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카트>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염정아. 그녀의 신작은 <숨바꼭질>을 연출한 허정 감독의 신작 <장산범>입니다. 목소리로 사람을 홀려 죽음으로 몰아가는 '장산범' 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죠.

1991년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되며 주목받기 시작한 염정아! 이후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제 입지를 차곡차곡 다져나갔습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채로운 캐릭터들에 도전해왔던 그녀! 오늘은 그녀의 에너지가 돋보였던 스크린 속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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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 2004

<테러리스트>, <텔미 썸딩> 등 히트작들에 얼굴을 비쳤으나 그만한 주목을 받진 못했던 그녀. 데뷔 12년 만에 재발견의 칭호를 얻게 됩니다. 그녀의 존재감이 확고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그녀는 수미(임수정), 수연(문근영) 자매의 새엄마 은주를 연기합니다. 은주는 시시때때로 자매를 억압하던 섬뜩한 캐릭터였죠. 팽팽한 긴장감 한가운데 서 있던 그녀. 시종일관 창백한 그녀의 얼굴과 가느다란 몸선이 더욱 빛나던 작품이었습니다. 염정아는 이 영화로 호러 퀸이란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장화, 홍련

감독 김지운

출연 임수정, 염정아, 김갑수, 문근영

개봉 200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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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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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2004

최동훈 감독표 케이퍼 무비의 시작, <범죄의 재구성>엔 염정아가 함께했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서인경은 구로동 샤론스톤이란 별명을 지닌 사기꾼입니다. 남성 캐릭터들 사이에서 묻히지 않고, 농염한 팜므파탈로서의 포스를 뿜어낸 그녀! 섹시하고 고혹적이면서도 때로는 푼수답고 사랑스러운, 본인의 온갖 매력을 녹여낸 다채로운 매력의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염정아는 이 영화로 제25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범죄의 재구성

감독 최동훈

출연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 이문식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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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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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VS여제자, 2004

같은 해 염정아는 180도 다른 모습을 장착한 채 스크린에 돌아옵니다. <여선생 VS 여제자>는 잘생긴 미술 선생님을 사이에 두고 사랑과 전쟁(!)을 펼치는 여선생과 여제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극중 염정아가 연기한 여미옥은 푼수 철부지 노처녀 선생님. 여제자에게 호감남을 빼앗길까 조마조마 고군분투를 펼치는 인물이죠. 여미옥에 빙의한 염정아는 이 작품에서 작정하고 망가집니다. 안면근육을 바삐 움직여 온갖 표정으로 제 감정을 전달하고, 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몸개그를 펼치죠. 전작들의 캐릭터를 거치며 축적되었던 그녀의 센 이미지를 와르르 무너뜨린 작품입니다.

여선생 VS 여제자

감독 장규성

출연 염정아, 이세영, 이지훈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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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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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 2007

<새드 무비>, <소년, 천국에 가다>를 거쳐 그녀가 선택한 작품은 시대성 짙은 멜로. <오래된 정원>은 황석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염정아는 현우(지진희)의 기억 속 첫사랑 윤희를 연기합니다. 윤희는 1980년대 군부독재에 반대하며 도피생활을 하고 있었던 현우를 숨기고, 짧은 기간 동안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인물이었죠. 새침하면서도 밝고, 제 할 말만은 똑부러지게 전하던 씩씩한 여인. 보다 성숙해진 그녀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염정아는 이 작품으로 제4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합니다.

오래된 정원

감독 임상수

출연 염정아, 지진희

개봉 200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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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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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2009

<전우치>는 염정아의 특별출연작입니다. 분량은 적지만 임팩트만은 다른 캐릭터 못지않았죠. 그녀는 발연기 장착한 여배우를 연기합니다. 본인의 코디네이터인 서인경(임수정)에게 심통이란 심통은 다 부리는 본격 밉상 코믹 캐릭터였죠. 자신의 벤에 치여 쓰러진 전우치를 향해 뭐야, 저 미친X, 오밤중에 한복 입고 저 미친X 맞지!” 속사포 대사를 읊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전우치

감독 최동훈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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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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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2014

2011년 <로열 패밀리> 이후 주로 드라마에 집중하던 그녀는 부지영 감독의 <카트>로 스크린에 복귀합니다.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는 5년 동안 벌점 하나 없이 온갖 연장근무도 꿋꿋이 버텨온 선희. 정규직 전환을 앞둔 그녀에게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가 떨어지고, 그녀는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간 도회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그녀에게 수더분한 소시민 선희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을 터. 건조한 표정으로 바코드를 찍는 모습부터, 절박한 심정으로 물대포에 맞서는 모습까지. 맨얼굴의 선희는 그녀 내면에 응축되어있던 에너지를 맘껏 쏟아낸 캐릭터였습니다. 그녀는 이 영화로 제51회 백상예술대상의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합니다.

카트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개봉 201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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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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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2017

범죄, 코미디, 멜로, 드라마… 온갖 장르를 거쳐 그녀가 다시 돌아온 곳은 공포 스릴러. <장산범>에서 그녀는 도시에서 장산으로 이사 온 주부 희연을 연기합니다. 희연은 아들을 잃은 상처를 지닌 인물이죠. 그녀의 앞에 실종된 아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녀(신린아)가 등장하면서부터 기이한 긴장이 관객들을 조여오기 시작합니다. 예민과 불안에 휩싸인 날선 얼굴부터 따뜻한 모성애를 담은 얼굴까지, 염정아가 축적한 연기 스펙트럼의 너비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죠.

장산범

감독 허정

출연 염정아, 박혁권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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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는 이후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 <도청>(가제)으로 스크린에 찾아올 예정입니다. <범죄의 재구성> 속 인경보다 더 멋진 캐릭터를 기대해봐도 좋겠네요. 무엇 하나 최고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의 매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캐릭터들! 혹여나 리스트에 언급되지 않아 아쉬운 캐릭터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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