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of Cinema>에서 21세기의 영화감독 25인을 선정했습니다. 
포함된 작품은 모두 2000년 이후에 제작된 장편 극영화입니다.
해당 매체의 설명이 궁금하신 분은
<Taste of Cinema>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25. 박찬욱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스토커>(2013)
<아가씨>(2016)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한 바 있는 박찬욱 감독은 '복수 3부작'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끌었고 극한의 폭력성, 무결점의 비주얼, 예상하지 못할 플롯 구성이 특징입니다. <올드보이>는 제5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로 올랐고,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아가씨>로 다시 제6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나 황금종려상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켄 로치 감독에게 주어졌습니다.


24. 봉준호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봉준호 감독은 다양한 장르를 다채롭게 활용할 줄 알며 그의 영화엔 특유의 비틀린 유머와 시의성이 있습니다. 특히 <살인의 추억>은 당대 한국사회에 관한 감독 자신의 해석과 서스펜스, 유머가 독창적으로 뒤섞인 작품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봉준호의 영화엔 1970년대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가졌던 엔터테인먼트와 코미디 감각이 담겨 있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은 그 자신의 마스터피스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3. 벨라 타르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2000)
<토리노의 말>(2011)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의 영화는 대개 느리게 이어지는 트래킹숏, 황량한 배경, 흑백 촬영기법으로 완성한 음울한 우화입니다.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는 145분의 러닝타임을 39개 숏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토리노의 말>은 146분의 러닝타임을 30개 숏으로 구성했지요. <사탄탱고>(1994)는 러닝타임이 무려 438분입니다. 리스트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2000년 이후 만든 작품 중엔 5분짜리 단편 <프롤로그>(2004)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토리노의 말> 이후 감독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2. 조너선 글레이저

<섹시 비스트>(2000)
<탄생>(2004)
<언더 더 스킨>(2013)

텔레비전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경력이 있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되며 2000년 연출 데뷔한 이후 단 세 편의 영화만을 연출한 과작의 감독입니다. 미헬 파버르의 동명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최근작 <언더 더 스킨>은 즉흥적이고 실험적인 비주얼과 사운드로 전개되는 미니멀한 영화입니다.


21. 스티브 맥퀸

<헝거>(2008)
<셰임>(2011)
<노예 12년>(2013)

숱한 단편 작업으로 연출력을 다진 스티브 맥퀸은 전세계 곳곳에서 전시를 연 바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신념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었습니다. 장편 데뷔작 <헝거>는 제61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습니다. <노예 12년>으로는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아 흑인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감독이 되었습니다. 2014년 <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스티브 맥퀸을 넣었습니다.


20. 웨스 앤더슨

<로얄 테넌바움>(2001)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2004)
<다즐링 주식회사>(2007)
<판타스틱 Mr. 폭스>(2009)
<문라이즈 킹덤>(201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부모의 불화로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던 웨스 앤더슨은 열의 있는 담임 교사의 권유로 연극을 접하고 남다른 취향을 무럭무럭 길러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비주얼은 귀엽기 그지 없으나 정작 그의 영화 속 세계는 음험한 모략과 탈주로 가득합니다. '유아적 취향'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만 그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 세계를 꾸며왔음엔 이견이 없을 겁니다. 또한 그의 캐릭터들은 대개 잔꾀가 많은 괴짜입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세계적인 흥행 감독 반열에도 오를 수 있었습니다.


19.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페이스 카우보이>(2000)
<블러드 워크>(2002) 
<미스틱 리버>(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아버지의 깃발>(2006)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
<체인질링>(2008) 
<그랜 토리노>(2008)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2009)
<히어애프터>(2010)
<J. 에드가>(2011)
<아메리칸 스나이퍼>(2014)
<저지 보이즈>(2014)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2016)

<황야의 무법자>(1964) 등 '마카로니웨스턴' 장르의 대표적 배우로 이름을 알렸고, <더티 해리> 시리즈로 스타가 됐습니다. 감독으로서도 매 연출작마다 안정적이고 뛰어난 연출력을 증명하며 금세 '거장' 반열에 올랐습니다. 현대 미국 사회의 여러 배경을 두고 그 속에서 갈등하는 고독한 인물에 관한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가운데 보수적이면서 책임과 소신을 지키는 남성 캐릭터가 인상적입니다. 할리우드에선 드물게 공화당원이기도 합니다. 


