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청춘스타로 남을 줄 알았던,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 소지섭이 아빠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양한 얼굴로 대중을 찾아온 소지섭이지만, 아빠 역할을 맡은 건 이번 작품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처음이었는데요. 연예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톱스타가 되기까지 소지섭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하다

소지섭은 1995년 청바지 브랜드 스톰(STORM)의 모델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하며 연예계에 데뷔하게 됩니다. 당시 스톰의 메인 모델은 듀스의 김성재였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소지섭이 메인 모델로 발탁됩니다. 참고로 당시 2위는 배우 송승헌이었습니다.


수영선수, 모델, 배우, 래퍼... 직업이 몇 개?

소지섭이 데뷔 전 수영 겸 수구 선수였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죠. 수영선수 시절 그는 평영 한국랭킹 3위를 기록한 적 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으며, 후에 인터뷰를 통해 "(수영을) 계속 했으면 국가대표가 됐을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데뷔 후에는 배우라는 본업 말고도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소 힙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8년 'G'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 2장을 발매한 이후 2011년부터 매년 꼭 한 장씩, 늦어도 2년에 한 장씩 앨범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첫 앨범의 '고독한 인생'은 그가 출연한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엔딩곡으로 삽입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죠. 

2009년에는 소속사 51K를 설립했습니다. 소지섭 자신을 포함해 홍화리, 윤채성, 이효제 네 명의 배우가 소속된 곳이며, 단순한 연예인 기획사를 넘어 영화·공연 등 문화 컨텐츠에 제작지원 및 투자를 하고, 2012년부터는 영화사 찬란과 외화를 수입해 배급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소지섭의, 소지섭에 의한, 소지섭을 위한 잡지 'SONICe'를 발간하기도 했죠. 'SSONICe'는 'So nice'와 소지섭의 별명인 'sonic'에 'e'를 붙여 만든 것으로, 국내 최초로 발간된 배우의 개인잡지였습니다. 


그를 톱스타로 만들어준 건 8할이 드라마
<유리구두> <천년지애>

신인시절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의 철수가 단박에 떠오를 텐데요. 극중 이의정을 졸졸 따라다니며 어리버리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 다소 가벼운 이미지로 각인되었습니다. 이후 드라마 <유리구두> <지금은 연애중> <천년지애>를 통해 조금씩 남성적인 매력을 쌓아가던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로 스타덤에 오르고 같은 해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인기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 당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거의 신드롬과도 같았습니다. 수많은 '미사 폐인'을 양산해내고, 극중 소지섭과 임수정이 입은 옷, 헤어스타일, 대사(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가 모두 유행이 되었으니 말이죠. 이 작품을 통해 소지섭은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종영 후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고, 2007년 소집 해제 후에는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했습니다. 

<주군의 태양> <오 마이 비너스>

이후 브라운관 복귀작인 <카인과 아벨>을 시작으로 <로드 넘버 원> <유령> 등에서 다소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를 맡아왔는데요. 공블리와의 찰떡 호흡을 보여준 로맨틱 코미디 호러 드라마 <주군의 태양>, 2015년 KBS 연기대상에서 신민아와 베스트 커플상을 품에 안은 <오 마이 비너스>를 통해 로코킹의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발리에서 생긴 일

감독 최문석

출연 하지원, 소지섭, 조인성, 박예진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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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감독 이형민

출연 소지섭, 임수정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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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감독 김형식, 박신우

출연 소지섭, 이연희, 엄기준, 곽도원, 송하윤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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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 태양

감독 진혁

출연 소지섭, 공효진, 서인국, 김유리, 최정우, 김미경, 이종원, 박희본, 이재원, 정가은, 이도현, 홍은택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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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비너스

감독 김형석, 이나정

출연 소지섭, 신민아, 정겨운, 유인영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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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 속 얼굴들
<영화는 영화다>
<회사원> <군함도>

브라운관에서는 여배우들과의 케미가 넘치는 로맨스 연기가 주종목이었다면, 스크린에서는 선 굵은 남성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영화다>에서 영화배우가 꿈인 깡패 이강패 역할을 맡아 그해 각종 영화제의 신인상을 모두 휩쓸었죠. 이후 그가 선택한 영화 속 얼굴은 강패와 비슷했습니다. 살인청부업자 지형도(<회사원>),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칠성(<군함도>) 모두 딱딱하게 굳어있거나 인상 쓰는 미간이 돋보였던 역할이었죠. 

<게게게 노 키타로2-천년 저주의 노래> <소피의 연애 매뉴얼>

의외의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일본 영화 <게게게 노 키타로> <게게게 노 키타로2-천년 저주의 노래>에서는 요괴를, 한중 합작영화 <소피의 연애 매뉴얼>에서는 장쯔이, 판빙빙과 삼각관계에 빠지는 엄친아 제프를 연기했는데요.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서의 연기가 호수라면 아시아 진출이 강, 할리우드 진출은 바다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있으면 불안감이 크다. 언제까지 이 위치가 갈지 알 수 없지 않나. 병헌이 형이 잘 돼서 보기가 좋다"고 말하며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죠. 확실히 국내에만 가둬두기에는 아까운 외모와 연기력이긴 합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의 영화 필모에서 단 두 편뿐인 멜로 영화 <오직 그대만>과 <좋은 날>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로맨스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속 우진은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사랑의 바보'죠. 소지섭은 극중 달달한 눈빛과 우직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여심 저격을 제대로 합니다. 뿐만 아니라 데뷔 후 처음 하는 아빠 연기 도전에, "불과 전작까지만 해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아빠 연기를 해보니 결혼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영화다

감독 장훈

출연 소지섭, 강지환

개봉 200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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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감독 임상윤

출연 소지섭, 이미연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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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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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 이장훈

출연 소지섭, 손예진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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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1: 이 구역의 패션 선구자는 나야!

소지섭은 그만의 독특한 패션 철학을 갖고 있는 배우로 유명합니다. 특히 그의 패션은 사복을 입을 때 더욱 빛을 발하죠. 긴 말 필요 없이 그가 입은 옷 사진들만 봐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번외2: 닮은꼴 인물 둘

연예계 대표적인 도플갱어가 있죠. 소지섭과 유승호. 아역배우였던 시절부터 소지섭 닮은꼴로 불리던 유승호는 성장할수록 소지섭과 점점 똑같아지는 외모를 뽐냈는데요. 여기 유명한 닮은꼴이 한 분 더 계십니다. 퇴계 이황 선생님과 똑 닮은 눈매!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000원권 지폐 속 퇴계 이황의 눈을 소지섭의 눈과 합성한사진들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뜻밖의 차기작은 예능입니다. <무한도전> 출연부터 예능사랑을 뽐내더니, 나영석 PD의 새 예능 프로그램 <숲속의 작은 집>에 고정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외딴 산 속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서 지내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컨셉의 예능으로 오는 4월 중 첫방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