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새로운 세계
감독 제이크 캐스단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카렌 길런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하드웨어는 업데이트됐는데, 소프트웨어는 글쎄…
★★☆
독자적으로 놓고 보면 무난한 킬링타임용 영화이나, 22년 전 오락영화 이상의 따뜻한 감동을 안겼던 <쥬만지> 속편임을 감안하면 맥 빠지는 결과물이다. ‘아바타 게임’이라는 설정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면서 ‘캐릭터 무비’ 같은 느낌이 강해졌는데, 드웨인 존스-잭 블랙 등 배우들 개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가벼워져 버렸다. ‘아바타를 통한 대리만족’이라는 아이디어도 이젠 그리 특출한 것이 아니지만, 그 아이디어를 전진시켜 나가는 아이디어도 빈곤하고 거친 편. ‘전작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확률을 조금 더 올려주는 작품이다.

쥬만지: 새로운 세계

감독 제이크 캐스단

출연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잭 블랙, 카렌 길런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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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타임
감독 사프디 형제 출연 로버트 패틴슨, 베니 사프디, 제니퍼 제이슨 리

송경원 <씨네21> 기자
몸과 마음, 화면마저 깎여 나가는 핀볼 게임
★★★☆
은행강도를 벌이다 경찰에 쫓기는 형제.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만 붙잡히자 형은 동생을 빼내기 위해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 구하겠다는 마음만 있을 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저예산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밀도와 속도감의 모범사례. 질주라기보다는 방향 잃은 총탄에 가까운 남자의 혼란스러운 행보는 온 도시를 헤집으며 튕겨져 나간다. 그때마다 피어나는 불꽃의 모양이 비참하고 애처로워 심지어 언뜻 예쁘기까지 하다. 로버트 패틴슨의 존재감. 동전의 양면 같은 청춘과 불안의 에너지로 넘실댄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로버트 패틴슨이 이끄는 100분의 굿타임
★★★☆
현실 감각을 겸비한 매혹적인 범죄 스릴러. 미국 신예 조슈아 사프디, 베니 사프디 형제 감독은 영화 시작 20분 만에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을 자신들의 페르소나로 탈바꿈 시킨다. 현실 탈출을 꿈꾸며 범죄를 택한 패배자의 하룻밤 배드타임이 임기응변의 상황극으로 이어지는 재미가 한몫. 흑인과 마약중독자 등 주인공만큼이나 삶의 의지를 마음껏 펼칠 수 없는 약자들을 직시하는 카메라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놓치지 않는다. 마지막 로버트 패틴슨의 얼굴을 절대 놓치지 말 것.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밤의 열기 속으로
★★★☆
절박하고 악몽 같은 하룻밤 이야기. 더 이상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 왕자님이 아닌 로버트 패틴슨은 꼬일 대로 꼬인 사건 속에서 거리를 동분서주한다. 영화 내내 폭주하고 몰아치지만, 엔딩에 오면 이상한 편안함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낯설면서도 놀라운 경험이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로버트 패틴슨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 연기력!
★★★☆
이 도주극은 시작과 동시에 마치 브레이크 없는 차의 질주처럼 멈추지를 않는다. 장르적 쾌감과 긴장이 가득한 연출 속, 이 어눌한 형제 강도에게서 전달되는 건 통쾌함보다는 어쩔수없는 비극, 안타까움 같은 것들이다. 로버튼 패틴슨의 연기는 날것처럼 그 절실한 심경들을 매순간 전하는데, 이 좋은 연기를 보면서 죠슈아, 베니 사프디라는 주목할만한 형제 감독들이 끄집어낸 결과물들을 거듭 감탄하게 된다.

굿타임

감독 베니 사프디, 조슈아 사프디

출연 로버트 패틴슨, 베니 사프디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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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목소리 출연 존 시나, 케이트 맥키넌

송경원 <씨네21> 기자
착한 동화의 정공법
★★★
베스트셀러 동화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평화를 사랑하는 싸움소 페르난디드는 훈련장을 탈출해 소녀 니나를 만나고 우정을 나눈다. 페르난디드의 모험을 통해 용기와 강인함에 대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폭력적인 장면 하나 없이 폭력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특별한 구성이나 시도가 없어 오히려 특별하게 다가오는 동화의 힘. 화사한 화면, 귀여운 캐릭터, 착한 이야기의 적절한 결합.

페르디난드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출연 존 시나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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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라이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이우라 아라타, 오다 에리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을 긍정하는 것, 그 또한 영화의 역할

망자들이 떠올리는 소중한 기억은 사소하고 개인적이다. 실은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 한 명 한 명의 개인적 체험과 추억을 불러내는 따뜻한 연결고리를 자처한다. 동시에 사람의 삶과 기억을 재연하고 꿈을 그리는 영화라는 매체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스스로 자신의 태도를 성의 있게 점검하며 묻고 있다. 삶에서 온기가 떨어진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꺼내보아도 좋을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네마 천국
★★★★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고르면, 그 기억만을 간직한 채 영원으로 사라질 수 있게 해 준다니. 사후세계에 대한 가장 근사한/긍정적인 상상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동시에, 삶을 가장 강렬히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망자(亡者)들이 생의 한순간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스크린 너머 우리에게도 전이된다. “당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입니까?”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아마도, 관객은 지난 삶의 궤적을 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후회와 미련과 감동과 환희가 교차했던 무수한 순간들 말이다. <원더풀 라이프>가 각별한 또 하나는 망자가 선택한 기억을 영화로 만들어 함께 본다는 것에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영화라는 매체는 그런 것이다. 누군가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일 수 있는. 혹은 그 자체로 꿈이 되는. 혹은 그 이상의 무엇.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모두의 삶은 소중하다는 진리
★★★  
이토록 현실에 발붙인 판타지 영화를 만나기도 드물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1998년 작품이다. 천국과 지옥 사이의 중간역 림보에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삶과 죽음, 행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평범한 실존 인물들을 캐스팅해 그들의 사연과 극을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사는 우리가 바로 인생의 주인공임을 상기시킨다. 누군가는 분명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영화로 <원더풀 라이프>를 추억할 것이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당신의 추억은 무엇입니까
★★★★
충분히 신파적 감정으로 울릴 수 있고, 판타지 스타일을 과시할 수 있는 소재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마치 다큐처럼 죽음 이후의 세상을 담아낸다. 이런 의외성은 영화의 독특한 결을 담아내고, 관객은 좀 더 관조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20년 전 영화. 하지만 시대와 무관하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근원적인 이야기다.

원더풀 라이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이우라 아라타, 오다 에리카, 테라지마 스스무

개봉 199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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