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정말 좋아하지만 책과는 담쌓았다면? 그래도 이 작가들의 이름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소설의 영화화가 잦은 시대지만 몇몇 작가들은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새로운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어떤 작가들이 할리우드 영화계의 'V.I.P.'일까, 그 명단을 만들어봤다.
※ 영화 제목은 네이버 DB를 기준으로 하며 원작 소설의 제목이 크게 다른 경우 따로 기재한다.


작품명만 들어도 무릎 탁!
스티븐 킹 (1947~)
영화화된 소설 : <그것> <미스트> <샤이닝> <스탠 바이 미> 등

이 작가를 목록에서 빼거나 나중에 소개할 수 없다. 집필 활동도, 작품의 영화화도 가장 왕성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공포·스릴러 장르의 대가로 유명하지만 <스탠 바이 미> 같은 성장물이나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같은 드라마 장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쇼생크 탈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개봉 199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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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샤이닝>, <캐리>, <미스트>, <그것>

물론 그의 주무대에선 이름만 들어도 감탄이 나오는 영화들이 줄 서있다. <캐리>, <샤이닝>, <미스트>, <1408> 등등.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이 원작과 많이 달라서 직접 <샤이닝>이란 TV 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다. 앞으로 개봉할 <그것>(과거 제작된 영화는 <피의 삐에로>로 소개됐다)과 판타지 웨스턴이란 독특한 장르의 <다크 타워: 희망의 탑>도 스티븐 킹의 작품이다.


존 르 카레 (1931~)
영화화된 소설 : <트레이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

국내에서 인지도가 다소 낮지만 <트레이터>가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잠시 새치기하겠다. '첩보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로 영화계에서 다시 주목받은 작가다. 실제 첩보원으로 복무했던  존 르 카레는 취재와 탐문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을 그려 첩보소설의 사실성을 더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톰 하디, 게리 올드만,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 콜린 퍼스, 스티븐 그레이엄

개봉 2011 영국, 프랑스,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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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거울 나라의 전쟁>, <콘스탄트 가드너>가 영화화됐지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이후 <모스트 원티드 맨>, <트레이터>가 연이어 영화화됐다. 현재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가 TV드라마로 제작되고 있으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후속작인 <스마일리의 사람들>이 영화화될 예정이다(배우들도 그대로 출연한다고!).

트레이터

감독 수잔나 화이트

출연 이완 맥그리거, 나오미 해리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데미안 루이스

개봉 2016 영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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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딕 (1929~1982)
영화화된 소설 : <마이너리티 리포트> <토탈 리콜> <블레이드 러너> 등

필립 K. 딕은 SF 장르의 최고 대가이자 (러브크래프트와 함께) 불운의 상징으로 통하는 작가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토탈 리콜>('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블레이드 러너>('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라는 걸출한 영화들의 원작자이나, 생전에 정신병을 심하게 앓았기 때문이다.

블레이드 러너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해리슨 포드

개봉 198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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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 <블레이드 러너>

<임포스터>('사기꾼 로봇'), <페이첵>, <스캐너 다클리>, <넥스트> 역시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SF 장르에서 통용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작품으로 꾸준히 제시해 장르 소설의 깊이를 더했다. <높은 성의 사나이>도 드라마로 제작됐으며 <블레이드 러너 2049>도 원작으로 필립 K. 딕을 등록해놨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크루즈

개봉 200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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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 (1955~)
영화화된 소설 : <레인 메이커>, <런어웨이>, <타임 투 킬> 등

1990년대에만 해도 스티븐 킹만큼 익숙한 이름이 존 그리샴이었다. 실제 변호사 출신인 존 그리샴이 쓴 법정소설은 <야망의 함정>('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을 시작으로 줄줄이 영화화됐다. <펠리칸 브리프>, <타임 투 킬>, <레인메이커>처럼 주옥같은 법정 영화들의 토대였다. 2003년 <런어웨이>('사라진 배심원') 이후로는 영화화가 조금 뜸해졌다.

레인메이커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맷 데이먼, 대니 드비토, 클레어 데인즈, 존 보이트

개봉 199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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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 킬> / <야망의 함정>

데니스 루헤인 (1965~)
영화화된 소설 : <미스틱 리버>, <곤 베이비 곤> 등
가라, 아이야, 가라

감독 벤 애플렉

출연 케이시 애플렉, 미셸 모나한, 모건 프리먼, 에드 해리스

개봉 200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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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가 존 그리샴이라면, 2000년대 초반은 데니스 루헤인이라 할 수 있다. <미스틱 리버>를 시작으로 <가라, 아이야, 가라>, <셔터 아일랜드>('살인자들의 섬')가 줄줄이 영화화됐다. 2010년대에 넘어와서 <더 드롭>('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과 <리브 바이 나이트>가 영화화됐지만 국내에는 두 작품 다 미개봉작으로 남았다. 현재 데니스 루헤인은 <더 딥 블루 굿-바이>라는 애니메이션의 각본을 담당하고 있다.

