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대중이 가장 즐겨 보는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 해외 매체 <콜라이더>가 선정한 '21세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베스트 30'을 소개한다. 1년에 고작 1~2차례만 극장을 찾는 관객이라 해도 이 중 본 영화가 제법 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 있는 영화를 다본 이가 있다면, '영화덕후'로 인정한다. ※ 2000년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선정한 순위다
30위 스피드 레이서(2008)
<매트릭스>의 총알 피하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피한다기보다는 흘려보내는 것 같다. 찰나의 순간을 360도로 돌며 보여주는 환상적인 촬영 기법을 선보인 워쇼스키 자매(당시엔 형제)는 단번에 주목받는 감독이 되었다. 이후 워쇼스키 자매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눈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의 스피드와 현란한 색감으로 자동차 경주의 긴장감을 선보인다. 가수이자 배우인 비(정지훈)의 할리우드 데뷔작이기도 하다.
29위 글래디에이터(2000)
<델마와 루이스>(1993) 이후 하락세를 걷던 리들리 스콧의 부활을 알린 영화다. 로마제국 원형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검투사들의 목숨을 건 혈투가 리들리 스콧의 손에서 화려하게 재생된다. 러셀 크로우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액션 영화의 수작이다.
28위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해리 포터> 시리즈는 세번째 작품을 내놓으며 전편보다 더 어둡고 깊이 있는 설정들로 13살이 된 해리의 성장을 묘사한다. 나중에 <그래비티>(2013)로 유명해진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로 참여하면서 감독의 역량이 영화에 뚜렷하게 반영된 걸작이다.
27위 어벤져스(2012)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2008), <아이언맨2>(2010),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2011)를 선보이며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오던 마블이 숨겨둔 야망을 이 영화에 모두 토해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모임인 <어벤져스>는 인기 히어로들을 떼로 출연시키며 단숨에 할리우드 최강의 프랜차이즈 무비로 등극했다.
26위 배트맨 비긴즈(2005)
<배트맨 4 - 배트맨과 로빈>(1997)의 실패로 나락에 빠져있던 <배트맨> 시리즈를 회생시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다. 어둡고 진지한 배트맨의 모습을 크리스찬 베일이 믿음직하게 소화해낸다.
25위 엑스맨(2000)
거대한 이야기의 서막이다. 이 시리즈를 시작으로 휴 잭맨은 17년 동안 울버린으로 살아간다. 영웅이기보다는 세상에서 외면당한 돌연변이들의 이야기다.
24위 원더 우먼(2017)
DC의 구원자가 등장했다. <다크 나이트>(2008)로 명예를 회복하나 싶더니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은 팬들의 실망을 불러일으켰다. 강력한 누군가가 필요했던 지금, 갤 가돗의 <원더 우먼>의 등장은 세계도 DC도 모두 구해내고 말았다. 사실 <배대슈>의 최고 명장면도 바로 원더 우먼의 등장이었다.
23위 드래곤 길들이기(2010)
뜻밖의 애니메이션이라 놀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저그런 용이 하늘을 날고 싸우는 영화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바이킹 족장의 아들이지만 나약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과 꼬리날개가 없어 제대로 날지 못하는 드래곤이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며 만들어내는 우정은 감동 그 자체다.
22위 스타더스트(2007)
낯설고 엉뚱하다.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등 기존 판타지물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 낯선 경험에 당황해할 수도 있다. <스타더스트>는 온갖 장르가 혼합된 컬트무비다. 미셸 파이퍼, 로버트 드 니로 등 설명이 필요 없는 대스타들을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포인트다.
21위 스파이더맨 2(2004)
에디터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슈퍼 히어로 중에서 유독 두 캐릭터에서만은 인간적인 연민과 강한 감정이입을 받는다. 바로 엄숙주의 히어로 배트맨과 생활밀착 현실주의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이다. <스파이더맨 2>에선 영웅의 일상도 이렇게 고단하다는 것을 고백한다. 물론 악당 닥터 옥타비우스와의 대결을 포함한 액션신도 전편을 능가할 만큼 화려하다.
20위 엑스맨 2 : 엑스투(2003)
돌연변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고 그들은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엑스맨 팬들에게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도 나와 다른 존재와의 공존 같은 심도 있는 주제들이 영화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미스틱이 펼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액션은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장면이다.
19위 아이언맨(2008)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DC의 초대박 캐릭터에 대응할 마블의 히어로는 고작 스파이더맨이 전부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계획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번째 주자를 맡은 아이언맨은 첨단 촬영기법의 수혜를 마음껏 누리며 단번에 배트맨에 필적할 캐릭터로 성장했다. 똑같은 부자지만 배트맨처럼 마스크 뒤에 얼굴을 숨기지 않는 뻔뻔하고 화끈한 슈퍼히어로의 등장이다.
18위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2011)
톰 크루즈의 1인 활극처럼 뜨뜻미지근했던 2, 3편의 단점을 완벽하게 극복하고 최강의 팀플레이를 보여준다. 두바이 126층 빌딩 장면, 모래폭풍 속 자동차 추격신은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17위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2015)
똘끼 가득한 제임스 본드의 등장. 첩보영화의 전통을 고스란히 옮겨와 점잖은 척 아무렇지도 않게 비틀어댄다. 슈트발은 이런 것임을 몸소 시전하는 콜린 퍼스의 단정하면서도 파격적인 액션(직접 보면 안다)을 본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너의 중요함을 읊으며 따라할지도 모른다.
