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만능 엔터테이너' 또는 '멀티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있죠. 여러 분야에 다재다능한 스타들을 수식하는 단어인데요. 요즘이야 가수로 데뷔해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며 겸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1980~90년대에는 오히려 배우들이 호황인 가요계에 편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도전하는 모든 연예인들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성공하는 건 아니었는데요.

꽤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입지를 쌓아 지금은 가수와 배우 어떤 것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는지 헷갈릴 만큼 두 분야에 모두 뛰어난 스타들! 많은 스타들 중 어렵게 6명을 뽑았습니다. 사실 아래 언급할 배우들은 각각 하나의 포스팅으로 써도 할 얘기가 넘칠 만큼 많은 스타들이긴 하지만, 오늘은 짧고 굵게 한번 알아볼까요? 고-고!


김창완

만능 엔터테이너계의 시조새급인 이 분을 빼놓고 시작할 수 없겠죠. 사실 어린 친구들은 그를 가수가 아닌 배우로 더 크게 인식하고 있을 듯한데요.

산울림의 김창완(맨 왼쪽)

김창완은 1977년 밴드 산울림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로 데뷔했습니다. 산울림은 대한민국 록 음악을 대표하는 밴드로 1970년대 말부터 1997년까지 파격적인 독창성으로 큰 주목을 받았죠.

김창완밴드의 김창완(가운데)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뒤 삼형제로 이뤄진 멤버 중 막내인 김창익이 2008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산울림은 해체하게 됩니다. 이후 김창완은 김창완밴드를 결성했고,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구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배우 데뷔는 1987년 노래극 <바다의 노래>를 통해 했습니다. 이후 드라마 <은실이> <요정 컴미> <아일랜드> <별에서 온 그대> 등 4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고, 영화 <링>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 10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했는데요.

드라마 <하얀거탑>, 영화 <닥터>

주로 사람 좋아 보이는 역할이나 지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지만, 드라마 <하얀거탑> 영화 <닥터> 등에서는 소름 돋는 악역의 모습도 보여주었죠. (그러고 보니 둘 다 의사 역할ㅋㅋㅋ)

또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래 라디오 DJ로도 꾸준히 활동 중인데요. <젊음은 가슴마다> <꿈과 음악사이에> <김창완의 추억의 팝송> <김창완의 내일로 가는 밤>을 거쳐 2000년부터 현재까지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에 능통하기 때문에 수상한 상만 해도 여러 가지입니다. 가수로서는 TBC 가요대상 중창무분 은상·제23회 골든디스크상 공로상, 배우로서는 MBC 연기대상 PD상·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황금연기상·제3회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 DJ로서는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SBS 연예대상 라디오 DJ상·제23회 한국PD대상 라디오 진행자부문 출연자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양동근

특유의 어눌한 말투가 매력적인 스타이자 에디터의 학창시절 이상형(ㅋㅋㅋ) 양동근입니다. 

<탑리> <광끼>

5살 때부터 아역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87년 KBS 송년특집극 <탑리>로 본격 데뷔를 했습니다. 이후 <한지붕 세가족> <서울 뚝배기> <형> <광끼> 등 많은 작품에서 연기력을 쌓아왔고, 드라마 <서울뚝배기>를 통해 그해 KBS 연기대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아역상을 수상했는데요.

영화 <수취인불명>

이후 1998년 영화 <짱>을 통해 스크린 데뷔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에서 70년대 미군 기지 주변에서 태어난 흑인 혼혈 사생아 창국 역을 맡으며 연기력 포텐을 터뜨렸죠!

시트콤 <뉴 논스톱>,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시트콤 <뉴 논스톱>과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가 아닐까요? 폭탄머리를 하고 벽돌 전화기를 든 채 친구들에게 "한 턱 쏴"를 외치던 그가 대중들을 제대로 울린 고복수가 되기까지. 특유의 말투 때문에 그의 연기 스타일은 왠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그가 소화해내는 역할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는 것!

