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스토리, 배우, 감독 등을 보며 영화를 고르지만, 프랑스 영화는 예고편이나 포스터 색감에 홀려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가 (솔직히 조금 지루해도) 색감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거든요.

특히 이번주에만 프랑스 영화 <로스트 인 파리>,<이터너티> 두 편이 개봉했습니다. 역시나 아직 보기도 전에 색감에 이미 홀려버렸습니다. 프랑스 특유의 상상력과 예술성이 돋보여 보는 즐거움이 있는 프랑스 영화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로스트 인 파리>, <이터너티>

아멜리에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2001

원색 컬러 + 프랑스 파리 + 사랑스러운 캐릭터 + 매혹적인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아멜리에>부터 시작합니다. 노란색과 초록색 색감이 돋보이는 영화인데요. 당장이라도 파리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 뽐뿌 대표 영화기도 합니다.

특히 아기자기한 원색 색감이 돋보였던 아멜리에가 일하던 카페는 파리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감독의 의도는 "영화 속 파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꿈속에서 가졌던 이미지로나 가능한, 그림엽서에 등장할 것 같은 이상적인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하니 관객들에게 로망을 심어주기엔 성공한 셈이죠.

파리보다 더욱 파리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 길거리에 벽보를 붙여놓는 등 세세한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영화 속 원색적인 색채는 후반 색보정을 100% 디지털로 작업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영화 속 파리는 실제의 파리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었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Attila Marcel , 2013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은 따뜻한 파스텔톤 색감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 실뱅 쇼메는 애니메이션 <벨빌의 세 쌍둥이>, <일루셔니스트> 등 아름다운 영상미로 유명합니다.

한 남자의 기억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인 만큼 그의 기억 세계는 동화적이고 환상적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마담 프루스트 정원에서 그녀가 키운 작물, 홍차, 마들렌을 먹은 후 과거를 떠올리게 되죠. 이야기와 색감이 보는 사람 힐링하게 만드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바로보기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
Ivan Tsarévitch et la Princesse Changeante, 2016

아직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도 소개합니다. 영화의 감독 미셸 오슬로는 실루엣(그림자)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로 유명한 감독이죠.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도 실루엣 애니메이션입니다.

스틸컷과 트레일러 캡처만으로도 소장 욕구 폭발하지 않나요? 화면 가득 메우는 아름다운 색채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작은 영화관에 모인 세 사람이 영웅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이야기가 화려하고 환상적으로 펼쳐집니다.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미리 본 에디터는 괴물들의 실루엣이 너무 사실적이라 중간중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요. 덧붙여, 스틸컷과 트레일러로 공개되지 않은 훨씬 아름다운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무드 인디고
L'ecume des jours, 2013

<무드 인디고>는 사랑의 여러 모습을 색깔로 담아낸 영화입니다. 운명처럼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은 비비드 한 컬러로, 사랑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사라질 때는 영화의 색도 점점 무채색으로 변하죠.

이 영화는 색감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오브제들을 곳곳에 배치했는데요. 발명을 즐기는 남자 주인공이 만든 칵테일 피아노, 구름 모양 캡슐, 종이접기로 만든 것 같은 자동차 등이 나옵니다. 굉장히 장난감 같고 아기자기한 화면이지만, 영화의 내용은 꽤 무겁습니다.

폐에 수련이 자라게 된 클로에(오드리 토투). 콜랭(로망 뒤리스)은 아픈 클로에(오드리 토투)를 위해 매일 화려하고 예쁜 꽃을 사다 줍니다. 화려한 색감은 두 사람의 비극적인 상황을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게 합니다. 원래 러닝타임은 131분이지만, 한국에선 95분 분량으로 상영되어 아쉬움을 주었죠.
▶ <무드 인디고> 바로보기


수면의 과학
La Science des reves, 2005

<수면의 과학>도 <무드 인디고>처럼 미셸 공드리의 영화입니다. 다소 형이상학적이라고 평가받는 <무드 인디고>보다 더 뒤죽박죽인 영화입니다. 그만큼 미셸 공드리의 특징인 상상력이 결합된 오브제들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영화에서 무수히 등장하는 특수효과가 떠오르실 텐데요. 이 모든 걸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제야 다시 보이는 첫 번째 스틸컷의 계란 재활용) 미셸 공드리의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와 이미지들이 이렇게 수작업을 통해 아기자기하게 구현되었습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La vie d'Adele, 2013

'블루'의 색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평범한 소녀가 어느날 우연히 만난 파란 머리 소녀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입니다. 감독은 차가운 느낌을 떠오르게 하는 '블루'를 따뜻한 풍광 안에 담아 아름다운 영상미로 완성했습니다. 영화는 파란 머리, 파란색 눈, 파란 옷까지.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색이었던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죠.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바로보기


로슈포르의 연인들
Les Demoiselles De Rochefort, 1967

자크 드미 감독의 <로슈포르의 연인들>은 1967년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세련된 색감의 영화입니다. 데미안 셔젤 감독이 <라라랜드>를 만들면서 이 감독의 영화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죠. 

<로슈포르의 연인들>은 로맨틱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와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진 뮤지컬 영화인데요. 인위적이고 장식적인 연출이 가득합니다. 덕분에 보는 사람의 눈은 즐겁습니다.

사랑을 꿈꾸는 쌍둥이 자매가 로슈포르에 온 남자들과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패션 센스! 60년대 영화라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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