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영화사 최고의 작별인사로 남았을지도 모를 그 영화, 폴 워커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기억하시나요? 눈부신 슈퍼카들의 대결만큼이나 근사했던 그때 그 작별인사가 차알못 에디터로 하여금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비롯한 자동차 영화들)까지 사랑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올 4월 개봉한다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도, 이번주 개봉하는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아우토반>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자동차' 하면 카체이싱이죠! 카체이싱 장면이 인상적인 영화,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최근 <Taste of Cinema>에서 인상적인 카체이싱 장면이 담긴 영화 15편을 추렸습니다. 이 리스트엔 주로 1970~80년대 첩보 누아르 영화들이 올랐는데요. 많이들 아실 만한 작품으로는 마이클 케인 주연의 오리지널 <이탈리안 잡>(1969), <매드 맥스> 시리즈, 라이언 고슬링의 <드라이브>(2011)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소개해봅니다! <Taste of Cinema>가 꼽은 카체이싱 베스트 3위 그리고
에디터 마음대로 떠올려본,
카체이싱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최근의 외화들!
<Taste of Cinema> 리스트
3위 <로닌>(1998)
영화 자체는 평범한 유행성 첩보물이지만 파리 거리를 배경으로 침묵 속에 달리는 7분의 카체이싱 장면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CG를 쓰지 않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했다는 점, 음악이나 사운드, 대사 등 잉여적인 소리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한 상태에서 엔진 소리만으로 상황의 긴장감을 배가한다는 점 등이 훌륭했죠.
<로닌>의 침묵 속 7분 카체이싱
2위 <블리트>(1968)
낯설고 신박한 구성의 첩보 스릴러였죠. 카체이싱 촬영의 원조 중의 원조로도 손꼽히는 영화입니다. 어떤 기교도, 소품도 없이 오로지 두 대의 자동차와 절묘한 편집으로 훌륭한 추격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1960년대 미국 영화계에서 최고의 배우로 손꼽힌 스티브 맥퀸이 스턴트 배우 없이 직접 찍어낸 명장면입니다. 실제로 스티브 맥퀸은 카레이싱 마니아이자 수준급의 모터사이클 선수이기도 했다고 하네요.
<블리트>의 간결한 카체이싱
1위 <프렌치 커넥션>(1971)
진정 훌륭한 카체이싱은 단순한 눈요기나 영화적 기교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쓰인 것이라야 제 몫을 한 셈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프렌치 커넥션>이 1순위로 꼽힌 게 아닐까 싶네요. 마약반 형사 파파이의 집착 쩌는 추적기를 그린 이 명작에서 카체이싱 장면은 범인을 검거하려는 형사의 집념과 의지를 폭발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세상에나 전철을 추격하는 승용차라니요! 과연 관객의 숨통마저 틀어막는 역대급 카체이싱 장면이었습니다.
<프렌치 커넥션>의 집요한 카체이싱
15위까지의 나머지 내용이 읽고 싶다면 <Taste of Cinema>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면허도 없는 차알못 에디터가 입 딱 벌리며 볼 수밖에 없었던!
최근작들의 카체이싱 장면들도 꼽아봤습니다.
<본 슈프리머시>(2004)
아주 최근 영화는 아니지만 '카체이싱!' 했을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영화죠. <본 슈프리머시>의 러시아 택시 추격신입니다. 맷 데이먼의 피나는 연습은 물론, 이 장면을 찍기 위해 곡예용 경주차를 별도 제작했다고까지 하네요. 곡예용 경주차의 운전석엔 전문 드라이버가 타고, 거기다 맷 데이먼이 탄 택시를 달고 실제로 달리면서 촬영했기에 여러 각도에서의 사실적인 촬영이 가능했다고 하고요. 맷 데이먼 또한 실제로 과속으로 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합니다. 지금 봐도 후덜덜!
<본 슈프리머시>의 택시 카체이싱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
가격 책정 불가의 슈퍼카들이 아부다비의 7성급 팰리스호텔을 장악한 모습에서부터 압도당했습니다! 펜트하우스 파티 장면도 실제 요르단 왕자의 80층 펜트하우스에서 촬영된 거라고 하네요. 빠르게 두바이 시내를 질주하는 카체이싱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건 화물 수송기에서 도미닉 패밀리가 슈퍼카에 탄 채로 스카이다이빙을 감행한 장면이 아닐까요! CG를 쓰지 않고 실제로 애리조나 3600m 상공에서 시속 200km 속도로 슈퍼카를 떨어뜨려 연출했다고 합니다! 풀샷은 헬기 촬영으로, 근접샷은 헬멧에 카메라를 장착한 촬영 기사가 같이 뛰어내려 찍었다고 하네요! 극한직업 촬영감독!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고공 낙하 카체이싱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Taste of Cinema> 랭킹 중 8위에 오른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 죽어가던 <매드 맥스> 시리즈를 기적적으로 살려낸 근사한 영화였죠. 그해 대부분의 시상식을 휩쓴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픕니다. CGI가 지배하는 블록버스터 시대에 조지 밀러 옹께서 영화적 열망과 장인 정신으로 연출해낸 아날로그 액션 장면들로 가득한 명작입니다. 밀도와 정교함, 쿨함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죠. 조지 밀러가 150여대, 19종의 차량과 카메라로만 찍어낸 미친 질주는 차체의 중량감과 스피드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정신 나간 캐릭터성까지 그대로 더해져 각 차들이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품고 꿈틀거리는 하나의 개체처럼 여겨졌습니다. 다시 봐도 미친 것 같네요. 클립 영상을 하나만 꼽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촬영 일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
초심으로 돌아간 듯 이단 헌트(톰 크루즈)의 아날로그 액션이 대거 폭발한 시리즈였죠! 모로코 마라케시의 광활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바이크 액션부터 혼을 쏙 빼놓습니다. BMW의 고성능 세단과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타고 촬영했다고 하네요. 1초라도 정신줄을 놓으면 고속 스피드에 나가떨어지고 말 테니 운전 중엔 전방을 주시했어야 하는데 신디케이트의 암살자는 이단을 죽이려다 자기가 죽고 말았네요. 또 하나! 옆에 벤지(사이먼 페그)를 태우고 카사블랑카의 뒷골목을 민첩하게 질주하는 카체이싱 장면도 있었죠. 카메라를 여러 대 매단 차량을 톰 크루즈가 직접 운전해 찍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임파서블’이… 과연 존재할까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임파서블 카체이싱
여러분은 어떤 영화의 카체이싱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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