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에 이 분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박수!!!! (짝짝짝)
에디터가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 배우, 박병은인데요. <암살>의 카와구치, <연애의 온도> 민 차장 역으로 얼굴을 알렸고요. 최근 <원라인>의 야심가 박 실장을 맡아 열연! 미끈한 외모의 몹쓸 인간 연기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정체는 근래 보기 드문 낚시광 수렵생활인입니다. 동료 배우 임시완은 tvN 예능 <인생술집>에서 말했습니다. “연기계의 대어! 연기계의 월척!”이라고요. 배우 박병은이 더욱 흥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담아 박병은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봅니다.
먼저 주요 ‘흥작’부터 살펴볼까요.
<암살>(2015)
일본군 장교 카와구치 슌스케
<암살>의 일본군 장교 카와구치는 눈에 걸리는 나뭇가지를 치워내듯, 일말의 동요도 없이 소녀를 절명시키는 잔혹한 사람입니다. 반면 마음에 든 사람에게는 한껏 호의를 베풀기도 하죠. 일차원적일 수 있었을 냉혈한을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낸 건 박병은의 디테일한 캐릭터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디션 때는 “일본군 의상을 대여해 입고 이자카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카와구치의 인생에 대한 글도 써갔다”는 열정!
열차 안에서 핸드크림을 바르는 한 장면으로 카와구치의 변태 같은(!?) 성정이 잘 드러났는데요. 카와구치의 강박적인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무척 안 어울리고 이상해 보일” 핸드크림을 소품으로 골랐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본에선 시세이도 핸드크림이 1890년대부터 있었다고 하니 고증에도 문제가 없었네요!
<연애의 온도>(2012)
은행원 장영(김민희)과 소개팅한 중앙지점 민 차장
장영과 이동희(이민기)는 비밀리에 사내 연애를 하다 헤어진 연인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얼떨결에 장영과 소개팅을 하게 된 민 차장은 장영이 마음에 들어 관심을 표합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이동희가 깽판을 쳐서 회식은 엉망이 됩니다. 얼마 뒤 장영과 잠자리까지 가진 민 차장은 장영의 사진을 몰래 찍어 회사 엠티에서 공개합니다. 동희는 잠자리 사진이라고 오해하고 민 차장을 흠씬 두들겨 패는데, 사실은 회식 날 술 취해서 길에 앉아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불쌍한 민 차장. ㅠㅠ 박병은은 민 차장의 수난에 대해 “소개팅도 받았고, 장영에게 매력도 느꼈고, 진심으로 좋아했다. 나는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네요. 좀 더 상세히 연출된 사진 관련 에피소드가 대거 편집되는 바람에 오해를 샀다고 합니다. 키스신을 찍을 때도 “잇몸이 쓰릴 때까지 양치를 했다. 목젖이 닿는 데까지 칫솔이 들어갔다. 그것도 두 번. 가글까지 하고 정갈하게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아직 상영 중인 영화라 얼마나 흥할지는 모릅니다만...
<원라인>
야심 있는 행동대장 박 실장, 본명은 강지원
머리 좋은 장 과장(진구)의 주먹 잘 쓰는 파트너입니다. 언제나 말보단 행동이 앞서고, 시그니처 아이템은 피 묻은 수첩. 덜덜. 수첩의 모서리는 쇠로 되어 있는데 수금 때 채무자를 폭행 및 압박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ㅠㅠ 작업 대출로는 욕심을 채우지 못해 장 과장이 절대 금하던 “3D 대출”(전세 대출, 차량 대출, 보험 대출)에까지 손을 대고 나중엔 돈으로 은행 간부를 포섭하기까지 하는 악질 사기꾼입니다. 대출 빚을 떠안은 채무자들이 자살을 하든 말든,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면 집에다 불지르고 옥상에서 등 떠미는 파렴치한 짓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해냅니다. 나쁜 놈 중의 상나쁜 놈인데 왜때문에… 섹시한 거죠?
