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마녀의 꽃> 포스터만 보고는 지브리가 돌아왔나 했습니다. 아쉽게도 지브리의 귀환은 아니었지만, 지브리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꾸린 새로운 터전 스튜디오 포녹의 첫 번째 작품이었는데요. <메리와 마녀의 꽃> 감독이자 명불허전 지브리의 2인자였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누구인지 알아보았습니다.


20년간 지브리맨으로 살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가나자와 미술대학에서 상업디자인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1996년 스튜디오 지브리에 입사하게 됩니다. 입사 후 <원령공주> <이웃집 야마다군>의 동영상 작업을 하던 그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아버지가 음식을 먹는 장면과 가오나시가 목욕탕에 들어가는 장면을 작업하고, <벼랑 위의 포뇨>에서 포뇨가 소스케를 만나기 위해 물고기 파도를 타고 달려가는 장면을 작업하며 두각을 드러냅니다. 특히 물고기 파도 장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깜짝 놀랄 만큼 잘 표현해냈다고 하죠. 이후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에서는 작화 감독 보조를, <이웃집 토토로>의 번외 격인 단편 애니메이션 <메이와 아기 고양이 버스>에서는 연출 애니메이터를 담당하며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지브리에서 연출한 두 편의 작품

20년 가까이 지브리맨으로 살아온 만큼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원하는 방향을 잘 읽어내며 인정받았고,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 또한 그를 지브리에서 가장 훌륭한 애니메이터라고 평가할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 있었죠. 이러한 평가와 그의 실력 덕분에 그는 <마루 밑 아리에티>를 통해 지브리 최연소 감독 데뷔를 하게 됩니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영국 작가 메리 노튼의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오래 된 저택의 마루 밑에서 인간들의 물건을 몰래 빌려 쓰며 살아가는 소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는데요.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족을 이끌어냈고, 그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5년 후 그는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영국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When Manie Was There>를 바탕으로 한 <추억의 마니>로 말이죠. 바닷가 마을로 요양을 온 안나와 그곳의 낡은 저택에서 만난 마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기존의 지브리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여러 가지 탈(脫)미야자키를 시도한 작품이었습니다. 흥행은 크게 하지 못했지만,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고, 시애틀국제영화제에서 4Families청년심사위원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마루 밑 아리에티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시다 미라이, 카미키 류노스케, 미우라 토모카즈, 오타케 시노부, 키키 키린, 타케시타 케이코

개봉 2010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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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마니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타카츠키 사라, 아리무라 카스미

개봉 201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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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를 나와 스튜디오 포녹을 설립하다

2013년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부가 해체하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밑에서 일하던 애니메이터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을 비롯한 모두는 애니메이션을 계속 만들고 싶어했고, 그들은 새로운 프로덕션을 설립하기로 하죠. 지브리 시절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감정이 솟구칠 때 캐릭터의 머리칼이 부풀거나 눈물방울을 유난히 커다랗게 그리는 지브리 양식이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되었다"고 언급한 적 있습니다. 또 스튜디오 포녹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든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목적은 이어가고 싶다고 했죠. 그래서인지 스튜디오 포녹은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체부터 내용까지 지브리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느낌이 물씬 듭니다.

포녹의 첫 번째 작품 <메리와 마녀의 꽃>

스튜디오 포녹이 내놓은 첫 번째 작품 <메리와 마녀의 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영국 작가 메리 스튜어트의 <The Little Broomsitck>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녀의 꽃을 발견해 마법 세계를 헤매게 된 소녀 메리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죠. 세 작품이 모두 영국 소설이 원작인 것에 대해 감독은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아동문학을 무척 좋아하는데, 영국은 아동문학이 잘 발달해있다. 특히 어른들에게도 많은 것을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스기사키 하나, 카미키 류노스케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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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나시의 모델이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에 대해 조사하다 에디터도 깜짝 놀란 사실! 그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가오나시의 실제 모델이었다고 하는데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가오나시 그림을 그리고 난 후 "모로(요네바야시 감독의 애칭)와 똑같지 않은가?"라고 말했다는 후문입니다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굉장히 닮은 것도 같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여러분이 알고 있는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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