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홈커밍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마이클 키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송경원 <씨네21> 기자
되살아날때마다 어려지고 영리해지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의 마법, 혹은 집념.
★★★☆
샘스파’(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책임에 관한 어두운 성장담, ‘어스파’(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하이틴 로맨스였다면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인턴 영웅 스파이더맨의 MCU 입성기다.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도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해선 토니 스타크 사장님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유쾌한 성장담인 척하는 치열한 인정투쟁의 기록. 발랄한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만큼 마이클 키튼의 악역이 흥미롭다. 가족제일주의의 중간 관리자인데, 소멸해가는 미국 중산층의 발버둥을 반영한, 트럼프 시대의 빌런이라 할 만하다. 스파이더맨의 원점으로 회귀한 성공적인 편입.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 슈퍼 히어로의 진화
★★★☆
완전무결한 영웅과 어설프고 불안한 10.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 슈퍼히어로물로서도, 하이틴 무비로서도 손색없는데 결국 스스로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청춘물로서 더 반짝인다. 아이언맨의 수트나 헐크의 괴력과 구별되는 스파이더맨의 고공 액션이 매력적으로 구현되면서 슈퍼히어로물이 제공해야 하는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쿠키 영상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슈퍼 히어로의 청춘을 지켜볼 기대감으로 두근거린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돌아온 서민 영웅
★★★☆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가 떠난 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리부트가 되었던 스파이더맨프랜차이즈가 다시 돌아왔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식의 진지함이나 심각함은 없다. 한참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에겐 어벤져스의 일원이 되고 싶고 근사한 여자친구에게 어필하고 싶다는, 매우 솔직한 욕망이 있을 뿐이다. 이 소박한 지점에서 시작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때론 경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시종일관 위트를 잃지 않으며, 틴에이저 슈퍼히어로의 성장과 선택을 보여준다. ‘자영업자 빌런인 벌쳐의 가진 자에 대한 항변도 인상적인 대목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마블, 어디까지 잘할 셈인가
★★★☆
마블 스튜디오의 큰 그림은 대체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까. 슈퍼히어로 각각의 개성을 매력적으로 살려내는 동시에 매 작품의 만듦새를 고르게 선보이는 마블의 능력에 또 한번 무릎을 치게 된다. 수다스럽고 친근하며 젊기도 한 소시민 영웅의 탄생기. 미숙하고 부족한 게 매력인 영웅의 성장을 즐겁게 지켜보고 싶게 만든다. 최근 슈퍼히어로 및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닥친 최대 과제인 세대교체, 인종 다양성, 신인 연출가 발굴까지 단번에 해낸 기특한 리부트.

스파이더맨: 홈커밍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이클 키튼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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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감독 홍상수 출연 권해효, 김민희, 김새벽

이화정 <씨네21> 기자
김민희라는 시선, 당당하고 확고하고 예쁘다
★★★☆
바람을 피운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과 아내(조윤희) 그리고 내연녀 창숙(김새벽)의 스토리 라인. 그 흐름에 무심결에 끼어든 여성 아름(김민희)의 봉변기. 흑백의 화면 속, 책장의 챕터를 넘기는 듯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홍상수 영화의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던 배경은 사라졌다. 대신 오롯이 인물과 대사에만 집중. 10분이 넘는 롱테이크의 연속으로 집중을 요한다. 봉완은 늘 홍상수 영화 속 공격받던 젠체하는 인물 그대로지만, 화면 안에 그의 치부를 대놓고 빤히 바라보고, 반박하는 아름의 등장으로 인해 이야기는 한결 코믹해졌다. 머리를 풀어도, 묶어도, 맞아도 예쁜 김민희의 존재가 독보적으로 빛나는 작품.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김민희가 들고 온 어떤 시간
★★★☆
홍상수의 자장이 수두룩하게 읽히는 영락없는 홍상수 영화다. 결정적 사건이 어떤 행동을 통해 보여지기보다는, 술자리나 카페에서 오가는 대화들을 통해 은근하게 드러나며 삶의 단면을 비춘다. 여전히 찌질해 보이는 홍상수의 남성에 비해, 최근 작품들에서 감지된 여성 캐릭터의 변화는 이번에도 엿보인다. 심지어 이번엔 여성/아름(김민희)이 남성/봉완(권해효)의 가식을 꾸짖기까지 한다. 배우의 인상에 영향을 받는 홍상수의 작업방식으로 미뤄봤을 때, 김민희가 들고 온 어떤 시간들이 홍상수 영화에 결코 작지 않은, 그러나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고 있는 듯 보인다. 홍상수의 시간 안에서 김민희가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게 하는 게 <그 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변명 혹은 고백
★★★☆
최근 일들을 반영하는 듯한 <그 후>, 감독의 비겁한 자기 변명 혹은 진솔한 자기 고백이다. 아내, 연인 그리고 김민희(가 맡은 캐릭터). 세 여성과 감독 자신을 투영한 듯한 중년 남자(권해효)가 등장하는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여전한 서사의 재미를 보여준다. 여기에 관계와 감정에 대한 특유의 접근이 결합된다. 그들은 망설이고 어긋나고 망각한다. 그리고 재회한다. 크게 변하지 않은 홍상수의 세계. 그리고 흥미로운 변주.