그랬던 그가 가수로 데뷔한 건 한참 드라마에 출연 중이던 1996년, 그룹 Will의 2기 멤버로 들어가며 시작됩니다. 이후 <뉴 논스톱>으로 인지도가 높아질 즈음인 2001년 힙합 가수로 솔로 데뷔를 하는데요. 랩은 빨라야만 한다는 편견을 와장창 깨며 그만의 독특한 플로우를 만들어냈죠. (후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랩 모델이 미국 유명 래퍼 '50Cent'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영화 <해적, 디스코 왕 되다>

이때 1집 앨범에서 '구리뱅뱅'과 '흔들어'가 히트하는데요. 이듬해 영화 <해적, 디스코 왕 되다>에 출연하며, 영화 속 OST로 나왔던 '골목길' 또한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랩 뮤지컬 <관객모독>

이후로도 꾸준히 배우활동과 가수활동을 병행하고 있죠. 연극 <관객모독>, 양동근이 직접 연출한 랩 뮤지컬 <관객모독>, 뮤지컬 <마인> <인 더 하이츠> 등 공연 무대에도 여러 번 올랐구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말이 많지 않다는 특징 때문에 예능에 적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에디터의 예상을 깨고! 2013년 결혼한 이후부터는 <쇼 미 더 머니 3> <슈퍼맨이 돌아왔다> <언프리티 랩스타3> <고등래퍼> 등을 통해 예능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탄띠' 무대

이게 끝이 아닙니다. 그의 춤 실력은 매우 수준급이라는 사실! 사춘기 시절 연기활동과 진학 등의 문제로 갈등할 때 춤을 추며 억눌린 마음을 해소해왔다고 하는데요. 그때부터 그 안의 댄스소울이 쌓여온 것일까요.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크럼핑, 스트리트댄스 등 다른 댄스가수들과 비교해봐도 놀라운 정도로 굉장합니다.


엄정화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인 엄정화! 에디터는 당연히(?) 가수 데뷔가 먼저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시작은 영화였죠.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눈동자' 무대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로 데뷔해 그해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의 주연을 맡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OST이자 그녀의 1집 앨범 타이틀곡인 '눈동자'로 가수 활동도 함께 하게 되죠.

'배반의 장미' 무대

1997년 3집 '배반의 장미'로 대박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이후 내는 앨범마다 주목을 받으며 그녀는 '한국의 마돈나'로 불리게 되는데요.

영화 <오로라 공주> <댄싱퀸>

그녀가 출연한 대표적인 영화는 <싱글즈> <오로라 공주> <해운대> <베스트셀러> <댄싱퀸> <몽타주> <미쓰 와이프> 등이 있구요.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3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사랑 따로 결혼 따로를 실천하는 연희 역할을 맡으며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녀 또한 이 작품이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드라마 <마녀의 연애>

드라마 출연작은 <아내> <결혼 못하는 남자> <12월의 열대야> <마녀의 연애> 등이 있고, 현재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불꽃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가수 유지나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그녀의 필모를 보면 로맨틱 코미디부터 스릴러까지 장르와 배역을 가리지 않고 여러 역할을 소화하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음반과 연기 두 분야에서 모두 톱을 차지한 (거의) 독보적인 스타입니다.


이정현

2000년대 초반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이정현 또한 다재다능한 스타입니다.

영화 <꽃잎>

그녀는 1996년 영화 <꽃잎>에서 정신이상을 가진 소녀를 연기하며 데뷔합니다. 이 작품으로 그해 대종상영화제와 청룡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죠! 영화 속 신들린 연기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결국 수상한 것은 신인상이지만, 이런 현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와' 무대

그리고 1999년 조PD의 'Fever'에 객원보컬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솔로 1집 앨범을 내며 정식으로 가수 데뷔를 합니다. 이때 '와', '바꿔'가 크게 히트하며 거의 모든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죠.

'바꿔' '줄래' 무대

그녀의 등장은 국내 가요계에 테크노 댄스 열풍을 몰고 올 정도로 굉장히 강렬했는데요. 노래도 노래지만, 독특하고 신선한 안무와 의상으로 그녀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금 봐도 파격 오브 파격인 무대의상ㅋㅋㅋㅋ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이렇게 배우와 가수로 모두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휩쓸며 단박에 기대주로 떠오른 그녀! 가수로서 잘나가던 시절 드라마 <일곱개의 숟가락> <아름다운 날들> 등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병행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 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영화 <범죄소년> <스플릿>

2010년 이후부터는 영화 <파란만장> <범죄소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스플릿> 등 저예산영화에 많이 출연해왔는데요. (물론 <명량> 등 큰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말이죠.)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특히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꽃잎> 이후 19년 만에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까지!

