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들이 온다!

메인 카피만으로도 기대감을 부르던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가 지난 622일 개봉했습니다. 8억불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1996년 전세계 흥행 1위를 기록한 <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이라 자연스레 주목 받던 영화였는데요. 한국 개봉 후 반응은 어땠을까요?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개봉 첫 주 토요일(0625) 하루에만 관객 30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를 차지했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선공개 후,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지 못했거든요. 그럴 수도 있다고요? 문제는 관객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는 겁니다. 기대만큼 좋은 평을 받진 못했으나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영화. 이상한 호기심이 생기지 않나요? 호평과 혹평 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예측할 수 없었던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여름이니까, 블록버스터!

여름입니다. 덥고, 습하네요. 왜 벌써 칠월인가 싶고, 여름 휴가는 아직 먼 것 같고. 여름 방학을 맞이한 이의 마음도 무거울 겁니다. 방학이긴 한데 무언가를 해야될 것 같고, 그렇지만 더 치열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생은 끝없는 고민의 연속이죠. 이 고민들, 쉽게 부술 수 없으니 대리만족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름만 되면 시원하게 때려부수는 블록버스터에 끌리는 이유일 겁니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의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별명은 파괴왕입니다. 그는 <고질라>, <투모로우>, <2012>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재난 영화들을 만들었죠.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 녹아있을 파괴의 스케일이 느껴지나요? 1990년대 재난 블록버스터를 대표하는 이 영화의 전작,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백악관이 잿더미로 변한 장면이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등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이 모조리 무너지던 장면을 떠올려보신다면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서 지구의 곳곳을 때리고 부수는 장면들이 얼마나 실감나게 묘사되었을지 짐작이 갈 겁니다

SF 재난 영화 끝판왕, 압도적인 스케일
“지난 번보다 훨씬 커”

예고편에 삽입된 대사입니다. ‘데이빗 레빈슨역의 제프 골드브럼이 무언가를 보고 놀란 듯, 커다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서 말하죠. 지난 번보다 훨씬 크다고? 큽니다. 두바이를 런던에 꽂는 스케일이니 말 다 했죠. 전작이 72일부터 74일까지의 3막 구성으로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과 그에 맞서는 인류의 전쟁을 그렸다면,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외계의 침공을 받는 지구의 모습을 그린 전반부와 침공에 맞서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 후반부로 나뉩니다.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리려는 듯한 상상초월 외계침공 장면들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를 보여주죠. 예고편에 잠깐 등장하는 거대 우주선만 봐도 충분히 압도적입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토리'입니다.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의 평에서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1편에 비해 영화의 스케일과 비주얼은 압도적인 발전을 이뤘으나, 스토리와 구성은 20년 전에 그대로 멈춰있다는 평이었습니다. 클리셰적 요소들이나 정형화된 캐릭터 등 SF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거죠. 이런 요소가 오히려 고전 영화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 영화에 대한 친근감을 높인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변하지 않은 모습에 반가움을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테니까요!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 그때 그 사람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의 놓칠 수 없는 매력! 너무 많이 나온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언급하겠습니다. 20년 만에 돌아온 <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20년 전의 배우들이 거의 그대로 출연한다는 사실은 영화를 제작할 때부터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1996, 외계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랜드마크들을 보며 손에 땀을 쥐었던 관객이라면, 당연히 끌릴 수밖에 없는 이 영화만의 매력이죠. <인디펜던스 데이>를 보지 않은 관객일지라도, ‘1996년 전세계 흥행 1’, ‘원년 멤버와 신 멤버의 조합등의 타이틀을 보면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하며 호기심과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재난 영화 끝판왕 롤랜드 에머리히의 명성은 덤이죠.

20년 전 명작에서 전해지는 향수를 끌어안고, 원년 멤버들의 20년 전 후 모습을 비교해보거나 두 작품 사이 놓여있는 인디펜던스 데이세계관을 되짚어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 이어, 3편의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 작품에서는 은하계 여행을 그린다고 하네요! 그 작품에서도 제프 골드블럼과 브렌드 스피너를 찾아볼 수 있고, 다음 편에서도 현재 팀을 유지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고 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를 보며 3편은 어떤 내용이 될지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네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