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2049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송경원 <씨네21> 기자
올타임 베스트가 태어나는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기쁨
★★★★★
진짜가 나타났다. 1982년작의 질문을 이어 받되 독자적인 길을 걷는 영리한 속편.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서 진짜와 허상의 경계, 영혼의 탐색까지 질문의 범주를 넓히면서, 깊이도 잃지 않는다. 오리지널의 영혼을 담은 눈빛에 우리의 기억마저 특별해진다. 느리고 장중한 호흡, 이미 봤던 상상력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본래 좋은 질문은 반복되어도 생기를 잃지 않는다. 철학적 상상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스타일의 승리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컨택트>가 연습으로 보일 정도로 드니 빌뇌브의 재능을 집대성한 마스터피스. 감정마저 시각화하는 이미지, 미니멀한 연출, 압도하는 미술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전설의 확장
★★★☆

복제인간을 통해 정체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SF 장르의 레전드로 자리잡은 <블레이드 러너>(1982)가 한 세대 만에 속편으로 이어졌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는 더욱 확장되고, 영화는 장르적 쾌감보다는 전작이 지닌 테마를 확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런 이유에선지 영화의 흐름은 다소 느리지만 근원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은 여전히 흥미롭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미장센은 황홀하나 영화적 감흥은 뭔가 아쉬운
★★★☆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작품의 후속편으로서 그 부담을 잘 받아친 방어율 높은 작품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전작처럼 시간을 견뎌 ‘걸작’으로 남을지에는 회의적이다. 장면 하나하나에서 놀라운 기품과 세공술을 보여주는 영화는 그래서 뭔가 ‘엄청나다’는 감흥을 내내 투척하지만, 그것이 연쇄적으로 작용해서 이야기에 탄력을 부여하기보다는 독자적인 매력에서 멈추는 느낌이 있다. 미장센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전체적인 영화적 감흥이 좀 평면적이란 인상이다. 물론, 릭 데카드(해리슨 포드)와 레이첼(숀 영)까지 불러 세운 영화를 원작 팬이라면 안 볼 이유가 없다.

블레이드 러너 2049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개봉 2017 영국, 캐나다,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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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부활자
감독 곽경택 출연 김래원, 김해숙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이토록 많은 무리수들
★☆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각색한 작품. 독특한 것과 허무맹랑함은 어쩌면 한끗 차이다. 창의적인 소재가 될 수 있었던 <희생부활자>는 그러나 이야기를 구체화시켜나가는 상상력의 빈약함으로 인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90분 내내 겉돈다. 많은 것을 담아내고 싶었던 연출의 욕심에 많은 것들이 희생됐다. 결과적으로 원작의 장점도, 미스터리 스릴러물로서의 매력도, 지독한 모성애도 살리지 못한 어중간한 지대에서 서성일 뿐이다.

희생부활자

감독 곽경택

출연 김래원, 김해숙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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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후쿠시 소우타, 고마츠 나나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추억을 돌이키는 시간 로맨스
★★★
일본에서 인기를 끈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동명 연애 소설을 원작으로 한 감성 로맨스. 과거와 미래, 반대 방향의 시간대를 살아가는 연인이 스무 살 시점에 만나 30일 동안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의 풋풋하고 밝은 정서를 이어가지만 사랑을 고찰하는 결정체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그럼에도 청춘스타 고마츠 나나의 매력만큼은 하얀 겨울눈처럼 눈부시게 빛난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후쿠시 소우타, 고마츠 나나

개봉 2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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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감독 니키 카로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다니엘 브륄

송경원 <씨네21> 기자
다 알고 있어도 빠져든다
★★★
1939년 나치의 침공을 받은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을 운영하던 부부는 게토의 유대인들을 동물원에 숨겨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이앤 애커먼이 전기를 썼고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엄혹한 상황 속 생명의 존귀함을 알린 이야기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다만 많은 에피소드와 인물을 골고루 챙기다보니 정작 주목했으면 하는 안토니아의 행적에 대한 대한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가려지지 않는 제시카 차스테인과 요한 헬덴베르그의 존재감.

주키퍼스 와이프

감독 니키 카로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다니엘 브륄

개봉 2017 체코,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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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엔젤
감독 해리 클레븐 출연 플뢰르 제프리어, 엘리나 로웬슨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보이지 않는 사랑이 보인다
★★★☆
투명인간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몸이 보이지 않는 소년과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의 사랑은 순결함에서 출발해 성숙함으로 나아간다. 소년의 관점에서 연출한 1인칭 촬영 기법을 통해 주인공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다. 점점 희석되어가는 사랑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영화적 체험이다. 브라질 가수 카에타누 벨로주가 부른 ‘So in love’가 사랑의 온도를 높이는 러브송으로 흘러나온다.

나의 엔젤

감독 해리 클레븐

출연 엘리나 로웬슨, 플뢰르 제프리어, 한나 부드로, 마야 도리, 프랑소와 빈센텔리

개봉 2017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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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
감독 르노 페리, 아노드 루베 출연 엘리오 게르마노, 제레미 레니에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신과 함께
★★☆
성 프란치스코에 대한 전기영화가 아니라, 그가 이끌던 ‘작은 형제회’와 그의 조력자였던 엘리야의 이야기다. 신의 뜻을 순수하게 따르려는 이상적 신앙과, 교황청을 중심으로 한 세속적 제도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당시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는다. 가톨릭 신도라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작품. 신도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의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

감독 르노 페리, 아노드 루베

출연 엘리오 게르마노, 제레미 레니에

개봉 2016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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