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좌), <염력>(우)

최근 스크린 속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배우, 바로 유승목이다. <1987>에선 박 처장(김윤석)의 충견 노릇을 이행하는 유 과장으로 섬뜩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고, <염력>에선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김씨로 분해 따스한 매력을 선보였다. 같은 시즌 스크린 속에서 양극단에 서 있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났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달리 선과 악이 뚜렷했던 그의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정리해봤다.


유승목의 악역들

퀵, 2011
이도형 역
이민기의 무한질주를 볼 수 있는 <퀵>에선 사채업자 이도형을 연기했다. 뺀질뺀질 비열한 페이스가 돋보였던 역할. 당시 신스틸러로 급부상하던 마동석과 극중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감독 조범구

출연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고창석

개봉 2011 대한민국

상세보기

사이코메트리, 2013
식당 사장 역
<사이코메트리>는 사물을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유괴 사건의 진범을 추척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승목은 수사 도중 용의자로 지목된 식당 사장을 연기한다. 유괴 사건의 진범은 아니었으나, 휴대폰에 여성 도촬 사진을 잔뜩 모아놨던 악질 범죄자.

사이코메트리

감독 권호영

출연 김강우, 김범

개봉 2013 대한민국

상세보기

한공주, 2014
한공주 부 역
집단 성폭행의 희생자가 된 공주(천우희). 공주의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공주에게 오랜만에 찾아와 대뜸 사인을 하라며 탄원서를 내민다. 가해 학생의 부모가 준 돈으로 딸의 상처를 모른 척 덮고 외면하려는 캐릭터. 말 그대로 극혐이다.

한공주

감독 이수진

출연 천우희, 정인선, 김소영

개봉 2013 대한민국

상세보기

해무, 2014
경구 역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그의 얼굴을 각인시킨 캐릭터. 경구는 전진호의 롤러수로 제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다. 대놓고 돈과 여자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직선적이고 거친 성격의 인물. 원래 시나리오 속 경구는 보다 더한 광기에 젖은 인물이었으나, 유승목을 만나 그 수위가 낮아졌다고. 순박해 보이는 촌스러운 청청 패션과 파마머리는 유승목의 아이디어였다. <해무>의 경구는 유승목이 직접 감독에게 출연 자청을 했던 캐릭터라 더 남다르다. 경구라는 역할이 나를 위해 쓴 것 같다 설득하기도 했다고. 결과적으론 그의 인생 캐릭터가 탄생했다.

해무

감독 심성보

출연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개봉 2014 대한민국

상세보기

강남 1970, 2015
서태곤 역
그의 필모에서 손꼽을 만한 살벌한 악역. <강남 1970>의 엔딩은 주연 배우 김래원도, 이민호도 아닌 유승목이 장식했다. 그가 연기한 서태곤은 부동산의 큰손이자 조직의 뒤를 봐주는 비리 정치인. 위선적인 얼굴로 악행을 저지르던 그의 모습은 주연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촬영에 앞서 부산 사투리를 배웠고, 캐릭터에 맞게 몸무게도 5~6kg 정도 늘렸다고.

강남 1970

감독 유하

출연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개봉 2014 대한민국

상세보기

터널, 2016
조 기자 역
<터널>의 속터짐 담당. 조 기자는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의 상황을 보도해야 한다는 투철한 기자 정신 하에 정수에게 전화를 걸어 생중계 보도를 시도하는 인물이다. 정수의 스마트폰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진 그의
알 바 아니다. 대한민국의 ‘기레기’를 상징하던 인물.

터널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1987, 2017
유정방 과장 역
대공수사처 유 과장은 박 처장(김윤석)의 말이라면 어떤 일이든 무조건 ‘받드는’ 인물이다. 공안부장 최 검사(하정우)에게 시신 화장 문서를 요청하던 장면에서 그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유들유들, 능글맞게 머리를 조아리다 제 맘대로 안 되자 버럭 급변하던 모습이 인상 깊던 캐릭터.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 한국

상세보기

악역이 아닌 그의 얼굴들

웰컴 투 동막골, 2005
달수 역
“뭔 사람이 인사를 그따우로 해요. 낯짝에 짝대기 들이대고...” <웰컴 투 동막골>에서 유승목은 길 잃은 국군들을 마을로 안내하는 약초꾼 달수를 연기한다. 총을 보고도 무엇인지 몰라 무서워하지 않는 등, 어느 상황에서든 해맑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웃음을 부르는 캐릭터.