박병은도 “어차피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들이다. 박 실장은 권력도 돈도 갖고 싶어한다. 그런 속내를 까발리고 시작하는 건데, 남자로서 섹시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배우 생각, 내 생각, 같아. 박 실장이 미쳐 폭주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놓치지 말고 주목해주세요!
박병은은 안양예고에서 선생님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했고, “평생 연기만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습니다. “데뷔 후 작품을 만나지 못해 허송세월할 때도 있었지만 그만둔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일편단심! 연기바보! 연기밖에 모르는 '연기 바보'인 것 같지만, 실상은 마이웨이 자연인입니다. 야구, 등산, 골프, 보드 등 스포츠에도 조예가 깊지요. 초등학생 땐 4년간 야구선수로 활약했고, 지금도 여전히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동 중이라고 하네요. “아직도 낚시 갈 생각을 하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는 낚시 덕후죠! 봄에는 나물, 가을엔 버섯을 캐러 다니며 그렇게 모은 작물로 술을 담가 술창고에 보관하는 수렵생활인이기도 합니다.
박병은에겐 연기도 낚시와 비슷합니다. 그에게 영화는 물속과 같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어떤 물고기가 잡힐지 알 수 없듯 앞으로 만나게 될 캐릭터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배역도 운명처럼 오는 모양이다. 때론 아예 고기를 못 잡는 날도 있을 거다. 그럴 때 억지로 뭐라도 낚으려 하면 피곤해지기만 한다. 안 잡히는 날엔 일찌감치 들어가 소주 한잔 하고 자면 된다. 낚시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떠나고, 자리잡고, 기다리는 그 모든 과정이 그냥 좋은 거니까.”
아아… 박병은 당신은 진정한 낚시인, 아니 영화인!
그럼 지금부터는 박병은의 다른 출연작들도 살펴보겠습니다.
<사냥>(2016)
수렵 및 낚시 덕후라 아마도 찍으면서 엄청 즐거워했을 것 같네요. 사냥 촬영지 인근에 박병은의 개인 술창고도 있거든요. 역시나 “쉬는 날엔 인근 저수지로 낚시 다니면 참 좋겠다”고 했던 프로낚시꾼! 금광을 탐내는 엽사팀의 사냥꾼 역을 맡아 총 쏘는 법도 배웠다고 합니다.
<극적인 하룻밤>(2015)
하기호 감독은 (감독의 전작 <라듸오 데이즈>에 출연한) 오정세에게서 박병은을 소개받아 그에게 시후(한예리)의 구남친 준석 역을 맡겼다고 합니다. 헤어진 전여친 주위를 맴도는 찌질하고 못난 남자였지만 어쩐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였죠. 하기호 감독은 박병은의 캐스팅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할도 작고 자칫 악역으로 받아들일까봐 시나리오를 주기도 민망했는데 병은씨가 ‘인간의 욕망이 다 그런 거죠. 욕망 따라 사는 게 뭐가 어떤가요’라고 말하는 걸 보고 준석을 병은씨에게 맡겼다. 특히 주차장 장면은 원래 우는 장면이 아닌데 병은씨가 마음대로 울어버린 거다. (웃음) 꼭 안아달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다나.”
<남과 여>(2015)
신경정신과 의사이지만 정작 아내 상민(전도연)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는 재석. ㅠㅠ 상민의 거리감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영화 속에서 유독 카메라에 멀게 잡히거나 거울 등의 소품을 이용해 분열된 이미지로 걸리는 경우가 많았네요.
<몬스터>(2014)
박병은이 스스로 꼽는 인생 캐릭터 중 하나인 사채업자 광수입니다. “뱃속에 손을 이렇게 찔러넣으면 손이 이만큼 들어가고, 내장이 다 뽑혀 나온다더라” 하며 뒤에 있는 킬러 성문(배성우)의 무서움을 익상(김뢰하)에게 오바스럽게 설명하는 장면이 압권이죠.
