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북> 대 <레전드 오브 타잔>. 어딘가 비슷해 보이는 두 편의 영화가 동시에 극장에 걸린다. 6월9일 개봉한 <정글북>은 관객수 200만명을 넘기며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레전드 오브 타잔>은 6월29일 개봉 예정이다. 7월초 주말, 극장을 찾은 당신은 어쩌면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 가운데 한 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 사이에서 고민할 당신을 위해 준비한 씨네플레이의 분석이다.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비슷해요: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 같은 점

1. 밀림이 나온다

뻔한 얘기지만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의 최대 공통점은 두 이야기가 모두 밀림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두 영화가 매우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두 영화는 모두 밀림 액션 어드벤처 따위의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단, <정글북>의 밀림은 인도에 있고 <레전드 오브 타잔>의 밀림은 아프리카에 있다. 인도에 있는 밀림이든 아프리카에 있는 밀림이든 이 밀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3D 아이맥스가 제격이다.

<정글북>
<레전드 오브 타잔>

2. 밀림에서 자란 주인공이 나온다
<정글북>의 모글리(닐 세티)와 <레전드 오브 타잔>의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은 모두 밀림에서 자랐다. 모글리는 늑대에게 타잔은 고릴라에게 길러졌다. 문명 사회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자란 두 캐릭터는 언뜻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간혹 <정글북>의 모글리가 자라서 타잔이 되는 것이 아니냐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아예 다른 캐릭터다. 오해하지 말자.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이 함께 등장하는 영화가 나오면 어떨까 궁금하긴 하다.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는 늑대가 길렀다.

3. 원작이 있다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은 모두 유명 소설이 원작이다. <정글북>은 1894년 출간된 러디어드 키플링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이 작품으로 키플링은 1907년 최연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까지도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레전드 오브 타잔>의 원작은 1912년 미국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발표한 단편소설 <유인원 타잔>이 그 기원이다. 단편소설의 인기로 1914년 발행한 첫 단행본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6권의 시리즈가 출간됐다.

(왼쪽부터) <정글북> <유인원 타잔>

4.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있다
2016년 버전의 <정글북>은 1967년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것이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일환으로 제작된 영화다. 타잔이 주인공인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있다. 30~40대 관객들은 기억할 것이다. 1999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은 디즈니라는 이름에 걸맞게 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필 콜린스가 부른 “You'll Be In My Heart”로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참고로 한국 더빙판에서는 윤도현이 주제가를 불렀다. 그밖에 타잔이 등장하는 극장판 영화는 100여 개, TV시리즈와 비디오 등은 300개 등이다. 최초의 원작이 나온 뒤 100년 이상 타잔은 전 세계 팬들이 기억하는 캐릭터로 남았다. 

1967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북>
199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

달라요: <정글북>과 <레전드 오브 타잔>의 다른 점

1. 밀림, 가짜 혹은 진짜

밀림이 나온다는 공통점 속에서는 작은 반전이 숨어 있다. <정글북>의 밀림은 전부 미국 LA에 있는 사무실에서 CG로 만들어진 반면 <레전드 오브 타잔>의 밀림은 실제하는 곳이다. <레전드 오브 타잔>은 아프리카 콩고 국립공원에서 촬영됐다. 예고편에 등장하는 타잔이 뛰어내리는 깍아지는 절벽의 산이나 폭포 모두 실제 존재하는 곳이다. <레전드 오브 타잔>의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아프리카 현지를 둘러보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본을 수정했다고 전해진다. 왜냐면 그 광대한 자연에 크게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정글북>의 CG는 경이롭다.
<레전드 오브 타잔>이 담아낸 아프리카의 자연은 경이롭다.

2. 동물이 말을 한다고? 에이 설마
<정글북>의 출연진에는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벤 킹슬리, 이드리스 엘바 등 쟁쟁한 스타의 이름이 올라 있다. 그러나 그 배우들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이 배우들이 모두 동물의 목소리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레전드 오브 타잔>에 출연하는 사무엘 L. 잭슨, 마고 로비, 크리스토프 왈츠는 얼굴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영화에 출연한다. 그러니까 <정글북>의 동물은 사람처럼 말을 하지만 <레전드 오브 타잔>에 등장하는 고릴라, 코끼리, 사자 등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아, 고릴라의 대사는 있다. “우어아아아~.” 물론, 타잔은 이 대사를 알아 듣는다.

<레전드 오브 타잔>의 고릴라는 영어를 할 줄 모른다.

3. 소년 대 남자
모글리와 타잔이 밀림에서 자란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모글리가 커서 타잔이 되는 게 아니라고도 했다. 사실 두 캐릭터가 다른 가장 큰 지점은 모글리는 소년이고 타잔은 성인 남성이라는 점이다. <정글북>의 원작은 동화이고 <레전드 오브 타잔>은 그렇지 않다. 이 차이에서 비롯한 게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정글북>은 아동용이고 <레전드 오브 타잔>은 12세 관람가이긴 하지만 성인용에 가깝다는 것이다. 제인이라는 여성의 존재를 생각해보자. <레전드 오브 타잔>에는 <정글북>에 없는 로맨스가 등장한다.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제인은 타잔과 사랑에 빠진다. 사실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는 제인과 타잔은 이미 결혼했다. 밀림을 떠난 타잔이 2년 만에 다시 밀림을 찾는 내용이다.

식스팩 아니 에잇팩의 소유자 타잔과 결혼한 제인.

4. 디즈니 대 워너
<정글북>이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실사판인 것처럼 <레전드 오브 타잔>이 디즈니의 또다른 실사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레전드 오브 타잔>은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하는 영화다. 199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타잔>을 기억하는 관객이 많은 점에서 생긴 착각이 아닐까 싶다. 디즈니가 실사화하는 타잔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