18. 자크 오디아르

<내 마음을 읽어봐>(2001)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2005)
<예언자>(2009) 
<러스트 앤 본>(2012)
<디판>(2015)

문학을 공부한 뒤 로만 폴란스키의 조감독으로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했고, 현대 프랑스 영화의 대표 감독 중 하나입니다. 파리 외곽에 기거하는 스리랑카 이민자를 그린 <디판> 등 캐스팅과 플롯 면에서 프랑스 영화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있고, 문학을 전공한 덕인지 대사 메이킹과 드라마 셋팅이 정교하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디판>은 제68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지만 그 선정이 옳았는지에 관해 논란도 있었습니다. 


17. 테렌스 맬릭

<뉴 월드>(2005)
<트리 오브 라이프>(2011)
<투 더 원더>(2012)
<나이트 오브 컵스>(2015)
<보이지 오브 타임>(2016)

기이한 은둔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영화 또한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무드로 가득한데요. 하버드와 옥스포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기자로 일하다 철학 교수가 되어 MIT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습니다. 대체로 테렌스 맬릭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의 표정, 풍경과 순간의 풍부한 묘사로 그의 영화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현재 가장 뛰어난 촬영감독 중 하나인 엠마뉴엘 루베즈키와 꾸준히 작업하고 있으며, <트리 오브 라이프>는 제64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16.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녀에게>(2002)
<나쁜 교육>(2004)
<귀향>(2006)
<브로큰 임브레이스>(2009)
<내가 사는 피부>(2011)
<줄리에타>(2016)

스페인의 대표적인 시네아스트이자 페미니즘 영화의 선구자라고도 부를 수 있는 감독입니다. 그의 영화엔 스페인 문화의 활기와 생동감이 생생히 존재하며, 비비드한 색채, 섹슈얼한 유머, 분방하고 파격적인 스토리가 독창적으로 뒤섞여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전성기였으나 그의 남다른 작업은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열릴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15. 데이빗 핀처

<패닉 룸>(2002)
<조디악>(2007)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소셜 네트워크>(2010)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
<나를 찾아줘>(2014)

조지 루카스의 특수효과 회사 ILM에서 일하며 <스타워즈 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1987)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감독이 되어서는 암울하고 폭력적인 스릴러를 주로 만들어 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연출에 관해 "나에겐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악마가 존재한다. 누군가는 모든 것이 괜찮다는 말을 듣고자 영화를 보러 가지만 나는 그런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패닉 룸>의 멕,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등 할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꾸준히 그려온 몇 안 되는 감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14. 라스 폰 트리에

<어둠 속의 댄서>(2000)
<도그빌>(2003)
<만덜레이>(2005)
<안티 크라이스트>(2009)
<멜랑콜리아>(2011)
<님포매니악 볼륨1>,
<님포매니악 볼륨2>(2013)

라스 폰 트리에가 기이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괴짜로 자랐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습니다. 영화감독으로 한창 활동하던 1995년엔 음악과 인위적 효과의 전면적인 배제, 핸드 헬드와 자연광의 사용 등 영화 연출의 열 가지 규약, '도그마 선언'을 주창하며 최대한 날것의 진실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십년 뒤 도그마는 무너졌고, 이후 그의 영화는 어둡고 자기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칸영화제 인터뷰 중 히틀러를 연민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13. 대런 아로노프스키

<레퀴엠>(2000)
<천년을 흐르는 사랑>(2006)
<더 레슬러>(2008)
<블랙 스완>(2010)
<노아>(2014)

그의 캐릭터는 대체로 성격적 결함이 있고 고립돼 있으며 특정한 부분에 편집광적인 면모가 있습니다. <레퀴엠>의 약물중독자 사라, <더 레슬러>의 쇠락한 레슬러 랜디, <블랙 스완>의 야심있는 발레리나 니나가 모두 그런 인물들이며, 사라를 연기한 엘렌 버스틴, 랜디를 연기한 미키 루크, 니나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먼도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화로 실제 그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극한의 연기를 해내 명배우로 인정받았습니다.


