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노무현은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은 연일 대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레이스였다. 그 과정은 모두가 안다. 그러므로 그것을 되짚는 <노무현입니다>가 도달하는 골인점 자체에는 대단한 반전이 존재할 순 없다. 대신 이 다큐의 시선은 당시 노풍이 어디에서 기인했으며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향한다. 시선의 끝에는 ‘인간 노무현’이 있다. 숨 가쁜 레이스가 끝난 이후의 어떤 시점으로 훌쩍 시간을 건너뛰는 카메라는, 이 다큐가 대한민국의 전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을 평가할 뜻은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다소 감상적이라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분명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 노무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털어놓는 서른아홉 명의 진심에 끝내 동화되고 만다. 바보라 불렸던 이상주의자 노무현. 그는 우리에게 이런 사람이었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민들레 꽃씨처럼, 시민 속으로 휘적휘적
★★★☆
우리 가슴 속엔 각자의 노무현이 있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역사 앞에 업적보다 인간으로 기억될 사람, 노무현에 대한 또 한편의 이야기.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 승리과정을 뼈대로 ‘노무현스러운’ 가치들을 압축 전달한다. 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기 보다는 격정과 열정 속으로 푹 잠기길 주저 하지 않는 다큐멘터리. 승리와 영광의 순간에 새삼 주목한 점도 색다르다. 분노와 죄책감을 지나 희망과 미래를 말하는, 제대로 된 애도의 첫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