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하이틴 영화 속 할리우드 배우들의 풋풋했던 시절' 포스팅에 이어 에디터 맘대로 이번엔 국내 편을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경력을 쌓았지만 그들도 세상 풋풋했던 신인 시절이 있었으니! 궁금하시다고요? 바로 보시죠! 


<비트>(1997)_정우성, 고소영 등

먼저 한국 학원물의 대표격인 <비트>입니다. 에디터는 이 세대가 아님에도 정우성이 눈 감고 두 팔을 뻗은 채 오토바이 타는 장면을 알고 있을 정도인데요. 이후 여러 하이틴 드라마나 영화에서 따라했을 정도로 이 영화의 상징적인 장면이었죠.

바로 이 장면!

정우성과 고소영의 리즈 시절이 담긴 영화이기도 합니다. 정우성과 고소영은 이 영화로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비트>의 원작 만화 주인공에 어울리는 스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결국 모두의 바람대로 정우성이 캐스팅! 덕분에 모든 장면이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이었죠. 유오성과 임창정의 앳된 듯 앳되지 않은 듯(?)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비트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고소영

개봉 199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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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1998~2009)_최강희, 김규리(김민선), 공효진, 송지효, 김옥빈 등

신인 배우 등용문으로 안방극장에 <학교>가 있다면 충무로에는 <여고괴담>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시리즈의 여고생들을 맡았던 배우들의 라인업은 어마어마했는데요.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 윤지혜, 김규리(김민선), 박예진, 공효진, 이영진, 박한별, 송지효,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오연서까지!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다른 배우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포스팅을 클릭!


<화산고>(2001)_장혁, 신민아 등

스틸컷부터 병맛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공을 주체 못한 경수(장혁)가 무림고수들을 배출한 화산고로 전학 가면서 펼쳐지는 영화인데요.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무협 학원물 영화입니다. 장혁은 이 영화를 위해 절권도를 배워 꾸준히 수련해 지금의 액션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데요. 신민아는 검도부 주장을 맡은 어른스러운 학생으로 등장했습니다.

창가에 서서 장발을 휘날리며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순정만화의 한 장면 같은(ㅋㅋㅋ) 김수로도 출연했고요. (당시 31살이었던...) 권상우, 공효진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화산고

감독 김태균

출연 장혁, 신민아, 허준호

개봉 200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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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2002)_류승범, 공효진, 임은경 등

<품행제로>는 1980년대 문제아들의 이야기입니다. 80년대 복고풍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류승범은 여기서 첫 주연을 맡아 양아치 연기를 차지게 소화했는데요. 네이버에 '품행제로 류승범'을 검색하면 '품행제로 류승범 머리 어떻게 해요?'라는 질문이 수두룩하게 뜹니다. 촌스러운 패션마저 멋으로 만드는 그는 역시 진정한 패피!

또 공효진입니다. 2000년대 초반 하이틴 영화에서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그녀는 요즘 '공블리'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였습니다. <품행제로>에서 여고 짱을 맡아 껌 좀 씹는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당시 류승범과 공효진은 실제 커플이었습니다. 하지만 극 중에서 류승범이 좋아한 캐릭터는 그녀가 아닌 다른 캐릭터였죠. 바로 임은경이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여기 언급된 다른 배우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 비해, 요즘에는 많은 활동을 하지 않아 언제나 하이틴 스타일 것만 같은 배우입니다. 독특한 분위기의 외모로 당시 CF계의 핫한 스타로 떠올랐는데요. 작고 소녀소녀한 느낌 때문에 하이틴 영화에 정말 잘 어울리는 배우였는데 아쉽습니다. <품행제로>에서는 류승범과 러브라인을 만들었죠.

왠지 <나의 소녀시대>가 떠오르는 투 샷 / 감초 캐릭터였던 봉태규도 이 영화에 나왔었죠!
품행 제로

감독 조근식

출연 류승범, 임은경, 공효진

개봉 200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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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2003)_손예진, 조승우 등

<클래식>은 대학생 지혜(손예진)의 현재 사랑 이야기와 30년 전 1968년에 고등학생이었던 그녀의 엄마 주희(손예진)의 사랑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1960년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주 배경이었죠. 이 영화로 손예진은 청순한 첫사랑 이미지의 고유명사 격이 되었는데요.

이 영화는 서울 소녀와 시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소나기>를 꼭 닮았습니다. 조승우는 이 영화에서 마치 <소나기>의 순박하고 순애보적인 남자아이가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이었죠.

한 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왔던(ㅋㅋㅋ) 이기우도 깨알 신스틸러였죠.

클래식

감독 곽재용

출연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개봉 200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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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2004)_권상우, 한가인, 이정진

이 영화도 1978년이 배경입니다. 이제 '복고'는 우리나라 하이틴 학원물의 하나의 패턴처럼 자리잡은 것 같은데요. 권상우는 이 영화로 이전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즈음 권상우는 청춘 영화의 아이콘이자 한류스타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 이 영화에도 남자아이들의 '첫사랑의 아이콘'이 존재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한가인! 그녀는 이 영화로 스크린 밖의 수많은 남자들의 첫사랑의 아이콘이 되었는데요. 1년 뒤 결혼...(!)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죠.

