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터 노인까지, 영화 속에 한 인물의 일대기를 고대로 담아내는 배우들! 두 얼굴을 동시에 담아내는 배우들의 비주얼을 보는 것도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특수분장의 힘을 빌려 노인으로 변신한 배우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
이정재 <암살>_염석진 역
<암살>에서 이정재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을 연기합니다. 친일파 강인국과 사령관 카와구치를 타깃으로 삼은 암살단의 리더 격인 인물이었죠. 영화 후반부에는 세월이 흘러 늙은 노인이 된 염석진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를 위해 무려 15kg를 감량한 이정재! 그는 법정의 노출신(!)을 위해 원래 있던 근육을 빼야만 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체중을 감량했죠. 앙상한 팔과 목, 볼록 나온 아랫배는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박해일 <은교>_이적요 역
노인 분장에서 빠질 수 없는 배우, 바로 박해일이죠. 그는 <은교>에서 노시인 이적요로 변신했습니다. 실제 본인의 나이보다 두 배나 많은 노인을 연기해야만 했던 그! 특수분장의 힘을 빌려 자연스러운 비주얼을 선보이며 극의 몰입감을 높여주었는데요.
모두 박해일의 인내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얼굴, 목, 손 등에 실리콘을 붙여야 하는 한땀한땀 특수분장! 그의 분장엔 무려 8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분장을 해체하는 데에는 2시간 가량 걸렸다는 후문..(ㅠㅠ)
군데군데 붙인 실리콘에 부작용이 일어나면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고, 촬영 내내 꾸준히 알레르기 약을 복용했다고 하네요. 매번 모두가 잠든 새벽부터 나와 노인으로 변신하던 박해일! 캐릭터에 대한 그의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진웅 <아가씨>_코우즈키 역
코우즈키는 히데코의 후견인이자 이모부였죠. 히데코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며, 재산을 위해 조카와의 결혼을 꿈꾸는(!) 악독한 노인이었습니다. 조진웅 역시 노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무려 18kg를 감량했다는 사실!
노인 분장은 조진웅의 피부에 직접 그려넣었습니다. 여름에 촬영을 진행한 <아가씨>! 분장의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라 실리콘을 붙이는 기법 대신 페인팅 기법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그의 짙고 긴 눈썹은 캐릭터의 외골수적이고 편집광적인 면을 반영한 결과물입니다.
조성목 <두근두근 내 인생>_아름 역
<두근두근 내 인생>의 진짜 주인공! 아름은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이 걸린 소년이었습니다. 이 영화로 데뷔를 치른 아역 배우 조성목! 80세 노인의 얼굴을 한 16세 아이를 연기하기 위해 매번 특수분장을 해야 했습니다.
매 촬영마다 분장 4~5시간, 지우기 1시간 반을 버틴 이 배우! 그의 분장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분장 전문가 그렉 케놈이 진행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동일한 재료로 같은 공정을 거쳐 80세 노인의 얼굴을 한 아이를 만들어냈죠.
김윤진 <시간위의 집>_미희 역
가족을 죽였단 오해를 받고 수감생활을 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진짜 범인을 파헤치는 미희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 김윤진은 미희의 1992년, 2017년을 동시에 표현해내며 노인 분장을 소화!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는데요.
그녀 역시 매번 3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을 견뎌냈습니다. 얼굴 전체에 풀칠을 하고 드라이로 말려 노인의 주름을 표현해냈죠. 생각만 해도 건조한 기분! 김윤진은 제품을 여러 번 덧바를 때면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재영 <이끼>_천용덕 역
정재영 역시 충격과 공포의 노인 분장을 소화해냈습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끼>에서 악역 천용덕을 연기한 그! 70세 노인을 연기하는 데다, 원작의 팬층이 워낙 두터워 부담을 느낄 만한 역할이었죠.
총 4시간이 소요된 그의 특수분장! 캐릭터의 머리가 2/3 이상 벗겨져 있었기 때문에(...) 정재영은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습니다. 매일 스스로 머리를 면도하는 건 기본! 촬영 현장에선 늘 수염과 실리콘을 붙이고 있던 상태여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고 하네요.(ㅠㅠ)
송강호 <청출어람>_스승 역
<청출어람>은 박찬욱, 박찬경 형제 감독의 단편 영화입니다. 송강호는 판소리 스승을 연기하죠. 아침 6시부터 촬영이 진행되었다는 이 영화! 송강호는 매번 새벽 2시부터 분장을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그를 백발 노인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은교>의 분장팀이 함께했죠.
송강호 <사도>_영조 역
송강호의 백발 영화 하나 더! 바로 <사도>입니다. 그는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이는 비극의 아버지 영조를 연기했죠. 아들을 떠나보낸 후,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백발의 영조! 특수분장은 물론,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 70대 노인 영조가 탄생했습니다.
얇은 막을 겹쳐 붙여 노인의 피부를 만들고, 그 위에 수염을 하나하나 덧붙이는 작업까지! 총 4시간이 걸렸는데요. 분장 수정이 잦아질 걸 고려해 접착력이 가장 강한 기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뿐인가요? 목소리에도 큰 변화를 주었죠. 매일 아침 숙소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성대를 긁었다는 송강호! 짙은 회한이 담긴 노년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관객들은 극에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설경구 <나의 독재자>_성근 역
김일성의 대역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정말 김일성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인물 성근을 연기한 설경구! 이 역으로 노인분장에 도전했습니다. 분장팀은 '설경구가 노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에 김일성의 외적 특징을 추가해 분장을 진행했는데요.
얼굴, 목 등에 두터운 보형물을 덧붙이고 손의 세세한 주름을 살리는 데, 꼬박 5시간이 걸린 그의 특수분장! 실리콘이 덧입혀진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건 무척 힘들지만, 그마저도 씹어먹던 설경구의 연기력에 모두가 감탄했다는 후문이 있죠!
<나의 독재자> 촬영 당시, <은교>에서 노인분장을 겪었던 박해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설경구! 촬영이 진행될수록 특수분장의 낯선 감촉 탓에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그는 결국 후속작에서...!
설경구 <살인자의 기억법>_병수 역
분장도 CG도 필요 없는, 정말 늙어버린 모습으로(ㅠㅠ) 나타났죠.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젊은 시절 병수와 50대 후반의 병수를 함께 연기하는 그! 체중 감량은 물론, 수분 조절, 탄수화물 금식, 과한 운동을 겸하며 나이 든 모습의 본인을 만들어냈습니다. 늙음을 창조해낸 그, 정신력이 대단하네요!
지금까지 특수분장의 힘을 빌려 노인을 연기한 배우들을 (이라 쓰고 인내심 강한 배우들이라 읽는다) 알아보았습니다~ 그들의 정신력에 박수를 보내며! 혹시나 리스트에 언급되지 않아 아쉬운 배우들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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