12. 데이빗 린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인랜드 엠파이어>(2006)

1970년대 이후 등장한 미국 컬트영화의 상징적인 감독입니다. <트윈픽스>(1990)는 미국 TV시리즈의 전설을 쓴 작품이었죠. 초현실적인 스릴러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나오미 왓츠가 배우로서 인정받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고, 사실상 나오미 왓츠의 최고작이기도 합니다. 제54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인랜드 엠파이어> 역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할리우드식의 전통적 내러티브 구성을 조롱하기 위한 지적 유희였습니다. 끊임없이 이미지와 사운드를 실험하는 데이빗 린치는 다큐멘터리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11. 왕가위

<화양연화>(2000)
<2046>(200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7)
<일대종사>(2013)

선명하고 강렬한 이미지, 비선형적인 이야기, 양식화된 표현과 카메라워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영화 세계는 <아비정전>(1990), <중경삼림>(1994), <동사서독>(1994), <타락천사>(1995), <해피투게더>(1997) 등을 내놓은 1990년대가 절정입니다만 '화양연화'는 이때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배우 장국영과 양조위는 왕가위의 영혼의 동반자라 해도 좋을 정도의 파트너십을 가졌던 영화인입니다.


10. 아쉬가르 파라디

<불꽃놀이>(2006)
<어바웃 엘리>(2009)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2013)
<세일즈맨>(2016)

아쉬가르 파라디는 계급 차이와 성차별 등 현대 이란 사회의 문제점을 완곡하게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감독 중 하나입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그 속의 또다른 이야기로 파고들다 보면 어느새 그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닿게 됩니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제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제66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으며 배우 베레니스 베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9. 마틴 스코시즈

<갱스 오브 뉴욕>(2002)
<에비에이터>(2004)
<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휴고>(2011)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3)
<사일런스>(2016)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할리우드에서 편집 일을 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비열한 거리>(1973), 제2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택시 드라이버>(1976), <분노의 주먹>(1980) 등으로 일찌감치 거장 반열에 올랐으며 미국 사회의 병폐를 드러내고 기득권층의 허상을 깨부수는 냉엄한 영화들을 찍었습니다. <예수 최후의 유혹>(1988) 등 일찍부터 그는 종교와 구원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두었고 최근작 <사일런스>를 통해서도 인간의 고뇌와 종교의 관계성을 집요하게 탐구한 바 있습니다.


8. 크리스토퍼 놀란

<메멘토>(2000)
<인썸니아>(2002)
<배트맨 비긴즈>(2005)
<프레스티지>(2006)
<다크 나이트>(2008)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터스텔라>(2014)

7살 때부터 자신의 영화를 찍기 시작한 영화 천재입니다. 그의 두번째 영화 <메멘토>는 기억과 상실에 관한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을 취한 스릴러로, 그해 각종 시상식의 각본상을 휩쓴 바 있습니다. 동생 조너선 놀란이 그의 영화의 각본을 주로 담당합니다. 음울하고 고뇌에 찬 남성 주인공을 주로 그리는 반면 여성 캐릭터는 일찍 사망해 스토리의 동력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7. 드니 빌뇌브

<그을린 사랑>(2010)
<프리즈너스>(2013)
<에너미>(2013)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컨택트>(2016)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다양한 형식과 스토리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드니 빌뇌브는 장르와 내용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고전적인 서사 구조를 해체하고 초현실적인 묘사를 시도하는 창의적인 연출자입니다. 인간과 문명의 나약함에 오랜 관심을 두었고, 이러한 의식은 <에너미>, <컨택트> 등의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6. 코엔 형제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2000)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2001)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번 애프터 리딩>(2008)
<시리어스 맨>(2009)
<더 브레이브>(2010)
<인사이드 르윈>(2013)
<헤일, 시저!>(2016)

형인 조엘 코엔이 연출을, 동생인 에단 코엔이 제작을 맡고 시나리오는 공동으로 씁니다. 이들의 영화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재기발랄하거나 통렬한 대사가 상징적입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밀러스 크로싱>(1989), <바톤 핑크>(1991), <허드서커 대리인>(1994), <파고>(1996) 등 여러 명작을 내놓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수작을 연출했고, 특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이듬해 오스카를 휩쓸었습니다. 최근작 <헤일, 시저!>는 코엔 형제가 몸담아온 할리우드에 바치는 (무책임할 정도로) 유머러스한 헌사였습니다.