현수(권상우)의 친구이자, 은주(한가인)를 두고 삼각관계를 펼치는 싸움짱 우식은 이정진이 맡았고요. 선도부장으로 이종혁, 단역 조진웅의 풋풋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

감독 유하

출연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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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유혹>(2004)

바야흐로 이 시기는 인터넷 소설이 황금기였죠.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 하이틴 영화 대다수가 인터넷 소설(<내 사랑 싸가지>, <도레미파솔라시도>, <그놈은 멋있었다>)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전혀 10대처럼 보이지 않는 미스 캐스팅으로 혹평을 받았던 것과 달리 <늑대의 유혹>은 풋풋하면서도 오글거리는 감수성을 잘 살려 이 중에서 살아남은 영화입니다. 전국 상영관에서 이 우산씬이 나올 때마다 탄성이 들렸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이 장면은 두고두고 패러디되고, 회자되고 있죠.

두 꽃미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평범한 여주인공 역은 신예 이청아가 맡았는데요. 당시 강동원의 상대역으로 너무 평범한 거 아니냐, 연기 못한다는 말이 많았는데요. (에디터는 평범한 원작 캐릭터에 딱 맞는다고 생각해서 나름 괜찮았는데 말이죠.) 아무튼 당시 여학생들이 대동단결했던 앞머리와 곧 죽어도 저만큼 남겨둬야 했던 옆머리(ㅋㅋㅋ)가 눈에 띕니다.

정작 주인공은 조한선이었지만, 스토리 구조가 철저히 강동원을 위한 영화였던 탓에 큰 주목은 받지 못했었죠. 

늑대의 유혹

감독 김태균

출연 조한선, 강동원, 이청아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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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포 소녀>(2006)_김옥빈, 송하윤 등

왜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에디터가 중학생 때 전교생이 다 함께 교실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요. 그때 교실의 당혹스러운 분위기(ㅋㅋㅋ)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지금 생각해도 파격이었고, 그때 당시엔 더욱더 파격이라 괴작 취급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독특한 촬영기법에 B급 정서를 기반으로 한 4차원적인 내용과 캐릭터, 수위 있는 대사와 에피소드, 뮤지컬 장르 시도 등... 얼짱 출신 김옥빈은 영화에서 원조교제로 가족을 부양하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 역을 맡았었죠.

그리고 드디어 떠서 반가운 얼굴 <쌈, 마이웨이>의 '설희' 송하윤도 이 영화 출신이죠. 당시엔 예명 김별로 다양한 청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서태지와 결혼 후 연기 활동을 접어서 너무 아쉬운 배우 이은성도 출연했습니다.

다세포 소녀

감독 이재용

출연 김옥빈, 박진우, 이켠

개봉 200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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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학교 이티>(2008)_백성현, 박보영, 이민호, 문채원 등

이 캐스팅으로 지금 개봉했다면 어땠을까요? <울학교 이티>는 당시 흥행은 못했지만 박보영, 이민호, 문채원의 신인 때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제작발표회 당시 박광춘 감독은 김수로와 백성현에게만 주목했던 취재진들에게 "제가 하정우 데뷔시킨 감독인데 여기 신인들에게 관심 가져달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이후 이 셋이 빵 떠버렸죠.

박보영은 당시 드라마 <왕과 나> 구혜선 아역으로 등장해 주목받았었는데요. 평소의 맑은 이미지가 돋보이는 모범생 역할을 맡았습니다. 김수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캐릭터였는데요. 이 영화가 그녀의 첫 상업영화 도전작이었습니다.

이민호, 박보영, 문채원이 한 자리에 있는 건 이 영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달려라 고등어>에 이 셋이 함께 출연했으며, 박보영과는 <비밀의 교정>에서도 함께했죠. 백성현은 여리여리한 외모와 달리 최고의 주먹을 가진 반전 캐릭터를 연기했는데요. 그동안 누군가의 아역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이 영화로 하나의 캐릭터, 주연 자리를 맡았습니다.

울학교 이티

감독 박광춘

출연 김수로, 이한위, 백성현, 박보영, 이민호, 문채원, 이찬호, 김성령

개봉 200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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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2009)_정우, 황정음 등

개봉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뒤늦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특히 <응답하라 1994>로 최고 주가를 올리던 정우와 손호준이 함께했던 영화로 이슈가 되었죠. 실제 정우의 학창 시절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 그런지 캐릭터와 배우의 합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황정음은 정우의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역할을 맡았었죠.

바람

감독 이성한

출연 정우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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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2010)_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드디어 2010년대로 넘어왔습니다. 독립영화로서 이례적으로 2만 관객을 돌파했고, 꾸준한 입소문으로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입니다. 10대 남자들의 미묘한 권력관계와 감수성을 잘 잡아낸 영화인데요. 이 영화로 이제훈은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오릅니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어딘지 소년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습니다. 정말 현실 친구 같아 보였던 세 사람의 합이 돋보였던 영화였습니다.

파수꾼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개봉 201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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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타들의 풋풋했던 시절을 돌아보았는데요. 덕분에 20년간의 하이틴 영화들의 계보 정리까지 해버렸네요. 앞으로도 좋은 하이틴 영화들과 그 속에 새로운 라이징 스타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며~ 할리우드 하이틴 영화들이 궁금하다면 이 글도 읽어보시길!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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