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골든 서클
감독 매튜 본 출연 태런 에저튼,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송경원 <씨네21> 기자
속편이 피해가야 할 지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지르밟는 난감함. 혹은 패기.
★★☆
전작의 기발함은 2번 만에 식상해졌고 말이 안 되는 상황을 말이 되게 만들려고 애쓰다보니 전체적인 설득력도 증발했다. 장르를 비트는 잔재주, 쉴 새 없는 농담, 높은 수위의 표현 등 전작의 장점들이 고스란히 악재가 되어 반동처럼 되돌아온 속편의 한계. 킹스맨다운 액션과 재기 넘치는 표현들은 여전하다. 간간히 즐길 여지도 충분히 있다. 다만 볼륨을 높인다고 소리가 마냥 좋아지는 게 아니다. 그나마 엘튼 존 하나는 건졌다는 게 이 영화 최대의 장점이자 최고의 비극.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잘난 형을 둔 아우의 운명
★★★
절대평가를 하자면 나쁘지 않다. 오락영화로서의 매너는 지키는 작품이다. 그러나 모두가 주지하는 바, <킹스맨: 골든 서클>1편과의 상대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운명의 작품이고 그랬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액션 완성도가 준수하나 1편의 교회 신같은 시그니처 액션이 딱히 잡히지 않고, OST 선곡도 탁월하긴 하나 이전처럼 감각적이진 않다. 미국 지부로 무대를 넓히면서 캐릭터가 다양해졌지만, 그 과정에서 밀도감 없이 휘발돼버리는 캐릭터들도 난립한다. 이 시리즈 최고의 무기인 ‘B급 유머1편에서 워낙 높은 수준을 구사했으므로 발전이 더딘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날이 무뎌지면서 킹스맨만의 매력을 많은 부분 상실한 건 애석한 일이다

킹스맨: 골든 서클

감독 매튜 본

출연 태런 에저튼, 줄리안 무어, 콜린 퍼스

개봉 2017 영국, 미국

상세보기

우리의 20세기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아네트 베닝, 엘르 패닝, 그레타 거윅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은 권태와 경이로움으로 가득히
★★★☆
마이크 밀스의 전작 <비기너스>(2010)와 마찬가지로 감독의 자전적 사연에서 출발했으되 이는 결국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기 직전이었던 1970년대 후반 미국을 탐구하는 시선이 된다. 이를 특정 사건이 아니라 개인이라는 역사와 관계라는 복잡한 우주를 통해 성의 있게 들여다보는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떤 시대를 살더라도 삶은 유한하고, 크고 작은 권태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며, 인생의 방향과 가치에 대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관계들로 채워진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 캐릭터가 매 장면 또렷하다. 그들은 이 영화 안에서 진정 살아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허투루 소비되는 캐릭터가 없다
★★★☆
70년대를 배경으로 나이와 세대와 성별이 다른 5명의 인물을 다룬 이 영화에는 그들 각자의 문화적·정치적·사회적 취향에 대한 예민한 시각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것이 관객을 소외시키지 않는다. 그들이 살아간 각기 다른 ‘20세기에는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허투루 소비되는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건 이 영화 최대의 미덕. 인생은 사소한 점들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간관계란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으며 성장해 간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잊고 사는 진실을 새삼 알려준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삶의 가치
★★★
아네트 베닝, 그레타 거윅, 엘르 패닝 등 여성 배우들의 적절한 연기가 영화를 지탱한다. 각 세대별로 다른 삶의 가치와 그 영향 속에서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담이다.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야기는 힘을 잃지 않고 전진한다.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스토리다. 단순한 노스탤지어에 머물지 않고, 미국 현대사를 미시적으로 조망하는 역사적 관점을 지닌다.

 

우리의 20세기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엘르 패닝, 빌리 크루덥, 그레타 거윅, 아네트 베닝, 루카스 제이드 주만

개봉 2016 미국

상세보기

땐뽀걸즈
감독 이승문 출연 이규호, 김현빈, 박혜영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내 인생에도 가져보고 싶은 순간들
★★★☆
찍는 대상을 향한 예의와 배려 그리고 친밀감까지 차곡차곡 담은 말간 다큐. 이것은 땐뽀반 학생들을 이끌고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와도 일맥상통한다. 말하자면 이 영화의 카메라는 이런 태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난생처음 열심히 하고픈 무언가였을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아이들의 땀과 다정한 선생님의 배려로부터 빚어진 따뜻한 기운을 선물 받는 85. 학창시절 모든 이들의 기억에 이런 시간이 존재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일단 다 차치하고, 보고 나면 기분이 다 상쾌해진다.

