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송중기, 김수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무난하고 예상 가능한 질주
★★★
존재는 익히 알았으나 그 실상을 제대로 몰랐던 역사적 상흔을 용기 있게 고발하고 나선 것은 분명한 성취다. 지옥 같은 갱도 안에 갇혔던 인물 개개인에 대한 묘사와 배치도 잘 된 편. 하지만 천만 영화를 향한 의지와 군함도라는 공간을 향한 감독의 작가적 욕망, 역사의식과 극적 재미 사이에서 조금씩 주춤하는 모양새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작진은 역사의 비극을 자칫 스펙터클로 치환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연출가의 개성보다 흥행의 공식이 먼저 보이는 것은 대작 영화를 자처한 <군함도>가 끝까지 안고 가야 할 핸디캡이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부분의 완성도가 전체를 보장하진 않는다
★★★
촬영, 미술, 액션 모두 흠 잡을 데 없다. 역설적이지만 기술적으로 너무 잘 찍은 게 패착이다. 절제하고 줄이고 빼야 할 지점을 찾지 못하고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 애쓴다. 역사와 비극에 대한 성찰보다 액션과 스펙터클의 성취에 마음을 빼앗긴 과잉의 수사. 세 파트의 인물들이 따로 놀다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기계적으로 조립된다. 감독의 개성과 블록버스터의 강박 사이에서 길을 잃은 탈출극. 분명 재미는 있지만 우리가 역사 앞에 바랐던 즐거움은 아니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류승완이 보이지 않는다
★★★
수제 버거를 기대했는데,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을 맛본 느낌이랄까. 프로덕션 디자인은 끝내주지만, 이야기 부피에 비해 주요 캐릭터들이 많다는 인상이 짙고, 개개인의 동선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다른 인물의 사연으로 넘어가면서 편집이 매끄럽지 못한 결점을 남긴다. ‘액션 키드라 불리는 류승완 감독 특유의 장기인 액션도 아쉬움이 남는데, 슬로우 모션 액션이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광경까지 가면 이건 흡사자기색깔과 자기취향에 대한 고집스러움이 시장과 노련하게 만났던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2) <베테랑>(2015)의 행보를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큰 결과물이다.

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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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배드 3
감독 피에르 코팽, 카일 발다 목소리 출연 스티브 카렐, 크리스틴 위그

송경원 <씨네21> 기자
유니콘을 원했는데 염소를 주다니! 아그네스 같은 순수한 아이들은 만족할지 몰라도.
★★☆
벌써 3번째. 이쯤 되면 마음씨 착한 악당이라는 컨셉도 무색해지고 설정도 헐거워지기 마련이다. 세계 최악의 악당에서 세계 최악의 요원이 된 그루의 아이러니한 매력은 오간데 없다. 일루미네이션의 장기인 슬랩스틱의 무한 연쇄로 구멍을 메우려 하지만 그마저 80년대 향수에 기반을 둔, 시대를 잘못 찾아온 코미디 같다. 견디기 힘들 즈음 귀여움으로 세상을 구하는 미니언들이 출동해 영화를 구출하길 반복한다. 하지만 이건 <미니언즈>가 아니라는 게 함정.

슈퍼배드 3

감독 카일 발다, 피에르 꼬팽

출연 스티브 카렐, 트레이 파커, 크리스틴 위그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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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투 송
감독 테렌스 맬릭 출연 라이언 고슬링, 루니 마라, 마이클 패스벤더, 나탈리 포트만

송경원 <씨네21> 기자
낯간지러운 남의 사진첩
★★☆
테렌스 멜릭은 종종 넘치는 정념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뮤지션과 프로듀서, 노래와 얽힌 네 남녀의 연애담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평범하다. 이야기와 사건을 잘라내고 인물의 상태에만 집중하는 카메라는 언뜻 비범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감정을 형상화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흩어진다. 의도는 이해하겠으나 넘치는 독백과 예쁘장한 화면, 멋부른 음악의 조합 앞에 부끄러움은 관객의 몫이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최고들이 모였지만 와닿지 않는다
★★☆
최고의 배우들과 뮤지션들이 출연해 사랑과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이클 패스벤더, 루니 마라, 라이언 고슬링, 나탈리 포트먼, 케이트 블란쳇, 발 킬머의 조합에 이기 팝, 패티 스미스, 레드 핫 칠리 페퍼스, 플로렌스 앤 더 머신 등 뮤지션들의 대거 등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거장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도 유려하다. 다만 사랑과 음악에 관한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가 파편적으로 나열돼 있다 보니 아름다움은 느껴지지만 쉽게 동화되지는 않는다.

송 투 송

감독 테렌스 맬릭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라이언 고슬링, 나탈리 포트만, 루니 마라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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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고양이들
감독 시라이시 카즈야 출연 이하타 주리, 마우에 사츠키, 미치에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세상에서 가장 서글픈 섹스
★★★☆
로망 포르노가 사회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세 명의 여성을 통해 워킹푸어, 히키코모리, 독거노인, 양육 등 현대 일본 사회가 겪는 문제를 진맥한다. 흉악 범죄를 다룬 <흉악-어느 사형수의 고발>(2013), 경찰 비리 스캔들을 소재로 한 <타락경찰 모로보시>(2016) 등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 온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은 인연이나 연고가 없어지는 무연(無緣)사회를 냉철하게 그리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닛캇츠 로망 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고, 닛캇츠의 괴수 캐릭터 갓파가 등장해 의미를 더한다.

암고양이들

감독 시라이시 카즈야

출연 이하타 주리, 마우에 사츠키, 미치에

개봉 2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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