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배우, 박성웅의 신작 소식입니다. 늘 그랬듯 또 악역이냐고요? 아닙니다. <메소드>에서 박성웅은 연극 준비를 하다 배역에 몰입한 나머지 상대역과 사랑에 빠진 재하를 연기합니다. 사실 박성웅은 악역 아닌 역할도 많이 한 배우입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박성웅의 지난 날들을 숫자로 살펴보겠습니다.  


<사랑의 스튜디오> 출연 당시 모습. 아직은 카메라 앞이 뻣뻣한 웅팍

96학번 법학과
법조인으로 성공하길 원했던 부모님의 뜻에 따라 다니고 있던 건국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분자생물학과를 중퇴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에 96학번으로 입학합니다. 하지만 사법고시 공부는 전혀 행복한 삶이 아니었고, 결국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1997년 대학로 연극판에 뛰어듭니다. 3년 간은 아버지께 말도 못하고 몰래 연기를 했죠. 그러다가 두 번째 공연을 할 때 티켓을 드렸고, 공연 당일 찾아온 아버지는 "정 그게 하고 싶냐? 후회 안 할 자신 있냐?"고 물으신 뒤 인정해주셨다고 하네요. 지금은 박성웅이 나온 모든 기사를 스크랩해놓을 정도로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죠.

졸업사진. 이 세상 힙함이 아니다

<반칙왕>(2000)
<KT>(2002), <햇빛사냥>(2002)
<미스터 소크라테스>(2005), <여자, 정혜>(2005)

10년간 무명
그렇게 시작한 배우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영화 <넘버 3>(1997)로 스크린 데뷔 후 시작된 10년의 무명 시절.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막노동, 비디오 가게 점원 등 여러 일들을 전진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작은 역할일지라도 가리지 않고 출연합니다. 후에 "배우가 아니었으면 백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연기는 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알려주는 힘이었죠.

넘버 3

감독 송능한

출연 한석규, 최민식, 이미연

개봉 1997 대한민국

상세보기
반칙왕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장진영

개봉 2000 대한민국

상세보기

60여 편 넘는 작품
무명을 벗게 해준 <태왕사신기>
긴 무명 끝에 <태왕사신기>로 얼굴을 각인시킵니다. 용맹스럽고 솔직하지만 좋아하는 달비 앞에서는 눈도 못 마주치는 캐릭터, 말갈 시우부족 족장 주무치는 오랜 시간 다져온 박성웅의 풍부한 연기를 드러낼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함께 출연한 신은정 배우와 인연이 되어 결혼도 하게 되었죠.

이런 모습 처음이야 (…)
나한테도 이중구는 하나의 숙제예요. 뛰어넘어야 하는.
역할이 너무 비슷하면 할 수 있는 연기가 없어요."
- 2015년 연합뉴스 인터뷰 中

악역만 연기한 게 아니다
박성웅은 <신세계>의 이중구로 익히 잘 알려져 있죠. 악역을 주로 맡았을 것 같은 그는 선~한 역할도 많이 연기했다는 사실! 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2015)에서는 조폭 출신이지만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를, <오피스>(2015)에선 착한 형사를 연기했습니다. 그뿐인가요. <검사외전>(2016)의 양민우 역으로는 허당기 가득한 유머러스한 캐릭터로 색다른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싸이코>, <태희혜교지현이>에서 보여준 얌전한 캐릭터까지 두루 맡았습니다. 최근 개봉한 <메소드>에선 퀴어 연기까지 선보였죠.

<우와한 녀>(2013),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검사외전>(2016), <메소드>(2017)
태왕사신기

감독 김종학, 윤상호

출연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

개봉 2007 대한민국

상세보기
신세계

감독 박훈정

출연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개봉 2012 대한민국

상세보기
메소드

감독 방은진

출연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2013년 덕밍아웃
지난 10년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탓에 LG트윈스 팬임을 차마 말하지 못했다며 한 예능에서 덕밍아웃(!)을 한 박성웅! 인수되기 전의 명칭인 'MBC 청룡' 때부터 팬이었다고 밝혔을 정도로 LG트윈스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우규민 선수와 임찬규 선수와 친분 있는 사이기도 하고요. 선수단과 봉사활동까지 하는 야구계의 성덕입니다.


<무뢰한>
<오피스>

칸 영화제에 초청된 2편의 작품
제 68회 칸 영화제에 박성웅의 출연작 <무뢰한>과 <오피스>가 초청됐습니다. 아쉽게 박성웅은 당시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 촬영 일정으로 레드카펫을 밟진 못했지만요. <무뢰한>에선 혜경(전도연)을 사랑해 조직을 배신하고 살해를 저지르는 박준길로 등장합니다. 살인과 배신은 용서할 수 없는 행동임에 분명하지만, 박준길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가 잘 드러난 캐릭터입니다. <오피스>에선 약자를 살갑게 보살피는 형사를 연기했습니다. 이전 필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모습이었죠.

무뢰한

감독 오승욱

출연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

개봉 2014 대한민국

상세보기
오피스

감독 홍원찬

출연 고아성, 박성웅

개봉 2014 대한민국

상세보기

<신세계>

박성웅이 남긴 유행어 BEST 3
영화는 안 봤어도 이 말은 안다! 한 번쯤 들어봤을 유행어 셋을 소개합니다.
"살려는 드릴게"
: 이사들에게 압박을 줄 때 말한 <신세계> 속 명대사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 정청계 부하들이 이중구(박성웅)를 죽이기 위해 기습했을 때 <신세계> 속 명대사

"잡한 하게 (=복세편살)"
: 팬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한 말
무엇보다 가장 많은 명대사를 남긴 작품은 영화 <신세계>입니다. 포스터에 이름도 사진도 걸리지 않은 조연이었지만 주연 못지않은 강력한 존재감이 돋보인 이중구를 연기했습니다. 애초에 4명의 후보 배우가 있었고 투자 배급사는 다른 배우를 추천했지만, 미팅 장소로 걸어들어오는 박성웅의 모습을 본 박훈정 감독이 바로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하네요. 그때의 선택은 정말 신의 한 수!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꾼>

차기작 4
11월 22일 개봉 예정인 <꾼>에 현빈, 유지태, 배성우, 안세하, 나나와 함께 사기꾼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내안의 그놈>(2017)에선 왕따 고등학생과 몸이 뒤바뀐 조폭을 연기합니다. <안시성>, <물괴> 역사 관련 두 편의 영화는 내년 개봉 예정입니다. 앞으로 더욱 단단하고 풍부해질 박성웅의 새로운 전성기를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감독 장창원

출연 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나나, 안세하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이미지 준비중
내안의 그놈

감독 강효진

출연 진영, 박성웅, 라미란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이지니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