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감독 웨스 볼 출연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이기홍

송경원 <씨네21> 기자
굳이 메이즈 러너라는 제목을 달지 않아도 좋을, 종합 액션 블록버스터.
★★★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대단원이자 한때 유행처럼 제작됐던 영어덜트 소설 기반 영화의 끝자락. 미로와 탈출이라는 콘셉트는 잊어버린 지 오래다. 남은 건 화사한 소년들의 액션 무용담 내지 구출극. 음모와 비밀은 이미 다 드러났고 이제 직진하는 일만 남았다. 기차, 빌딩, 도시 등을 무대로 한 액션의 짜임새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특별한 것도 없어 마치 9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를 보는 것 같은 기분. 허술한 전개, 우연에 기댄 진행, 지나치게 길어 다소 늘어지는 장면까지 아쉬운 점 투성이지만 그럼에도 기본은 한다. 2편보단 훨씬 나은 마무리. 볼 사람은 볼 수밖에 없는 팬심 자극 요소도 상당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규모는 커지고 개성은 줄고
★★☆
일단 진입장벽이 높다. 전개 자체가 1~2편에 뿌린 단서들을 수습하는 과정이라, 전작을 보지 않았다면 내용 파악에 잠시 길을 잃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미로 탈출이라는 명료한 장점이 희미해졌다 평가받은 2편의 반복이다. 규모는 커졌지만 아기자기하고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둔감해졌다. 캐릭터들 간의 시너지가 빛났던 1편과 비교하면 인물 활용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충분히 시간과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고 어물쩍 등퇴장한다. 1편부터 3편까지의 여정은 그러니까, 용두사미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감독 웨스 볼

출연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이기홍, 카야 스코델라리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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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감독 최성현 출연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형제, 가족 그리고 신파
★★★
나이 든 전직 복서와 서번트 증후군인 동생. 그리고 두 아들의 엄마. 서먹했던 그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결국은 가족을 이룬다. 감동을 위해 종종 무리수를 감행하는데, 상당 부분 배우들의 힘으로 결점을 극복한다. 좀 더 일상적이고 담담한 이야기 전개였다면 오히려 감동이 배가되었을 듯.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극적인 요소를 끊임없이 배치하는데 조금 버겁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연기만큼은 그레잇!
★★☆
예상에서 비껴가는 게 거의 없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그다음 장면이 자동적으로 그려지는 기이한 경험. <레인맨>(더스틴 호프만-톰 크루즈 주연)의 인물 조합에, 지난해 개봉한 CJ 영화 <>의 전개, 그리고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설정을 조금씩 섞여 하나의 세상을 만든 느낌도 든다. 창의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물론 영화는 믿는 구석이 있다. 이병헌-박정민이라는 배우다. 두 배우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며 지루할 뻔한 영화에 생기를 부여한다. 배우의 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 , 모르겠다. 감독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 영화엔 연출이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끝까지 보게 하는 건, 확실한 미덕. 다시 강조하지만, 배우의 힘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감독 최성현

출연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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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스트 아워
감독 조 라이트 출연 게리 올드만,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릴리 제임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처칠 VS 올드먼
★★★☆
마치 게리 올드만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주기 위해 만든 듯한 영화. 여기에 분장상도 추가될 듯하다. 나치의 침공 앞에 대항하는 처칠의 고뇌와 투쟁을 그린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당시 영국 의회와 왕실의 관계를 그려내는 조 라이트 감독의 솜씨도 볼 만하다. 처칠만의 고뇌가 아닌, 타이피스트의 관점을 교차시킨 점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처칠의 연설이 이어지는 후반부는 과하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처칠의 시간, 게리 올드만의 시간,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이 선택한 시간이 교차한다
★★★☆
2차 세계대전 초기 덩케르크 작전을 중심으로 영국 수상에 오른 처칠의 활약을 재구성했다. 처칠로 분한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별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을 만큼 처칠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눈부신 방식으로 재현한다. 인물보다 흥미로운 건 어둠으로 가득 찬 시대를 그리는 조 라이트의 웅장한 손놀림이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며 기품 있다. 한편으론 전형적이고 익숙한 아카데미식의 인물 그리기. 진짜 주인공은 어쩌면 시대의 어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달리 말하면 처칠의 인생 중 왜 하필 다이나모 작전의 시간을 골랐을까. 마치 브렉시트 이후 영국을 향한 독려처럼 보인다.

