엠마 왓슨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페미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온 그녀에게, 디즈니 진취적인 여성상의 조상’격인 벨은 상상 이상으로 근사하게 어울린다.


비정규직 특수요원

감독 김덕수 출연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송경원 <씨네21> 기자

시대착오적 코미디

★★

정확히 예상대로 흘러가는 코미디. 그래서 못 웃긴다. 비정규직이란 사회현실을 웃음 포인트로 녹여내고 싶다는 의도는 알겠는데, 대부분이 슬립스틱 코미디나 과장된 상황, 캐릭터 비하로 빠지면서 실패한다. 모자라고 순진한 여성, 드세고 섹시한 여성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즐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강예원, 한채아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 전반 활력을 부여한다. 사실, 그것밖에 없다.


오버 더 펜스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오다기리 죠, 아오이 유우, 마츠다 쇼타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청춘 영화는 이렇게 성장한다

★★★☆

지금까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청춘 영화가 빛에 가까웠다면, <오버 더 펜스>는 그림자에 가까운 영화다. 쇠락해가는 일본 사회의 공기가 짙게 드리운 탓이지만 감독은 변함없이 담담한 시선으로 청춘들을 감싸 안는다. 일본 청춘 배우를 대표하는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 역시 이 시대 청춘들의 안간힘을 무르익은 연기 내공으로 표출한다. 특히 줄곧 개성 강한 캐릭터에 가려졌던 오다기리 죠의 연기는 평범한 얼굴과 만나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가 기다리는 것, 결국 희망

★★★

서로를 할퀴고 상처 입히면서도 어떻게든 새로 시작해보려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그 자체로 뭉근한 위로가 된다. 그들은 희미하게나마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 영화 전체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주춤하는 인상이어서 아쉬움이 남는 데 반해,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는 생생한 연기로 일상적인 순간조차 반짝이는 마법의 순간들로 바꿔놓는다.


토니 에드만

감독 마렌 아데 출연 산드라 휠러, 페테르 시모니슈에크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토니 에드만의 유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색다른 코미디라는 틀만 가지고는 온전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쉽사리 화합이 이뤄지지 않는 세대 갈등과 모순 가득한 신자유주의의 민낯. 마렌 아데 감독은 시치미를 뚝 뗀 채로, 괴짜 아버지와 워커홀릭 딸이 겪는 유머러스한 소동 아래 이 날카로운 두 가지 소재를 치밀하게 깔아두었다. 한 번 보면 어리둥절하고, 두 번 보면 정말 웃기고, 세 번 보면 눈물이 난다.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감독 피터 첼섬 출연 에이사 버터필드, 게리 올드만, 브릿 로버트슨

송경원 <씨네21> 기자

상상력은 거들 뿐

★★★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과 지구 소녀의 로맨스. 소년은 아버질 찾아 지구에 오고 소녀를 만난다. 하지만 화성에서 자란 소년의 심장은 지구에서 버틸 수 없기에 둘 사이엔 결국 어마어마한 물리적 거리가 버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를 자극적으로 몰고가는 대신 소년이 자신을 담담히 성찰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잔잔한 드라마, 알콩달콩한 연애, 훈훈한 미소. 지구의 아름다운 풍광은 덤이다. 아사 버터필드는 제 나이에 맞는 작품을 잘 고르는 것 같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중력을 뛰어넘는 소년의 행복 찾기

★★☆

화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년이 물리적,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SF 로맨스. 주인공들은 독특한 설정에 놓인 하이틴 로맨스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젊은 세대로 그려진다. 화성 소년이 중력을 극복하는 방식 등 다소 미흡한 설정이 눈에 띄지만, 방어적으로 사는 데 익숙해진 우리에게 지구에서 제일 좋은 게 무엇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블리드 포 디스

감독 벤 영거 출연 마일즈 텔러, 아론 에크허트, 시아란 힌즈

송경원 <씨네21> 기자

앙꼬 없는 찐빵

★★☆

고난과 역경을 근성과 노력으로 돌파하는 권투 영화의 정석. 정점에 올랐던 복서가 교통사고 후 재활에 성공하는 스토리는 식상하지만 반대로 그래서 잘 먹힐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다. 문제는 굴곡진 드라마를 편편하게 만들어 버리는 리듬. 무엇보다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고통의 무게가 생략되어 있어 아쉽다. 친절한 안내서를 따라 정해진 코스를 밟아나가니 뜨거워지지가 않는다. 피와 땀이 튀어도 밋밋하고 심심한 스텝. 마일즈 텔러의 연기만큼은 절박하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마일즈 텔러의 연기 핵 펀치

★★★☆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야기는 힘이 세다. 실화라면 힘은 더욱 커진다. 관건은 강약과 완급 조절이다. 1980~199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비니 파지엔자의 실화를 다룬 영화는 관객을 긴장시키는 오프닝 잽으로 시작해 사고와 재기 과정을 훅으로 보여주며 완급을 조절한다. 펀치는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날아온다. <위플래쉬>(2004)에서 피땀으로 얼룩진 드럼 스틱으로 관객의 머리를 두드린 연기 챔프, 마일즈 텔러가 이번에는 피땀으로 뭉친 주먹으로 관객의 명치를 가격한다.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

감독 마렉 베네슈

송경원 <씨네21> 기자

그저 바라보다가 어느새 반한다.

★★★

체코의 인기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극장판. 두 주인공이 일상에서 사소한 불편함을 발견하고 수리한다. 그게 전부다. 뚝딱거리며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묘한 쾌감과 성취감을 안긴다. 때론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채워질 때가 있다. 무성영화의 움직임이 연상되는 기발한 구성. 신기한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기분이다. 특히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편안한 질감은 이들의 놀라운 수리 솜씨를 가만히 지켜볼 수 있도록 돕는 마법의 비결이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자업자득 콤비의 기발한 활약상

★★☆

코 출신 패트와 매트는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서도 사랑받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1979년부터 2015년까지 나온 91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10개의 에피소드를 꼽아 패트와 매트가 상영회를 여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손만 댔다 하면 문제를 일으키지만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콤비의 활약상이 예측할 틈 없이 이어진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기자기한 연출, 슬랩스틱 코미디의 재미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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