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 걸~♪...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 OST의 한 소절이 생각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서로를 보지 못하면서도 사랑에 빠져 더욱 애틋한 로맨스 영화 다섯 편을 모아봤습니다. 이 영화들을 보고 나면 사랑에 있어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미래를 걷는 소녀 - 도쿄 걸>
감독 코나카 카즈야
출연 카호, 사노 카즈마
제작연도 2008년

100년의 시간을 초월한 로맨스 영화입니다. 지진이 나는 바람에 미호(카호)가 떨어뜨린 폰이 시공간 연결통로 '웜홀'을 통과해 100년 전인 1912년 토키지로(사노 카즈마)에게 전달됩니다. 둘은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죠. 만날 순 없지만 실시간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같은 장소를 거닐며 데이트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세밀한 편집이 돋보입니다. 더불어 폰 충전기가 없는 1912년이기에 토키지로의 폰 배터리가 한칸 한칸 닳을 때마다 긴장을 불어넣죠. 가게 주인 할머니가 미호에게 말한 "아리가또"를 염두해두는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미래를 걷는 소녀

감독 코나카 카즈야

출연 카호, 사노 카즈마

개봉 200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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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제작연도 2013년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사랑이 가능할까요? 어쩌면 머지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와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사랑을 다룹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극 중 테오도르를 연기했습니다. 아무런 감정 없이 남의 연애 편지를 대필하던 자가 인공지능에게 호감을 느끼는 모순적인 과정이 잘 드러난 캐릭터입니다. 공허한 삶을 살던 테오도르가 실체가 없는 존재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세밀한 감정선에 집중하는 영화입니다. <그녀>는 스파이크 존즈가 각본, 연출을 맡았으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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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엔젤>
감독 해리 클레븐
출연 플뢰르 제프리어, 엘리나 로웬슨, 마야 도리
제작연도 2017년

최근 개봉한 <나의 엔젤>에는 특이하게도 투명인간이 등장합니다.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는 촉각과 후각으로 투명인간 소년의 존재를 알게 되고 둘은 친구에서 연인이 됩니다. 둘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소녀는 소년을 볼 수 없고, 관객들은 소년을 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가는 소녀 마들렌을 바라보는 소년의 1인칭 시점으로 영화는 내내 진행되는데요, 아름다운 영상미가 온기를 더합니다. 소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숨결과 목소리로 세밀한 감정을 표현해내죠. 마들렌의 어린 시절 역을 맡은 한나 부드로, 십대 시절 역의 마야 도리, 성인 역의 플뢰르 제프리어까지 신인 배우들의 등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나의 엔젤

감독 해리 클레븐

출연 엘리나 로웬슨, 플뢰르 제프리어, 한나 부드로, 마야 도리, 프랑소와 빈센텔리

개봉 2017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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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애>
감독 이현승
출연 이정재, 전지현
제작연도 2000년

1999년을 살고 있는 은주(전지현)와 1997년을 살고 있는 성현(이정재)을 이어주는 건 우편함입니다. 둘은 2년의 시간 차를 두고 이마레라는 집에서 같이 살고 있으며 편지로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은주의 연애 고민도 들어주고 성현의 아버지에 대한 사실을 미래의 은주가 알려주기도 하면서 둘은 차곡차곡 호감을 쌓아갑니다. 전지현은 '어느 날 갑자기 울고 싶은 날'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했을 정도로 <시월애>는 서로의 엇갈림이 안타까운 영화입니다. 쓸쓸한 사랑이 관객의 마음을 잡아끌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를 만들어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시월애

감독 이현승

출연 이정재, 전지현

개봉 200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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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제작연도 2016년

2016년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2013년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 둘의 시공간을 뛰어 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자고 일어나면 서로 몸이 바뀌었다가 다음날 되돌아오는 식이 반복된다는 설정이 독특합니다. 서로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몇 가지 규칙을 정해놓지만, 혜성이 지나간 후부터 미츠하와 연락도 끊기고 몸이 뒤바뀌는 일도 사라집니다. 마을에 혜성이 충돌하는 장면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연상되는데, 영화는 참사의 피해자들을 둘의 관계를 통해 사려 깊게 다룹니다. 실사 같은 작화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답게 영상미가 두드러지는 작품입니다. 파라마운트가 판권을 사서 할리우드에서 실사 버전으로 리메이크될 예정입니다.

너의 이름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지창욱, 김소현, 이레,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타니 카논

개봉 2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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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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