다키스트 아워

감독 조 라이트

출연 릴리 제임스, 게리 올드만, 벤 멘델슨,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스티븐 딜레인

개봉 201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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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연대기
감독 김보람 출연 김보람, 여경주, 이슬기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생리에 대한 모든 것
★★★
생리를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후련해지는 마음 한구석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생리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남성 관객들에게 더 필요한 탐구 교본이다.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실재하는 몸에 대해서는 무지한 이들에게 한 달에 한 번 피를 흘려야만 하는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는 생리에 대해 말해야만 한다
★★★★
한 달에 한 번, 평생 약 400. 전 세계의 모든 가임기 여성이 겪는 게 생리다. 이 다큐는 피 잘 흘리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동시에 여성이 자신의 몸을 더 깊이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돕는 하나의 방법론이자, 성별을 넘어 생리에 대한 즐거운 담론이 가능하게끔 만드는 매개체를 자처한다. 더군다나 깔창 생리대, 유해물질 생리대 파동과 같은 실화와 연결되면 생리는 더 이상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다 떠나서 이 다큐는 정말 재미있다. 보고 나면 왜 이제야 이런 다큐가 나온 걸까가 더 궁금해질 정도로.

이화정 <씨네21> 기자
리를 생리라 말하지 못했던 속고 산 시간들에 대하여
★★★
생리는 금기의 단어였다. 한 달에 한번 많은 여성들이 생리를 하고 있음에도, 누구 하나 그 불편을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다. <피의 연대기>는 그 오랜 시간을 향해, 고함을 치는 영화다. 함축된 많은 것들을, 경쾌한 시각과 톤으로 풀어냄으로써 쉽게 접근하고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피의 연대기

감독 김보람

출연 여경주, 김보람, 심이안, 박현지, 이슬기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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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출연 릴리 프랭키, 카메나시 카즈야, 하시모토 아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지구인이 받아들이기엔 다소 혼란스러운 상상력
★★☆
<종이 달>,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 둔대> 같은 감독의 전작을 떠올린다면 이 영화의 문법이 꽤 황당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대담하고, 보기에 따라서는 산만할 정도로 거침없이 상상력을 펼쳐나간다. 다만 가장 일상적인 가족 문제와 지구, 환경을 논하는 거대 담론이 뒤섞인 이 영화를 논리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해석되는 장치들이 있으나 그게 극에 잘 녹아든 것인지,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지는 의문이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자기각성이 필요한 인류에 고하는 영화
★★★
인간을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얄팍한 상식으로 둘러싸인 세상을 격파하는 영화.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30년 동안 자신이 품고 있던 일생의 프로젝트미시마 유키오의 SF 소설 <아름다운 별>(1962)을 영화로 옮기면서 현실에 불만을 갖는 인간들이 각성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역설한다. 존재론적 물음을 감독 특유의 유머와 기발한 설정으로 풀어낸 연출의 묘가 돋보인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 변화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일본의 대배우 릴리 프랭키야말로 영화의 가장 큰 별이다.

아름다운 별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출연 릴리 프랭키, 카메나시 카즈야, 하시모토 아이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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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감독 선호빈 출연 김진영, 조경숙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소리 있는 아우성
★★☆
며느리.’ 여러모로 신비한 단어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여성들이 며느리라는 타이틀을 입는 순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하니 말이다. <B급 며느리>의 며느리 김진영씨가 시어머니 조경숙씨에게 ‘B으로 찍힌 것은 대한민국 며느리가 당연히 해야 할 로 규정된 것들을 거부해서다. 개성 강한 며느리와 강성인 시어머니의 갈등을 통해 영화는 가부장제라는 범인을 발칙하게 고발한다.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낀 남편은, 이 영화를 연출한 선호빈 감독이다. 관찰자가 내부자인 동시에 관계자인 덕에 이전에 본 적 없던 내밀한 시월드 다큐가 나오긴 했으나, 또 그렇기에 날카로운 통찰의 시선은 다소 무딘 편이다. 흐지부지 봉합되는 결말은 아쉬움. 그런데 고부갈등에 완벽한 해소가 가능할까 생각하면 이건 지극히 현실적인 마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며느리의 목소리에 더 큰 확성기를 허하라
★★☆
며느리는 며느리일 뿐이다. 그를 A급, B급, F급으로 나누는 건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여성에게 내려진 ‘못된’ 잣대일 뿐이다. <B급 며느리>에서 고부갈등에 놓인 진영 역시 이 틀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성이지만, 그녀는 순응하는 대신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 그녀를 ‘억압’하는 주체가 마치 시어머니인 것 같이 보이지만, 그녀 역시 구조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여성’이다. 선호빈 감독은 아들이자, 남편인 자신의 사례를 들어, 용감하게 잘못된 사회를 지적해 나간다.