웰컴 투 동막골

감독 박광현

출연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개봉 2005 대한민국

상세보기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2006
유 선생 역
그의 엉뚱하고 어리숙한 얼굴.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에서는 여교수 은숙(문소리)을 짝사랑하는 순정남 유 선생을 연기한다. 답이 없는 패션 감각에 융통성이란 전혀 없는, 좋게 말해 순진하고 나쁘게 말해 답답한 인물. 매번 은숙에게 퇴짜를 맞는 모습으로 코믹함을 살렸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감독 이하

출연 문소리, 지진희

개봉 2006 대한민국

상세보기

늑대소년, 2012
강 박사 역
지태(유연석)의 모략으로 사살 위기에 처한 늑대소년 철수(송중기)의 편에 섰던 인물. 박사 신분으로 철수를 연구하며, 위험에 빠진 철수의 진짜 신분을 어떻게든 숨기려 애쓰던 인물이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 사랑한다’는 결말 암시 명대사를 남기기도.

늑대소년

감독 조성희

출연 송중기, 박보영

개봉 2012 대한민국

상세보기

판도라, 2016
감씨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나 혼란에 빠진 시국. 유승목은 2차 폭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재혁(김남길)과 함께 방사능이 퍼진 원전으로 다시 들어가는 발전소 인부 감씨를 연기했다. 툴툴거리면서도 발벗고 나서 희생하던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더 짙은 감동을 전했다. 물론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재혁의 눈물 폭발신과는 비교 불가.

판도라

감독 박정우

출연 김남길, 김주현, 정진영, 김영애, 문정희, 김대명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대장 김창수, 2017
이영달 역
<대장 김창수>에서는 죄수들의 적대자에서 조력자로 변모하는 간수 이영달을 연기했다. 죄수들의 탄원서를 전달하고, 김창수(조진웅)가 탈옥할 수 있도록 간수들과의 술자리를 마련하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대장 김창수

감독 이원태

출연 조진웅, 송승헌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염력, 2018
김씨 역
김씨는 삶의 터전을 되찾기 위해 루미(심은경)와 함께 민 사장(김민재)에게 맞서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던 루미를 동료이자 아버지로서 따스히 품어주는 인물. 영화 후반부 마음을 울리던 찌릿한 장면들은 유승목의 뜨거운 연기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력

감독 연상호

출연 류승룡, 심은경

개봉 2017 한국

상세보기

감독이 다시 찾는 배우

<살인의 추억>

데뷔 이후 무려 51편의 작품에 얼굴을 비친 그에 대한 소소한 사실. 그는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이 ‘다시 찾는 배우’로 유명하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살인의 추억>에서 기삿거리를 건지려 애쓰던 박 기자를 연기했던 그. 이후 <괴물>에선 화염병 제조한 남일(박해일)과 노숙자(윤제문)를 태우던 택시 기사로 출연했다. <해무>를 연출한 심성보 감독과의 인연도 이와 이어진다. 심성보 감독은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썼다.

그 외 이수진 감독과는 <적의 사과>, <한공주>, 조성희 감독과는 <짐승의 끝>,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로 조우했다. 허진호 감독의 <외출>, <행복>에 줄줄이 얼굴을 비쳤고, 신태라 감독의 <검은 집>, <7급 공무원>에 출연했다.

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개봉 2003 대한민국

상세보기

유승목의 차기작

<크로스>

현재 드라마 <크로스>에서 활약 중인 그의 차기작. <적의 사과>, <한공주>를 함께한 이수진 감독의 <우상>에 출연한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와 함께 출연할 예정. <터널>에서 함께했던 김성훈 감독의 신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도 얼굴을 비춘다. 그는 감독들이 사랑하는 마력의 배우임이 틀림없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