차기작은 곧 개봉 예정인 영화 <군함도>로, 일본군 위안부 말년 역할을 맡았는데요. 이 역할을 위해 체중을 36kg까지 감량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임창정

사실상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 자체를 만들어낸 스타가 아닐까 싶은데요. 1990년대 당시 가요계, 연기계, 예능계까지 3분야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한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죠.

영화 <남부군> <비트>

데뷔는 영화였습니다.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고,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영화 <비트>를 통해서였죠. 전설의 '17대 1' 대사가 나온 바로 그 작품!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1집 '이미 나에게로'

가수 데뷔는 <비트>가 개봉하기 2년 전인 1995년에 했습니다. 1집 타이틀곡 '이미 나에게로'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3집 앨범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게 되는데요!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말이죠.

'그때 또 다시' '결혼해줘' 무대

3집 앨범 수록곡인 '그때 또 다시'로 상반기 골든컵을, 후속곡인 '결혼해줘'로 하반기 골든컵을 수상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같은 해에 한 앨범에서 골든컵을 두 번 수상한 기록을 가진 가수는 임창정 외에 조용필, 변진섭, 서태지와 아이들 등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마어마한..!) 또한 그해 가요대상도 석권하기에 이르죠!

이후 내는 앨범마다 1위를 차지하며 발라드 가수로서는 정점을 찍은 그. 10집까지 내고 연기자로 돌아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03년 정규 10집 앨범을 발매한 이후 가수 은퇴 선언을 했습니다.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색즉시공>
영화 <해적, 디스코 왕 되다> <시실리 2km>

출연한 영화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해적, 디스코 왕 되다> <위대한 유산> <색즉시공> <위대한 유산> <시실리 2km> <파송송 계란탁> <1번가의 기적> <스카우트> <공모자들> <창수> 등 네이버 필모그래피에 등록된 작품만 해도 34편이 넘습니다. 코미디부터 로맨스, 누아르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배역을 소화해내며 연기력 또한 인정받게 되죠.

영화 <스카우트>

영화 <스카우트>를 통해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영화 <공모자들>로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남자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2009년, 긴 공백을 깨고 은퇴했던 그가 다시 가수로 돌아옵니다. (그렇죠. 이 가창력을 묵혀두긴 넘나 아까운 것!!) 6년 만의 앨범이지만 컴백한 당일 1위에 오르며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었는데요. (하지만 곧바로 슈퍼주니어에 밀리긴 했...)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앨범을 내며 왕성하게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차기작으로는 올해 8월 개봉 예정인 <로마의 휴일>과 10월 개봉 예정인 <게이트>가 있는데요. <로마의 휴일>은 공형진, 정상훈과 함께 삼총사로 출연해 코믹 인질극을 그릴 예정이구요. <게이트>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그는 비선 실세를 수사하던 중 의문의 사고를 당한 엘리트 검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장나라

마지막 멀티 엔터테이너는 세월을 거스르는 동안 외모 스타 장나라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역 연극배우로 시작해 청소년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에 출연했지만, 공식적으로는 2001년 1집 앨범을 내며 가수로 먼저 데뷔했습니다.

시트콤 <뉴 논스톱>

그리고 이듬해 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하며 올망졸망 예쁜 얼굴에 특유의 어리바리함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후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내 사랑 팥쥐> 또한 크게 성공하며 남녀노소 모두의 지지를 받아 장나라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죠!

드라마 <내 사랑 팥쥐>, 'Sweet Dream' 뮤직비디오

드라마 <내 사랑 팥쥐> OST로 쓰였던 2집 타이틀곡 'Sweet Dream'으로는 그해 KBS와 MBC 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으며 배우와 가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합니다. 이정현과 마찬가지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활동에 전념하며 한국에서는 간간이 활동해왔는데요.

12년 만에 다시 만난 장장커플! <명랑소녀 성공기> <운명처럼 널 사랑해>
<한번 더 해피엔딩>

2014년부터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 백> <한번 더 해피엔딩>으로 다시 국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김민종, 정지훈, 안재욱, 이승기, 수지, 차태현 등 많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있는데요. 다 다루지 못해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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