<셔터 아일랜드> / <미스틱 리버>

로알드 달 (1916~1990)
영화화된 소설 : <찰리와 초콜릿 공장>,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마틸다> 등

동화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본인의 색이 가장 강한 작가가 아닐까 싶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멋진 여우씨'). <마틸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내 친구 꼬마 거인'),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가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만 이 정도고, 현지에선 드라마나 TV 영화로도 많은 작품이 실사화됐다. 동화 같은 분위기에도 툭툭 튀어나오는 블랙코미디가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개봉 2005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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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시리즈'로 등극한 영화, 그리고 원작의 작가들
이안 플레밍 (1908~1964)
영화화된 시리즈 : '007' 시리즈
007 스카이폴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랄프 파인즈,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개봉 2012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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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를 얘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이안 플레밍. 그가 만든 007이란 캐릭터는 소설보다 영화로 더 유명하니, 성공적인 영화화의 선두에 설 만하다. 이안 플레밍은 1953년 <카지노 로얄>을 출간한 후 14편의 007 소설을 완성했다.

1962년 <살인번호> 이후 영화 24편이 제작됐고 무사히 55주년을 맞이했다. 최고의 영화 시리즈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하다. 이 시리즈의 최고 장점이 007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가 어떤 배우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니 앞으로도 장수할 시리즈라 해도 좋다.

<스카이폴> / <살인번호>

댄 브라운 (1964~)
영화화된 시리즈 : '로버트 랭던' 삼부작
다빈치 코드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톰 행크스

개봉 200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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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다빈치 코드>가 영화화될 때만 해도 이 영화들이 다 나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 하지만 론 하워드 감독은 댄 브라운의 랭던 시리즈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를 모두 영화화했다(완성도 문제는 둘째 치자).

사실 댄 브라운이 작가로서 역량이 충분한지는 의견이 분분하다(부정적인 의견이 더 우세하다). 그러나 2003년 출간된 소설이 2006년에 영화화될 만큼 그의 작품이 재밌고 흥미롭다는 건 확실하다. 현재 댄 브라운의 소설 중 <로스트 심벌>이 영화화 작업 중이다.


J. R. R. 톨킨 (1892~1973)
영화화된 시리즈 : '중간계' 6부작

존 로널드 로얼 톨킨, 줄여서 J. R. R. 톨킨은 '중간계'의 진정한 주인이다. 톨킨은 동화 같은 <호빗>과 영웅담인 <반지의 제왕>, 사후 출간된 대서사시 <실마릴리온>과 비극 <후린의 아이들>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 대다수의 팬덤이 작품의 이름('셜로키언'·'트레키'·'후비안' 등)을 본땄으나 '중간계' 팬덤은 작가의 이름인 '톨키니스트'이니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톨킨의 사후 작품인 <실마릴리온>은 워낙 방대하고 <후린의 아이들>은 <실마릴리온>의 연장선이자 비극적인 이야기라 영화화가 어려울 것이다. 아들인 크리스토퍼 톨킨이 <반지의 제왕> 실사 영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판권을 내놓지 않고 있으니 아직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톨키니스트'가 건재하고 영화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실마릴리온>을 스크린에서 만날 날도 오지 않을까.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일라이저 우드, 숀 애스틴, 앤디 서키스,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비고 모텐슨, 올랜도 블룸, 존 라이스 데이비스, 빌리 보이드, 도미닉 모나한, 버나드 힐, 미란다 오토

개봉 2003 뉴질랜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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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롤링 (1965~)
영화화된 시리즈 : '해리포터' 시리즈

2000년대 판타지 영화는 신구 조화를 이뤘었다. <반지의 제왕> 삼부작과 <해리포터> 시리즈가 함께 영화로 제작됐으니까. J.K. 롤링은 1997년 출간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총 7편의 시리즈를 만들었고 모두 영화화됐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2011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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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자신의 세계를 굉장히 사랑하는 편이다. 그래서 세계관을 확장하고자 다른 분야로도 작품을 만들었다.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라는 연극으로 후일담을 풀어내고 <신비한 동물사전> 시나리오 집필로 과거사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현재 진행형 판타지 작가라 더욱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 <신비한 동물사전>
국내는 누가 있을까?

국내 작가 중에 '영화화'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는? 아마도 공지영일 것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도가니>라는 흥행작의 원작 소설가니까. 아니면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의 김려령이거나.

공지영 / 최인호

작품의 영화화가 많은 작가는 최인호라고 한다. 젊은 세대들에겐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별들의 고향>, <어제 내린 비>, <바보들의 행진>, <사랑의 조건>, <불새> 등 네이버 DB 기준 20편이 영화화됐다. 그중 각본까지 참여한 작품도 여럿 있고 <깊고 푸른 밤>으로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의 시나리오상도 수상했다.

김영하

지금은 <살인자의 기억법> 원작자인 김영하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그간 <주홍글씨>, <오빠가 돌아왔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 영화와 만나다>의 '비상구'가 그의 소설에서 탄생했다. 그의 작품은 파격적인 내용이지만 문체 또한 독특해서 영화로는 그 맛을 못 살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과연 <살인자의 기억법>이 평가를 뒤집을지 기대된다.

조남주 / 정유정

현재 진행 중인 영화화 작품은 정유정의 <7년의 밤>과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있다. 전자는 7년에 걸친 한 아버지의 복수극이고, 후자는 현 사회에 팽배한 젠더적 불평등을 조망한다. 두 영화 모두 원작이 빼어나단 평을 받고 있으니 기대해볼 만하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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