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성대한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영화제가 2월26일 오후(한국 시간 2월27일 오전)에 열린다. 최고의 화제작은 <라라랜드>다. 이미 수많은 영화제를 휩쓸고 흥행 면에서도 큰 재미를 본 영화는, (<이브의 모든 것>과 <타이타닉>과 마찬가지로)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그 가운데 몇 개의 오스카를 차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기념하며, 이번 VOD 추천선은 현재까지 가장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상위 다섯 작품(11개 수상작들 중 하나인 <벤허>는 제외)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다. 그만큼 작품성은 보장한다는 뜻. N스토어에서 주말동안 특별가로 서비스 되니 기회를 놓치지 말자.



타이타닉
11개!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상영시간 195분 / 제작연도 1997

이 영화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타이타닉>은 영화가 탄생된 이래 가장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은 로맨스다. 1912년 타이타닉호에서 떠돌이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영국 귀족 가문의 딸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짧고도 강렬한 사랑을 그렸다. 최첨단 기술에 날카로운 촉을 발휘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인 만큼, 철저한 고증과 CG 활용을 조합한 타이타닉호와 재난의 이미지가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19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흥행으로 영화산업의 역사를 뒤집어버렸다. <타이타닉>이 차지한 왕좌는 12년 후 카메론의 차기작 <아바타>의 차지가 됐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최다 수상'과 '최다 노미네이트'. <타이타닉>은 두  개의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유일한 작품이다. 1950년작 <이브의 모든 것>에 이어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1959년작 <벤허>에 이어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제작과 연출을 겸했던 카메론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고 무대에서 영화 속 잭의 대사인 "나는 왕이다!"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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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11개!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일라이저 우드, 숀 애스틴, 비고 모텐슨
상영시간 199분(일반판), 263분(확장판) / 제작연도 2003

21세기 가장 뜨거웠던 프랜차이즈 '반지의 제왕'.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며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탄탄히 구축해온 뉴질랜드 출신의 감독 피터 잭슨은, 판타지 문학의 본령으로 추앙받는 J.R.R. 톨킨의 소설을 바탕으로 9시간 18분(확장판 11시간 22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반응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피터 잭슨은 반지원정대가 꾸려지기 시작하는 과정부터 본격적인 여정을 떠나 벌어지는 온갖 에피소드들을 단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그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감독이 직접 세운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에서 관장한 VFX는 지금 봐도 전혀 손색 없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피터 잭슨

1편 <반지 원정대>, 2편 <두 개의 탑>은 각각 기술부문 4개, 2개 부문에 수상하는 데에 그쳤다. 하지만 시리즈의 종지부인 <왕의 귀환>은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모든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6년 만에 <타이타닉>의 타이 기록을 세운 셈. <왕의 귀환>은 역대 작품상 수상작 가운데 첫 번째 판타지 영화였고, (<대부 2>에 이은) 두 번째 속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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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0개!

감독 로버트 와이즈, 제롬 로빈스
출연 나탈리 우드, 리처드 베이머
상영시간 150분 / 제작연도 1961

1957년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기반을 둔 이야기는 뉴욕 슬럼가를 배경으로 이주자 출신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음악 아래, 펼쳐지는 역동적인 안무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청년들이 서사에 중심에 있지만, 활발한 에너지보다는 암울한 시대 분위기가 더욱 도드라진다. <시민 케인>을 편집하고 <사운드 오브 뮤직>, <지구가 멈추는 날> 등 여러 장르영화들을 연출한 베테랑 로버트 와이즈와 원작 뮤지컬의 감독이자 안무가였던 제롬 로빈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제롬 로빈스와 로버트 와이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10개 부문에서 오스카를 따냈다. <벤허>, <타이타닉>, <왕의 귀환>보다 하나 적은 트로피긴 하지만, 뮤지컬 영화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아성을 자랑한다. 로버트 와이즈는 4년 후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도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뮤지컬 영화인 <라라랜드>가 과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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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쉬 페이션트
    9개!

감독 안소니 밍겔라
출연 레이프 파인즈, 줄리엣 비노쉬,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상영시간 162분 / 제작연도 1996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될 즈음, 심한 화상을 입고 국적과 신분을 모두 잃은 환자 알마시(레이프 파인즈)는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불리며 야전병원을 떠돈다. 완전히 몸이 망가진 그는 헌신적인 간호사 한나(줄리엣 비노쉬)에게 과거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마시의 사랑은 불륜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도덕적 잣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사랑의 힘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각자 전혀 다른 매력의 두 여성 주인공 줄리엣 비노쉬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아름다움과 열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레이프 파인즈의 부서질 듯한 눈빛과 몸짓도 잊기 힘들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줄리엣 비노쉬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줄리엣 비노쉬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 모두 노미네이트돼 화제를 모았다. 결과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연상(줄리엣 비노쉬) 등을 포함한 9개 부문 수상. 한편 저명한 프로듀서 사울 자엔츠는 1975년 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84년 작 <아마데우스>에 이어 세 번째로 작품상 오스카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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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9개!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출연 존 론, 조안 첸, 피터 오툴
상영시간 162분 / 제작연도 1987


<마지막 황제>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선통제 푸이가 어려서부터 신해혁명, 만주국의 황제 시절,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쫓아간다. 서사의 담담한 분위기와는 달리, 시각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비주얼이 돋보인다. 중국 정부의 배려로 촬영은 자금성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이 영화의 큰 성공으로 할리우드는 아시아 이미지에 매료됐다.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 미국의 데이빗 번, 중국의 콩 수가 함께 만든 영화음악은 선통제의 다사다난한 일생을 제대로 수식해냈다. 선통제에 대한 미화와 지나친 오리엔탈리즘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한국엔 1988년 개봉돼 그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황제>는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모두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1972년작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감독상에서 고배를 마시고, 15년 만에 <마지막 황제>로 오스카를 차지했다. 그와 함께 수많은 작품을 작업한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는 <지옥의 묵시록>(1979), <레즈>(1981)에 이어 다시 한번 촬영상을, 사카모토 류이치는 음악상을 받았다.
▷<마지막 황제> 바로 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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