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을 긍정하는 것, 그 또한 영화의 역할
★★★★
망자들이 떠올리는 소중한 기억은 사소하고 개인적이다. 실은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 한 명 한 명의 개인적 체험과 추억을 불러내는 따뜻한 연결고리를 자처한다. 동시에 사람의 삶과 기억을 재연하고 꿈을 그리는 영화라는 매체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스스로 자신의 태도를 성의 있게 점검하며 묻고 있다. 삶에서 온기가 떨어진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꺼내보아도 좋을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네마 천국
★★★★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고르면, 그 기억만을 간직한 채 영원으로 사라질 수 있게 해 준다니. 사후세계에 대한 가장 근사한/긍정적인 상상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동시에, 삶을 가장 강렬히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망자(亡者)들이 생의 한순간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스크린 너머 우리에게도 전이된다. “당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입니까?”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아마도, 관객은 지난 삶의 궤적을 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후회와 미련과 감동과 환희가 교차했던 무수한 순간들 말이다. <원더풀 라이프>가 각별한 또 하나는 망자가 선택한 기억을 영화로 만들어 함께 본다는 것에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영화라는 매체는 그런 것이다. 누군가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일 수 있는. 혹은 그 자체로 꿈이 되는. 혹은 그 이상의 무엇.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모두의 삶은 소중하다는 진리
★★★
이토록 현실에 발붙인 판타지 영화를 만나기도 드물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1998년 작품이다. 천국과 지옥 사이의 중간역 림보에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삶과 죽음, 행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평범한 실존 인물들을 캐스팅해 그들의 사연과 극을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사는 우리가 바로 인생의 주인공임을 상기시킨다. 누군가는 분명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영화로 <원더풀 라이프>를 추억할 것이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당신의 추억은 무엇입니까
★★★★
충분히 신파적 감정으로 울릴 수 있고, 판타지 스타일을 과시할 수 있는 소재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마치 다큐처럼 죽음 이후의 세상을 담아낸다. 이런 의외성은 영화의 독특한 결을 담아내고, 관객은 좀 더 관조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20년 전 영화. 하지만 시대와 무관하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근원적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