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사상 촬영 도중 사랑에 빠진 커플은 꽤 여럿이죠.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능력자들! 오늘은 그중에서도 일하다 눈 맞은 감독-배우 커플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잉그리드 버그만
역시 고전이 갑입니다. 감독-배우 커플을 이야기할 때 이 커플을 빼놓으면 서운하죠. 스웨덴 출신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은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무방비 도시>에 큰 감동을 받고 그에게 편지를 씁니다. "당신의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만약 여배우가 필요하다면 당장 이탈리아로 달려가겠습니다. 제가 아는 이탈리아어는 티아모(사랑해)뿐이지만요". 이런 편지에 누가 화답을 안 할 수 있을까요?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은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답장을 보냈고,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만나게 됩니다. 바로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죠. 문제는 두 사람이 모두 유부녀, 유부남이었다는 겁니다.

스트롬볼리
이탈리아 여행

당시 그들에게 쏟아졌던 비난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탈리아에서 로셀리니와 함께 <스트롬볼리>, <이탈리아 여행>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으나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죠.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에 할리우드로 복귀한 잉그리드 버그만. 1956년 <아나스타샤>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와의 사이에선 아들 로베르티노와 쌍둥이 달 잉그리드 이소타, 이사벨라를 두었지만(...) 1958년 두 사람은 이혼하며 각자의 길을 선택했죠.


장 뤽 고다르 - 안나 카리나
시네필이라면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감독, 장 뤽 고다르! 그 역시 촬영장에서 배우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이 커플! 당시엔 더 어마어마했겠죠. 당시 포드 자동차의 선더버드를 타고 파리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던 힙스터 of 힙스터 커플이었다고 합니다.

알파빌, 비브르사 비
미치광이 피에로

장 뤽 고다르는 자신의 명성이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배우 안나 카리나와 결혼에 골인했죠. '누벨바그' 걸작들을 함께 만들어낸 두 사람! 안나 카리나는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여자는 여자다>, <비브르 사 비>, <국외자들>, <알파빌>, <미치광이 피에로>, <이방인> 등 1960년대에만 8편의 작업을 함께하며 완벽한 파트너십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커플 또한 4년 만인 1965년에 헤어지고 말았죠. 후에 안나 카리나는 장 뤽 고다르를 향해 "같이 있으면 무척 짜증나지만, 떨어져 있으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람"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폴 앤더슨 - 밀라 요보비치
폴 앤더슨 감독과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촬영하다 사랑에 빠졌습니다. 2002년에 연인으로 발전한 그들! 2007년엔 아이를 가져 가정을 꾸렸고, 2009년엔 결혼에 골인했죠. 현재까지도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오는 중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2007년 탄생한 딸 에버 앤더슨이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의 레드 퀸 역할로 출연했다는 것!(ㅋㅋㅋㅋ) 감독은 아버지요, 배우는 엄마와 딸이니 완전 가족 합작 영화였군요!

폴 앤더슨과 사랑에 빠지기 전! 밀라 요보비치의 전남편 또한 감독이었습니다. <레옹>, <루시> 등을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이죠. 그녀는 1997년 <제5원소>를 촬영하며 그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후 1999년 <잔 다르크>에서도 함께 작업을 이어갔으나...! 그해 헤어지고 말았죠.


인디아나 존스

스티븐 스필버그 - 케이트 캡쇼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배우와 결혼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1984년 <인디아나 존스>에서 해리슨 포드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케이트 캡쇼죠. 스펙터클한 촬영장에서(ㅋㅋㅋㅋ)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동거를 하다 1991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타이타닉

제임스 카메론 - 수지 에이미스
시리즈물 강자 대감독 제임스 카메론! 그 역시 촬영장에서 사랑에 빠지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현재 그의 아내인 수지 에이미스와는 <타이타닉> 촬영 당시 폴링인럽했죠! 수지 에이미스는 <타이타닉>에서 로즈(케이트 윈슬렛/글로리아 스튜어트)의 손녀딸 리지 칼버트를 연기했습니다. 흠. 여기서 반전은 수지 에이미스가 그의 다섯 번째(!!) 아내라는 사실...!