땐뽀걸즈

감독 이승문

출연 이규호, 김현빈, 배은정, 박혜영, 박지현, 박시영, 심예진, 김효인, 이현희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다시 태어나도 우리
감독 문창용, 전진 출연 파트다 앙뚜, 우르갼 릭젠

이화정 <씨네21> 기자
옴짝달싹 물러날 곳 없는 운명. 슬픔 속 그럼에도 미소
★★★
환생한 고승, 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린포체는 분명 흥미로운 소재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호기심으로 소재를 이용하는 시선을 거두어 들인다. 영화는 린포체의 존재 여부에 대한 어떤 의문을 제기하는 대신, 그저 어린 소년 앙뚜, 린포체로 태어나 그 삶을 견디는 소년을 천천히 지켜본다. 인도 라다크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광활한 풍경, 물러날 곳 없는 운명 속에서 그를 지켜주는 스승의 헌신. 설명할 수 없는 이 둘의 관계에 마음을 뺏긴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종교를 넘어선 인간의 모습
★★★★
티벳 불교의 린포체’(환생한 고승)를 모티브로 한 종교 다큐멘터리처럼 보이지만, 소년 앙뚜와 노스승 우르간의 긴 세월에 걸친 동행은 인간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한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그들이 티벳으로 찾아가는 여정은 이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풍경. 설원을 가로지르는 고행과 구도의 길은 속세의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문창용, 전진 감독이 8년에 걸쳐 촬영한 800시간을 95분으로 압축한 작품.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믿고 의지하며 끝내 하나가 되는 동행
★★★
고승이 환생한 린포체(살아있는 부처)인 앙뚜. 진정한 린포체가 되기 위해선 전생의 제자들이 자신을 찾아와야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사람들의 믿음이 희미해져가지만 스승 우르간은 린포체를 믿고 헌신한다. 티벳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여정과 일상을 그린 다큐멘터리. 인물의 사연을 친절히 설명하고 이후 고요한 일상의 풍경을 오래도록 함께한다.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아름다운 풍광이 모든 빈자리를 채운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

감독 문창용, 전진

출연 파드마 앙뚜, 우르갼 릭젠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해피 버스데이
감독 요시다 야스히로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하시모토 아이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태어나서 다행이야
★★★☆
세상에 태어났음을 축하하는 생일카드만큼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메시지도 없다. 10 세상을 떠난 엄마가 매년 성장하는 딸에게 보내오는 통의 편지는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인생은 결코 생각대로 되지 않고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있지만 그때마다 만족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라고 말이다. 힘을 라는 대사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전형적인 일본 가족 영화지만 신파로 빠지지 않고 청량한 화법으로 가족애를 이야기한다.
 

해피 버스데이

감독 요시다 야스히로

출연 하시모토 아이, 미야자키 아오이

개봉 2016 일본

상세보기

분장
감독 남연우 출연 남연우, 안성민, 홍정호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안다고 속단하지 마라
★★★☆
두꺼운 분장아래 숨은 민낯’, ‘이해라는 말로 착각되어지는 오해들에 대한 이야기. ‘이해라는 말이 정황과 관계 속에서 얼마나 무력하게 뒤집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성소수자 인권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이라고 옹호하던 주인공은 막상 그것이 자기 일로 닥치자, 위선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이 무대와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는 주인공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남연우가 연출-각본-연기 13역을 했다. 눈여겨봐야 할 배우가 등장했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얼굴은 어떤 분장을 하고 있습니까
★★★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던 배우가 소수자 연극에 출연하면서 자신이 위선이라는 분장을 두르고 있었음을 처절히 깨닫는다. 타인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섣부르고 자기기만적인 행동인가를 배우의 맨얼굴을 통해 보여준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소 직접적이고 거칠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가식 없이 들추는 영화의 진심만큼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분장

감독 남연우

출연 남연우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감독 로저 로스 윌리엄스 출연 오웬 서스킨드,론 서스킨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누군가의 디즈니 월드
★★★☆
자폐 증세를 겪던 오웬 서스카인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인생을 알아간다는 이야기. 다큐멘터리지만, 실화 영화 같은 극적 요소와 주인공의 내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부분이 결합된다. 장애를 겪고 있는 한 인간이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야기면서, 동시에 그를 세상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한 가족들의 긴 세월에 걸친 노력이 감동을 준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닫힌 세계를 잇는 통로, 마음을 전달하는 통역
★★★
3살 무렵부터 자폐 증상을 겪은 오웬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오웬은 흑백과 선악이 분명한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가족과 학교로부터 독립을 준비하는 23살 오웬의 날갯짓. 가만히 지켜보고 옆에서 북돋아주는 가족과 주변의 세심한 배려가 인상적이다. 성장에 목 매지 않는 변화의 기록들. 디즈니도 고전 작품들의 사용을 흔쾌히 허락했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은 기다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감독 로저 로스 윌리엄스

출연 오웬 서스킨드, 론 서스킨드

개봉 2016 미국, 프랑스

상세보기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