16위 헝거게임 : 모킹제이(2014)
서바이벌 게임은 끝나고 혁명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게임이 끝난 폐허에서 각각 혁명군과 정부군에 의해 목숨을 건진 캣니스(제니퍼 로렌스)와 피타(조쉬 허처슨)가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줄리안 무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뛰어난 연기를 한 화면에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다.
15위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2003)
잘나가던 영화사까지 문 닫게 했던 <컷스로트 아일랜드>(1995)의 흥행 참패 이후 해적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금기시되던 소재였다.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은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흥행한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나 지금이나 꽃미남(?) 조니 뎁이 연기하는 잭 스패로우 선장(선장을 꼭 붙여야 한다)의 매력도 흥행에 한몫했다.
14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2011)
SF 영화의 전설 <혹성탈출>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이다. 디지털로 무장한 정교한 CG와 모션 캡쳐 등의 특수효과로 구현된 영상은 혁명적이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실험 대상으로 이용되던 유인원이 오히려 그 덕분에 지능을 갖게 되어 인간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다. 원제는 <Rise of the Planet do the Apes>로 ‘유인원 행성의 시작’이란 뜻이다.
13위 본 얼티메이텀(2007)
<본 얼티메이텀>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워털루역 장면이라 말하겠다. 인파로 붐비는 워털루역에서 저격수와 요원의 시선을 피하며 펼치는 숨바꼭질 같은 장면은 심장이 부서질 것 같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 밖에 건물과 건물을 뛰어넘는 모로코 탕헤르의 추격신도 백미다.
12위 업(2009)
조금 당황했다. 속이 뻥 뚫리는 매끈한 액션도 특수효과로 덧칠한 SF도 아닌데 블록버스터 상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니 말이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것은 픽사 아닌가. 추억과 낭만을 화면 가득 채워낸 이 영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껴안았다. 심지어 너무나도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11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2010)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리즈 종결의 첫 작품이다(요즘 마지막 편은 2부작으로 만드는 게 유행이다).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익숙하면서 만족스럽다. 원작의 재현에 집중한 겸손한 연출이 팬들의 기대에 오히려 부응하는 결과를 낳았다.
10위 007 카지노 로얄(2006)
다니엘 크레이그의 첫번째 007이다. 호평 속에 5편이나 캐스팅되었던 피어스 브로스넌과 비교되며 팬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우려와 달리 역대 최고의 액션을 보여주며 흥행 수익에서도 역대 시리즈를 능가하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에바 그린이 연기하는 베스퍼와 제임스 본드의 로맨스가 액션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영화다.
9위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2011)
전작 두편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단박에 회복했다. 제목처럼 퍼스트 클래스의 격으로 올라간 것이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2010)을 연출했던 매튜 본은 히어로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법을 잘 아는 듯하다.
8위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2002)
협곡 전투신은 너무나 강렬하다. 역대 판타지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기준점이 되는 시리즈다. 영화와 관련한 확고한 기술이 담보된 지금에야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원작에 대한 경외심 때문 아니었을까?
7위 로건(2017)
손등을 뚫고 나온 칼날 끝에는 항상 분노가 묻어 있었다. 가장 강인한 돌연변이 중 하나였던 울버린은 절대 패배할 것 같지 않았다. 영화는 불사조였던 울버린이 시간이 흘러 쇠락한 육신을 마주하게 된 이야기다. 애처롭고 처연하기까지 한 영웅을 떠나보내는 슬픔과 그것을 딛고 피어나는 새로운 희망을 함께 느끼게 된다. 아마도 당신은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히어로 영화이지만 손수건을 지참하는 게 좋다.
6위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극단의 평가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역사상 가장 야심찬 기획의 영화”라 극찬하는 반면, 타임지는 2012년 최악의 영화 1위라며 혹평하기도 했다. 배두나가 출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출은 톰 티그베어와 워쇼스키 자매(이 당시엔 남매)가 맡았다.
5위 아바타(2009)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했다. <타이타닉>(1998)으로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제임스 카메론이 또 한 번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갈아엎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37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현재까지 역대 외화 흥행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보편화 된 3D 관람의 세계를 연 개척자다.
4위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2014)
그저그렇고 매력 없는 히어로였던 캡틴 아메리카가 단숨에 마블 최고 캐릭터로 부각된 작품이다.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설정과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악당들, 첩보물을 연상시키는 장르적 교합은 마블판 <다크 나이트>라 평가받을 정도로 나무랄 것이 없다.
3위 다크 나이트(2008)
이렇게 빨리 소개해서는 안 될 영화였다. 에디터에겐 이 영화가 1위다. 말이 필요 없는 DC 최고의 걸작이다. 배트맨의 내적 파괴에 대한 집중과 배트맨 내면의 허점을 파고드는 조커의 광기까지 인물들의 심리 묘사도 탁월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선사하는 최고의 시각적 황홀함에 결코 실망할 일이 없다.
2위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2001)
‘프로도’와 친구들, ‘레골라스’, ‘아라곤’, 그리고 ‘간달프’가 평화를 위해 절대반지를 없앨 유일한 방법을 찾아 모르도르로 떠나는 긴 여행의 이야기다. 판타지 영화의 역사는 이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이 오늘 본 판타지영화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반지의 제왕>을 보지 않고서는 말하지 말라.
1위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
조지 밀러는 실제 스턴트맨들의 현란한 활약으로 전에 없던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사하며 영화사에 길이 회자될 자동차 액션신을 선보였다. 상실의 아픔을 가진 주인공 맥스(톰 하디)와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캐릭터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사랑을 통해 광기를 버리게 된 임모탄의 부하 눅스(니콜라스 홀트)가 생존의 목적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다. 조지 밀러에게 감독상을 주지 않은 것은 아카데미의 실수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심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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