B급 며느리

감독 선호빈

출연 김진영, 조경숙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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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입이 달린 얼굴
감독 김수정 출연 장리우, 진용욱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무참한 생존의 얼굴을 보라
★★★☆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일찌감치 접고 영화를 보길 바란다. 생존의 무게에 짓눌린 여자의 무표정한 얼굴을 따라가다 보면 제목은 저절로 이해할 수 있다. 아스팔트 바닥 틈에 끼어버린 휠체어 바퀴처럼 옴짝달싹할 수 없는 현실에 맞서 피도 눈물도 없이 싸워나가는 한 인간의 생존기에는 함부로 동정이나 연민,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틈이 없다. 대신 영화는 나의 맨 얼굴을 마주 보게 한다. 지금 우리는 어떤 얼굴이냐고 냉혹하게 묻는 영화이자 불온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색을 지닌 캐릭터로 기억될 영화다.

파란입이 달린 얼굴

감독 김수정

출연 장리우, 진용욱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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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토끼입니까?? ~디어 마이 시스터~
감독 하시모토 히로유키 목소리 출연 사쿠라 아야네, 미나세 이노리

송경원 <씨네21> 기자
여러 의미에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
코이(Koi)4컷 코미디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 애니메이션이 극장판으로 이어졌다. 카페를 배경으로 순수한 소녀들의 일상을 그린다. 자극적인 전개나 묘사 없는 힐링물, 소녀 감성을 표방하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소녀와 모에의 상품화다. 타겟 역시 여성아동보다는 성인남성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화 등 여러모로 퀄리티가 올라갔지만 극장판이라기보다는 팬 서비스에 가까운 이벤트. 진입장벽이 두터운 만큼 일단 팬이 됐다면 이후에 이런저런 평가나 별점따윈 무의미.

주문은 토끼입니까?? ~디어 마이 시스터~

감독 하시모토 히로유키

출연 사쿠라 아야네, 미나세 이노리, 타네다 리사, 사토 사토미, 우치다 마아야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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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뱀파이어
감독 리처드 클라우스 목소리 출연 라스무스 하디커, 에이미 사빌레

송경원 <씨네21> 기자
솔직담백한 눈높이 상상력
★★☆
전 세계 12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이미 연극, 뮤지컬, 실사영화까지 나온 검증된 이야기인 만큼 덧붙이거나 재해석하는 일 없이 충실히 따라간다. 애니메이션의 방점은 3D에 있다. CG의 퀄리티가 높다고 하긴 어렵지만, 시종일관 하늘을 나는 뱀파이어의 활강 액션이 3D와 적절히 어울린다. 상황을 길게 설명할 시간에 차라리 볼거리를 하나 더 제공하는, 쉽고 편하고 익숙한 애니메이션. 아동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단순명료한 구성이 다소 밋밋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리틀 뱀파이어

감독 리처드 클라우스, 카르스텐 킬레리치

출연 에이미 사빌레, 라스무스 하디커

개봉 2017 독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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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후의 고백
감독 이리에 유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이토 히데아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살인자의 추억
★★☆
정병길 감독의 <내가 살인범이다>(2012)를 리메이크했다. 한국 원작이 액션에 공을 들였다면, 일본의 리메이크 버전은 스릴러 컨셉트를 강화했다. 영화 속에 삽입되는 교살 장면이 지나치게 직접적이며 반복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후반부 반전은 원작과 가장 크게 달라진 대목. 하지만 전반적으로 역동적인 장르 쾌감은 원작에 비해 감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