5. 쿠엔틴 타란티노

<킬 빌 - 1부>(2003)
<킬 빌 - 2부>(2004)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
<헤이트풀8>(2015)

블랙스플로이테이션 필름, 스파게티웨스턴, 사무라이 영화 등에 깊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의 영화는 비선형적인 플롯 구조, 배우들의 앙상블, 유니크한 사운드트랙, 재치 있는 대사, 블랙 유머, 극단으로 치닫는 폭력성이 특징입니다. 타란티노 자신이 온갖 예술적 작업물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기도 하여 그의 영화엔 고다르 류의 유럽 예술영화적 감각, 미국의 TV물과 대중소설의 감성, 싸구려 B급 취향이 고루 뒤섞여 있습니다. 충동적이고 선정적인 무드가 호불호를 갈리게 만듭니다.


4. 알폰소 쿠아론

<이 투 마마>(2001)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칠드런 오브 맨>(2006)
<그래비티>(2013)

21세기 들어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다우며 기술적으로 가장 도전적인 영화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동화 같던 '해리 포터' 시리즈를 도발적인 틴에이저 영화로 탈바꿈시켰고, P. D. 제임스의 우울하고 절망적인 소설 <칠드런 오브 맨>을 몽환적인 묵시록으로 완성했습니다. <그래비티>의 압축적인 서사, 기술적 묘사도 높이 평가받았고,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편집상을 포함한 7개 수상을 기록했습니다.


3.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아모레스 페로스>(2000)
<21 그램>(2003)
<바벨>(2006)
<비우티풀>(2010)
<버드맨>(2014)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최근의 가장 야심 있는 감독이라 할 만한 이냐리투의 초기작인 <아모레스 페로스>, <21 그램>, <바벨>은 '죽음 3부작'으로 불립니다. 제8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모두 석권한 <버드맨>은 슈퍼히어로 장르가 어떤 방식으로 독창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를 증명했습니다. 계급과 사회에 대한 이냐리투의 직관적 통찰력 또한 여전히 유효함을 알린 작품입니다.


2. 폴 토마스 앤더슨

<펀치 드렁크 러브>(2002)
<데어 윌 비 블러드>(2007)
<마스터>(2012)
<인히어런트 바이스>(2014)

뉴욕대 영화과를 졸업한 뒤 TV영화를 찍다 할리우드에 입성했고, <부기 나이트>(1997)와 <매그놀리아>(1999)로 현대 미국 영화계의 루키로 부상했습니다. <부기 나이트>는 폴 토마스 앤더슨에게 '제2의 타란티노'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죠. 특유의 롱트래킹숏, 강렬한 사운드트랙, 도덕성에 결함이 있는 인물의 고독, 현대 가족의 테마를 진지하게 탐구합니다. <펀치 드렁크 러브>가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데어 윌 비 블러드>가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1. 미하엘 하네케

<미지의 코드>(2000)
<피아니스트>(2001)
<히든>(2005)
<퍼니 게임>(2007)
<하얀 리본>(2009)
<아무르>(2012)

영화 미학의 절정에 오른 냉혹한 완벽주의자. 즉흥 연기를 거부하고 영화의 모든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 연출 방식으로도 잘 알려진 미하엘 하네케는 젊어서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극작가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일가족의 자살을 그린 <일곱 번째 대륙>(1989)으로 연출 데뷔했습니다. <베니의 비디오>(1992), <퍼니 게임>(1997) 등 '결빙 3부작'(Glaciation Trilogy)으로 불리는 그의 초기작은 인간 내면의 잔혹성, 우발적인 폭력과 미디어의 무심함에 대한 깊은 흥미를 담고 있습니다. <베니의 비디오>는 가상세계에 현혹된 비디오광 소년이 이미지를 통해 연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퍼니 게임>은 두 악동이 휴가 온 가족을 감금한 뒤 살인 게임을 일으킨다는 내용입니다. 2007년 버전의 <퍼니 게임>은 그 자신이 1997년에 만든 독일의 동명 영화를 영어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흥미롭게도 <타임>은 2008년 최악의 영화 100편 중 25위에 <퍼니 게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마도 칸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일 겁니다. <미지의 코드>가 제53회 에큐메니컬상을, <피아니스트>가 제54회 심사위원대상을, <히든>이 제58회 감독상과 에큐메니컬상을, <하얀 리본>과 <아무르>가 각각 제62회와 65회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이창동, 이안,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등의 감독이
순위권에 들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쉬운데요.
보시는 분들 가운데도 
<Taste of Cinema>의 순위 선정에
동의하지 않는 분이 있을 겁니다. 
각자 생각한 바가 있다면 댓글로 의견 나눠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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