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은 웃기 위해서 코미디 영화를 봅니다. 관객들을 웃게 해야 하는 코미디 영화의 경우 배우의 연기가 더 능청스럽거나 센스 있어야 하는 편이죠. 그래서 코미디 영화로 성공한 배우들은 때때로 '코미디 전문'이란 이미지를 쉽게 벗지 못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로 돌아온 벤 스틸러처럼 진지한 연기 또한 제대로 소화해낸 코미디 배우들과 해당 영화들을 만나볼까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감독 마이크 화이트

출연 벤 스틸러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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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스틸러
출세작: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입증작: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벤 스틸러는 <메리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트 페어런츠>로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는 캐릭터'로 확고한 코미디 입지를 다졌습니다. 자신이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쥬랜더>는 그 코미디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고요. 벤 스틸러는 연기 변신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대신, 자신의 캐릭터를 정극으로 확장시킵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일상 속 말도 안 되는 상상을 꿈꾸는 소시민으로 따듯한 시선을 그려냈고, 노아 바움백 감독의 <위아영>에선 나이를 먹어가는 자신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조쉬 역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에서도 잘나가는 동창들에게 질투를 느끼고 아들에게 위로를 받는 등 그만의 '평범한 소시민' 캐릭터가 더욱 빛날 듯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틴 위그, 숀 펜, 아담 스콧, 셜리 맥클레인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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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카렐
출세작 : 브루스 올마이티
입증작 : 폭스캐처 

'표정 천재' 짐 캐리 이상의 표정 연기. <브루스 올마이티>의 최고 수혜자는 스티브 카렐이었습니다. 신의 능력을 받은 짐 캐리가 스티브의 얼굴을 가지고 노는 장면은 영화보다 더 인기였죠. 이후 첫 주연작인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와 미드 <더 오피스>가 성공하면서 코미디 장르의 천재임을 입증했습니다. 스티브 카렐은 이 이미지가 고착되기 전 정극에 도전합니다. 그는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냉소적인 프랭크 역을 맡아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줬고, <댄 인 러브>,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같은 코미디가 곁들여진 멜로 등으로 이미지를 확장시켜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폭스캐처>로 역대급 연기를 펼칩니다. 존 듀폰의 뒤틀린 내면을 오로지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표현하고, 이듬해 <빅쇼트>에서도 빼어난 연기로 정극 배우로서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합니다.

폭스캐처

감독 베넷 밀러

출연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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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
출세작 : 에이스 벤츄라
입증작 : 트루먼 쇼

'코미디'와 '배우'. 짐 캐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거머쥔 사람입니다. <에이스 벤츄라>와 <마스크>, <덤 앤 더머>. 1994년은 짐 캐리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그의 연기 변신은 과감했습니다. <배트맨 포에버>에서 광기 어린 리들러를 연기하더니 <라이어 라이어> 다음으로 <트루먼 쇼>를 선택했죠.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만으로 변신한 <맨 온 더 문>과 매카시즘의 여파를 그린 <마제스틱>으로 '고무얼굴'이 '천의 얼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죠. 그리고 <이터널 션샤인>과 <넘버 23>으로 장르의 폭도 넓혀나갑니다. 썩 좋지 않은 흥행 성적에 다시 코미디 계열로 돌아오지만,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이나 <트루 크라임> 등 그의 연기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트루먼 쇼

감독 피터 위어

출연 짐 캐리

개봉 199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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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블랙
출세작 :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입증작 : 킹콩

'톰 형' 톰 크루즈에 이어 형이란 작위(?)를 얻은 '잭 형' 잭 블랙입니다. 이미 그의 '흥'은 온 국민들에게 알려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그의 필모그래피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로 가득합니다. 사실 잭 블랙은 <데드 맨 워킹>, <더 팬>, <자칼> 등에 출연한 후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와 <스쿨 오브 락>의 대성공으로 코미디의 재능을 꽃피웠죠. 그런 유쾌한 모습 위에 여전히 색다른 얼굴을 할 수 있단 걸 보여준 영화는 <킹콩>입니다. 영화감독 칼 던햄으로 출연한 그는 웃음기 없이 열정적이면서 기회주의적인 인물을 그렸습니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초기작 <마고 앳 더 웨딩>에도 출연해 자연스러운 코믹함의 끝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킹콩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나오미 왓츠, 잭 블랙, 애드리언 브로디

개봉 2005 뉴질랜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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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출세작 : 도성
입증작 : 장강 7호

연기 잘하는 배우가 아무리 많아도 주성치는 코미디 분야의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도성>, <도학위룡>, <서유기> 2부작 등 주성치의 코미디는 '주성치'란 장르를 따로 구축한 느낌이죠. 사실 그에겐 연기 변신이라고 할 만한 지점이 없습니다. '루저의 대표'란 별명처럼 언제나 코미디에 녹아날 수 있는 그만의 캐릭터를 꾸준히 만들어왔으니까요. 하지만 현재까지 마지막 출연작인 <CJ7 - 장강7호>의 아버지 역을 보면 그가 해왔던 연기와는 결이 다릅니다. 여전히 코믹하면서도 그 애환은 좀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사실 그에겐 '입증'이란 단어보다 '완결 지었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CJ7 - 장강7호

감독 주성치

출연 주성치, 서교

개봉 2008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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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로건
출세작 :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입증작 : 우리도 사랑일까

동그란 눈에 뽀글 머리, 낮고 굵은 목소리로 터뜨리는 웃음. 세스 로건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를 비롯해 어딘가 얼빠진 남자를 연기하면서 코미디 장르에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영화에서도 늘 부각되는 절친 제임스 프랑코와 함께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를 찍기도 하고 잭 블랙과 <쿵푸 팬더>에서 만나기도 했죠. 그가 배우로 두각을 드러낸 건 2011년입니다. <50/50>에서 조셉 고든 레빗과 쿵짝을 맞추기도 하고,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미셸 윌리엄스의 다정한 남편이 돼 관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남겼죠. 여전히 코미디 장르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의 스티브 워즈니악 역으로 호연을 보여주기도 하니, 눈여겨볼 만한 배우입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감독 사라 폴리

출연 세스 로건, 미셸 윌리엄스

개봉 2011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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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 힐
출세작 : 슈퍼배드
입증작 : 머니볼

얼굴부터 체형까지, 둥글둥글한 이미지의 조나 힐은 과장된 것보다 어딘가 '빙구미'가 넘치는 역할로 코미디를 펼쳐왔죠. <억셉티드>, <슈퍼배드> 같은 너드는 조나 힐에게 딱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사이러스>와 <머니볼>로 정극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21 점프 스트리트>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배우로 떠올랐습니다. 본인은 코미디가 더 흥미 있는지 <22 점프 스트리트>·<소시지 파티> 등 코미디의 비중이 높지만, 구스 반 산트 감독의 <Don’t Worry, He Won’t Get Far on Foot>에 출연 예정이니 이번에도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지 않을까요?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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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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