그 후

감독 홍상수

출연 권해효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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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꽃
감독 박석영 출연 정하담, 장해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타인을 향하는 사랑, 꺾이지 않을 꽃
★★★☆
개별 작품으로도 완성도가 높지만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로부터 이어지는 3부작의 자장 안에서 볼 때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소녀 하담(정하담)의 성장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생각하게끔 한다. 길 위에서 전쟁 같은 삶을 살던 소녀가 자신보다 더 연약한 존재를 보듬는 과정을 축 삼아 주변 인물들의 사연까지 입체적으로 살려낸 영화.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 없이는 쉽지 않은 연출이다. 인물을 이해한 만큼만 다가가려는 신중한 카메라 역시 인상적. 이 영화의 카메라는 단 한 순간도 불필요한 멋을 부리지 않는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안아주고 싶은 소녀들
★★★☆
해별(장해금)과 하담(정하담)을 만난다면 꼭 안아주고 싶어질 것이다. 박석영 감독의 꽃 3부작의 마지막, <재꽃>에 이르러 겨우 소박한 안식을 취하게 된 하담은 과거의 자신과 꼭 닮은 해별에게 가진 것을 내어준다. 어른들이 부딪칠 때마다 기분 나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반대로 하담과 해별이 빚어내는 소리는 그 자체로 귀한 것 하나 없는 세상에 꽃이 된다. 사건들이 와글와글 터져나오는 와중에도 긴장감을 조율하고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감독의 화법이 한층 더 단단해졌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하담과 해별의 조우. 무조건적인 마법과의 만남
★★★☆
트렁크를 끌고 불시착한 어린 소녀 해별의 클로즈업. 그 뒤로 하담의 클로즈업 컷. <재꽃>은 하담과 어린 해별을 동일인물처럼 보이게 만든다. 하담은 해별에게 무조건적인 도움과 미안함을 발산하는데, 그게 마치 버림받고 갈 곳 없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향한 손짓 같아서 마음이 아리다. 정하담이라는 걸출한 배우는, 표정 하나에도 그 시공간을 넘나드는 감흥을 줄 줄 안다. 어른이라는 현실사이에서, 아이의 영혼이 내는 맑고 청아한 위로의 소리. 박석영 감독의 ’ 시리즈 삼부작을 닫는 에필로그 같은 작품.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잿더미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라
★★★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에 이은 박석영 감독의 ’ 3부작의 완결작. 전작에서 혹독한 현실과 온몸으로 맞부딪히던 소녀는 이제 자신과 닮은 어린 소녀를 보살필 정도로 성장한다. 3부작의 주인공 정하담의 강단 있는 연기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어른들의 이기심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몸짓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42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자 지난 6월 열린 5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대상)을 수상했다.

재꽃

감독 박석영

출연 정하담, 장해금, 정은경, 박명훈, 박현영, 김태희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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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이타오 이츠지, 아시나 스미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욕망의 모호한 대상
★★
로망 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중 한 작품. 10분에 한 번씩은 정사 신이 등장해야 한다는 로망 포르노의 법칙에 충실하려는 듯, 90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은 적잖은 섹스 장면으로 채워진다. 왕년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쇠락해 싸구려 에로 영화를 찍고 있는 영화감독 신지. 이마저 엎어져 그는 실업자 신세가 된다. 그 무기력한 남자 곁엔 신기하게도 항상 여자들이 있다. 옆집 여자, 제자, 스태프, 전처, 여배우, 동료, 간호사. 그러나 그의 욕망은 좀처럼, 아니 절대로 해소될 수 없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로 유명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연출했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세상에서 가장 에로틱한 일주일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클로즈드 노트>(2007) 등 일본 멜로 영화를 대표하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연출한 로망 포르노. 일주일 동안 위기일발의 영화감독이 그를 위로하는 여섯 명의 여인들과 보내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펼쳐진다. 에릭 사티의 음악 짐노페디가 상실감을 겪는 주인공의 심경을 나타내는 주제곡으로 쓰여 영화의 흐름을 지휘한다.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이타오 이츠지, 아시나 스미레, 오카무라 이즈미

개봉 2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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