그의 네 번째 부인 또한 배우였습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여전사 사라 코너를 연기한 린다 해밀턴이었죠.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그다지 길지 않았습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2년의 결혼 생활을 유지했죠.


샘 테일러 존슨 - 애런 존슨
남감독-여배우 조합만 있나요? 여감독-남배우 조합도 있습니다. 두 사람은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보이>의 감독과 주연 배우로 만나 사랑을 키웠습니다. 영화가 개봉하던 해 두 사람은 약혼을 발표했고, 결혼에 성공했죠. 무려 23살의 나이차를 극복한 사랑! 현재까지도 할리우드 잉꼬부부로 도장 쾅쾅! 찍고 온갖 공식석상에 함께 얼굴을 비추는 중입니다. 트루 러브란 이런 것이죠!


김태용 - 탕웨이
네, 드디어 나왔습니다.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그 커플! <만추>를 오작교로 결혼까지 골인한 김태용 감독과 배우 탕웨이를 빼놓을 수 없겠죠. 두 사람은 영화 작업 이후 좋은 친구로 지내왔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웠다고 하는데요! 연애 초 김태용 감독은 중국어를 배우고, 탕웨이는 한국어를 배우며 훈훈한 사랑을 이어왔다는 사실! 두 사람은 2014년 스웨덴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8월엔 예쁜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죠!


팀 버튼 - 헬레나 본햄 카터
정말 아이코닉한 커플이었죠! 팀 버튼 감독과 헬레나 본햄 카터는 2001년 <혹성탈출>을 기점으로 사랑에 빠졌습니다. 따로 혼인 신고를 하진 않았지만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공식석상에서마다 함께 얼굴을 비추던 커플이었죠.

팀 버튼 작품에 헬레나 본햄 카터가 출연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두 사람은 함께 여러 영화를 작업했습니다. 역할 또한 다양했죠. <빅 피쉬>에선 소녀 지니와 마녀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선 붉은 여왕을, <스위니 토드>에서는 인육 파이를 굽는 러벳 부인을 연기했습니다. 그 외 <찰리와 초콜릿 공장>, <다크 섀도우> 등에 출연했죠.

동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이 커플! 안타깝게도 2014년 결별 소식을 전했습니다. 2014년 12월 결별 기사가 났지만, 그땐 이미 헤어진 지 한참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하네요. 좋은 친구로 남아 앞으로도 함께 여러 영화를 작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ㅠㅠ)


가이 리치 - 마돈나
<셜록 홈즈>의 감독 가이 리치와 마돈나 또한 한때는 깨 볶는 커플이었다는 사실! 두 사람은 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마돈나가 영화 속 삽입곡을 부르면서 연이 닿았죠. 영화 개봉 직후 바로 결혼에 골인한 이 커플! 그들은 2002년 북미 개봉한 <스웹트 어웨이>의 흥행 실패(...)를 시작으로 점점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스웹트 어웨이

당시 주변의 모든 이가 반대했지만 부인을 꼭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키고 싶었던 가이 리치 감독! 그는 마돈나를 주연으로 앞세워 영화 <스웹트 어웨이>를 연출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2003년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감독상을 수상하게 되었죠. 충격의 여파가 꽤 컸던 걸까요? 두 사람은 2008년 결별을 선택했습니다.


이마 베프

올리비에 아사야스 - 장만옥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퍼스널 쇼퍼> 등을 연출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 그는 1996년 <이마 베프>를 작업하며 장만옥과 연인이 되었죠. 서로의 예술미에 반했던 두 사람은 이 작품을 계기로 연애를 시작해 1998년 결혼에 골인합니다. 안타깝게도 2001년 헤어지고 말았지만요.

클린

그들은 헤어지고 나서도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했습니다. 2004년 <클린>의 감독과 주연 배우로 만나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켰죠. 장만옥은 <클린>의 에밀리 역으로 그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