<악인은 살아 있다>(2014)
평범한 악기 수리공으로 일했으나 금융권 고위 간부였던 아내를 살인마에게 잃고 그보다 더한 악당이 되길 자처하는 남자, 한병도를 연기했습니다. 좌절과 복수심에 점점 망가져가는 모습에 에디터까지 맴찢… 이상하게 박병은이 촬영장에만 오면 비가 내려서 ‘비병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하네요.
<골든 크로스>(2014)
인터넷 신문 ‘짱돌뉴스’의, 정의감에 불타는 꼴통 기자 갈상준을 연기했습니다.
<드라마 스페셜- 괴물>(2014)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맡게 된 검사 채진욱으로, 특별히 정의감이 넘치지도 않지만 반골 기질이 있어 일에 집착하게 됩니다. 모두가 동정하는 용의자 소년 태석(연준석)을 홀로 의심하며 끝까지 사건을 파헤칩니다.
<TV문학관-사랑방 손님과 어머니>(2011)
동명 원작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드라마입니다. 학창시절에 사랑한 선화(장희진)에 대한 연정을 오래도록 품고 있는 순정남 영후입니다. 선화가 친구 진혁의 아내가 되었어도 그 마음을 접지 못하죠. 참고로, <곡성>(2016)에서 무서운 연기를 보여준 아역배우 김환희가 대찬 성격의 옥희로 출연합니다.
<아이들…>(2011)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에서 연쇄살인범을 연기했습니다. 캐릭터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촬영하는 동안 “징그럽고 파렴치한 내용의 악몽”에 시달려서 너무 힘들었다고 하네요. ㅠㅠ
<평행이론>(2009)
십여년간 김석현(지진희) 부장판사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은 사무관 서정운. 물심양면으로 김석현 판사를 돕지만 뒤에 가선 그를 배신하는 반전이 있었죠. 박병은표 ‘사이코’ 연기의 떡잎을 볼 수 있었던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젊은 박병은이 나옵니다.ㅎㅎ
<지구에서 사는 법>(2008)
현대인들의 무력감과 공허를 은유한 영화였습니다. 박병은의 역할은 공무원 아내의 경제력에 의존하며 하루하루 기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사는 시인 연우입니다. 연우의 진짜 정체는 자신이 외계인인 줄도 모르고 살던 외계인이었죠. (...!?)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영군(임수정)의 주치의로 출연했습니다. 유독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위에서 다 담지 못한 출연작도 많으니, 필모그래피를 살펴볼까요.
영화
2017 특별시민
2016 원라인 - 지원 역
2016 사냥 - 곽종필 역
2016 남과 여 - 안재석 역
2015 극적인 하룻밤 - 준석 역
2015 암살 - 카와구치 역
2015 악인은 살아 있다 - 한병도 역
2014 상의원 - 우정출연
2014 우는 남자 - 하윤국 역
2014 몬스터 - 광수 역
2013 붉은 가족 - 창수 아빠 역
2013 연애의 온도 - 민차장 역
2013 분노의 윤리학 - 이지훈 역
2012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 주한 역
2011 아이들... - 김주환 역
2010 황해 - 은행원 역
2010 인플루언스 - 오드아이 역
2010 평행이론 - 서정운 역
2009 지구에서 사는 법 - 연우 역
2009 약탈자들 - 병태 역
2009 똥파리 - 손님 역
2009 마린 보이 - 지호 역
2007 뷰티풀 선데이 - 민 형사 역
2006 그냥 가 - 주연
2006 빨간 모자 - 주연
2006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 김준범 역
2005 오로라 공주 - 포르쉐 매장 손님 역
드라마
2016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 강프로 역
2016 KBS2 단막극 국시집 여자
2014 KBS2 골든 크로스 - 갈상준 역
2014 KBS2 드라마 스페셜 : 괴물 - 진욱 역
2011 KBS1 TV문학관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 영후 역
2010 MBC 로드넘버원 - 한영민 역
2006 KBS2 반짝반짝 빛나는 - 박재우 역
2004 KBS1 금쪽같은 내새끼
2004 KBS2 알게 될거야
하... 길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길어질 것...
곧 방영을 시작할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도 출연하니 본방사수!
앞으로도 쭉~ 응원할게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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