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배우들이 속속 출연한 독립영화들이 여러 편 개봉했습니다. 그 중 네 편의 작품들 속 특히 눈에 들어왔던 배우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Merry Christmas Mr. Mo

고원희
이름은 생소하지만 어디선가 한 번쯤은 분명히 봤을 이 배우. LG U+의 싸이 말춤녀, 펜잘큐의 JYJ 여친에 이어 만 17세의 나이로 아시아나항공 최연소 모델로 발탁되었고,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별이 되어 빛나리> <최강 배달꾼> 등 8편의 드라마와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 <찌라시: 위험한 소문>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 10편의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끝이냐고요? 2015년엔 <SNL 코리아 시즌6>의 크루로도 활동했고, 뮤직비디오에도 다수 출연했습니다. 이처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그녀의 최근작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게 된 모금산(기주봉)이 생애 마지막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녀는 미스터 모 아들 스데반(오정환)의 여자친구 예원을 연기하죠. 지금은 웹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에서 정규직이 되고 싶은 26살 사회 초년생 연지를 연기하며 현실 공감 100%의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여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전여빈은 누가 뭐래도 올해의 가장 큰 발견이죠. 영화 <간신>을 시작으로 <밀정> <여배우들 오늘도>까지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해오던 그녀는 올해 드라마 <구해줘>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게 됩니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에서 그녀는 미스터 모의 수영장 메이트 자영을 연기합니다. 무려 34살의 나이 차이를 둔 대선배와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괴물 신인답게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전여빈과 고원희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외에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죄 많은 소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습니다.


오정환
2018년이 매우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연극을 하면서 연기에 푹 빠지게 된 그는 대학에 들어가, 연극 <갈매기>를 시작으로 뮤지컬 <원스> 등을 통해 무대에 서 왔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대학교에서 만나 단편 영화 <정모날>에 함께 출연한 임대형 감독과 함께한 작품입니다. 그는 극중 미스터 모의 무뚝뚝한 아들이자 영화감독 지망생 모스데반 역할을 맡아, 40년 경력의 배우 기주봉과 부자 관계를 연기하며 묘한 케미를 보여주었습니다. 12월 15일부터 2018년 2월 11일까지는 영화 <메소드>의 모티브가 된 연극 <언체인>을 통해 또 무대에 섭니다. 영화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작품으로 그는 무대와 현실을 혼동하는 싱어 역할을 맡았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감독 임대형

출연 기주봉, 오정환, 고원희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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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
The First Lap

김새벽
그녀는 2011년 영화 <로맨스 조>로 데뷔해 2012년 <줄탁동시>에서 순희 역할로 첫 주연을 맡게 됩니다. 이후 <써니> <타짜: 신의 손> <제보자> 등 제법 큰 영화들에 작은 역할로 출연해왔고, 2015년 올해의 독립영화로 선정된 <한여름의 판타지아>와 올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를 통해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죠. 그렇게 그녀는 해마다 적어도 한 편, 많게는 서너 편씩 필모에 차곡차곡 채워 넣어 왔습니다. 최근작 <초행>에서는 남자친구 수현(조현철)과 동거 7년 차인 지영 역할을 맡았습니다. 김대환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김새벽을 떠올리며 지영이란 캐릭터를 썼다고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작품 속 지영은 그녀가 지영을 연기하는 것인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조현철
래퍼 매드 클라운의 동생으로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배우 조현철. 2010년 단편영화 <척추측만>으로 감독 데뷔 후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아왔고, 그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해마다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건축학개론>의 신입생 동구로 상업영화 데뷔를 한 이후 <차이나타운> 속 홍주, <터널> 속 막내 대원, <마스터>의 안경남까지 큰 역할들은 아니었지만 모든 배역을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연기를 보여주었죠. 덕분에 관객들의 눈에 콕 박히게 되었고요. 이번엔 김새벽과 함께 영화 <초행>에 출연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는데요. <초행>을 통해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준 김새벽과 조현철은 임정환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경의 왕>을 통해 한 번 더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초행

감독 김대환

출연 김새벽, 조현철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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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
Baby Beside Me

이이경
이 배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작품은 드라마 <고백부부>가 아닐까요. 긴 머리 휘날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최근 그가 눈에 띈 작품은 <아기와 나>였습니다. 결혼식 직전 아기를 두고 떠나버린 여자친구 순영(정연주) 때문에 생계와 육아가 막막한 도일을 연기했습니다. 영화 속 도일의 막무가내 같은 면모나 정이 많은 지점이 실제 이이경의 모습과 매우 닮았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사나이> <공조>,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2> <정글의 법칙 in 얍>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부딪혀온 모습이 꽤나 비슷하죠. "20대 때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 카메라 앞에 더 많이 서고 싶었고, 예능,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매체를 안 가리고 다 했던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한 그의 2018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정연주
2011년 단편영화 <손님>을 통해 데뷔한 그녀는 다양한 작품에서 매번 다른 역할로 출연하며 쉼 없이 활동해온 배우입니다. 드라마 <드림하이2> <학교 2013> <마녀의 연애>, 영화 <굿바이 싱글> <아이 캔 스피크> 등을 통해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조연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마구 뽐냈죠. <SNL 코리아> 시즌6와 7에서는 고정 크루로 활약하며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도장을 콕 찍기도 했습니다. 최근 작품은 이이경과 함께 출연한 <아기와 나>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손태겸 감독은 <손님> 속에서 여러 감정이 뒤섞인 얼굴을 보여준 그녀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았다고 말했는데요. 정연주는 <아기와 나>에서도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간 순영의 복합적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냅니다. 앞서 언급한 배우 고원희와 함께 웹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과 또 다른 드라마 <이판사판>에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하반기를 보내고 있는 그녀는 내년에 더욱 바쁠 예정입니다. <탐정: 더 비기닝>의 속편 <탐정2>에 이어 임원희·전석호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인 영화 <늦여름>에도 주연으로 캐스팅되었기 때문인데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처럼 소화해내는 그녀의 차기작 속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아기와 나

감독 손태겸

출연 이이경, 정연주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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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다
The Return

손수현
손수현은 다른 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길로 배우 일을 시작했습니다. 쇼핑몰 모델로 먼저 이름을 알린 것이죠. 옴니버스 영화 <신촌좀비만화> 속 <유령>으로 데뷔한 후 영화 <오피스> <간신>, 드라마 <블러드> 등 몇 편의 작품들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한 계단씩 밟아 올라온 그녀는 최근작 <돌아온다>를 통해 첫 주연을 맡게 됩니다.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들을 품고 살아가는 어느 외딴 막걸릿집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그녀는 서울에서 온 비밀스러운 여자 주영을 연기하며 필모그래피에 그녀만의 색깔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6>에 출연해 활약 중입니다. 7년간 길러왔던 머리를 숏컷으로 자르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죠. 내년에는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는 그녀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돌아온다

감독 허철

출연 김유석, 손수현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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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여러분의 마음속에 저장된 독립영화 속 반짝이는 배우들은 누가 있나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