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다룬 드라마 <마더>(2018)가 자체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하며 종영했습니다. 이보영은 드라마 종영 후, 함께 극을 이끌어 간 혜나/윤복 역의 허율을 두고 ‘첫 파트너여서 영광’이라 표현하며, 그녀의 연기력을 극찬했습니다. 첫 작품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허율처럼 ‘아역 배우’지만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의 국내 명품 아역들을(15세 이하로) 모아봤습니다.


#안서현
데뷔_ KBS 드라마 <연애결혼>(2008)
(왼쪽부터) 영화 <옥자> 스틸컷, 뉴욕 프리미어 현장.

봉준호 감독
: 시나리오에 대해 내가 더 덧붙이거나 설명할 게 없을 정도로 작품을 분석했더라. 중견 배우 답더라.


4살 때인 2008년 연기를 시작해 웬만한 성인 배우보다 긴 경력을 가진 안서현은 이제 아역 배우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릴 듯합니다. 범상치 않은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그녀는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에서 옥자의 가장 친한 친구 미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장래희망은 ‘도연 언니처럼 연기 잘하고 예쁜 사람’이라던 일곱 살 소녀가 어느덧 훌쩍 자라 틸다 스윈튼, 폴 다노, 변희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걷고 있었죠.

(왼쪽부터) 배우 안서현, 영화 <하녀>.

임상수 감독의 <하녀>(2010),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 수>(2014), 드라마 <드림하이>(2011), <마을-아치아라의 비밀>(2015)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녀의 차기작은 또 한 번의 할리우드 프로젝트가 될 예정입니다. 안서현의 다음 작품은 미국 현지에서 제작되는 <웨이브스>로,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의 딸 안수산 여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안서현은 안수산 여사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아 유창한 영어로 연기를 펼칠 예정입니다.

옥자

감독 봉준호

출연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안서현

개봉 2017 대한민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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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안
데뷔_ 영화 <미안해, 고마워>(2011)
(왼쪽부터) 영화 <부산행>, <미안해, 고마워>.

연상호 감독
: 김수안은 아이지만 감정 연기가 정말 좋다. 수안에게평생 가자!’고 했다.

김수안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에 출연하며 관객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김수안이 맡은 수안 역은 원래 소년이었고 캐릭터의 이름도 수안이 아니었지만, 김수안을 보자마자 연상호 감독은 그 모든 설정을 뒤엎었다고 합니다. 아이답지 않은 연기력과 표현력으로 함께 작업한 감독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배우 김수안의 데뷔는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2011)였습니다. 김수안은 동생의 탄생을 앞두고 친동생처럼 아끼던 강아지 보리와 헤어져야 하는 유치원생 보은 역을 맡았습니다.

(왼쪽부터) 영화 <군함도>, <운동회>.

이후 <군함도>(2017)에서는 강옥(황정민)의 하나뿐인 딸 소희 역으로, <신과함께-죄와 벌>(2017)에서는 거짓 지옥의 태산대왕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최근에는 명랑질주 코미디 영화 <운동회>(2018)를 통해 짝사랑에 빠진 9살 소녀를 연기하며 관객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저 연기가 재밌다”라고 말하는 김수안은 올해로 고작 13살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 편의 천만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그녀의 차기작은 나문희 주연의 <소공녀>입니다. 김수안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나공주 역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부산행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최우식, 안소희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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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데뷔_ Mnet 드라마 <몬스타>(2013)
tvN 드라마 <도깨비>.

배우 이순재
: 정지훈은 천재적으로 연기를 잘한다. 애들이 너무 잘하면 꾸며진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 녀석은 균형을 잘 맞춘다.
어딘가 낯이 익은 배우 정지훈은 2013년, Mnet 뮤직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필모그래피 또한 화려합니다. 드라마 <또 오해영>(2016)의 박도경(에릭) 아역으로, <도깨비>(2016)에서는 고려 시대 김신(공유)의 어린 심복 역과 유덕화(육성재)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얼굴을 비췄습니다. 최근에는 <신과함께-죄와 벌>의 고물상 할아버지 손자 역으로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영화 <덕구>.

그리고 오는 4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덕구>(2017)에서는 무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 자리를 꿰찼습니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정지훈은 철부지지만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덕구 역을 맡으며, 함께 호흡을 맞춘 이순재에게 ‘천재 아역 배우’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오디션 당시 9살의 나이었던 그는 대본을 꼼꼼히 외워가는 섬세함은 물론, 긴장하지도 않고 바로 눈물 연기를 펼쳤다고 합니다.

덕구

감독 방수인

출연 이순재, 정지훈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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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인
데뷔_ 영화 <우리들>(2015)
영화 <우리들>.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프로그램팀
: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방식으로 배역에 숨을 불어 넣는 배우
최수인은 영화 <우리들>(2015)에서 좋아했던 친구로부터 외면받고 상처받는 열한 살 소녀 이선 역을 맡으며 데뷔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어린 시절의 경험을 실제보다 더 실제같이 표현해낸 어린 배우. 당시 그녀는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신인이었죠. 그래서 더 때 묻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영화 <우리들>, <아이 캔 스피크>.

데뷔하자마자 <우리들>로 인생 연기를 펼친 최수인은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배우”라는 호평을 받고, 제56회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의 최우수 어린이 배우 주연상, 제11회 영 어바웃 국제영화제의 최우수 연기자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로 연기력을 입증받았습니다. 평생 연기가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최수인은 정가영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어떤 하루>(2017)와 나문희(옥분 역)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이 캔 스피크>(2017)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중입니다.

우리들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강민준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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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데뷔_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7)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소지섭, 손예진
: “순수한 모습,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가 인상 깊었다”
소지섭, 손예진 주연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또 다른 주인공이죠. 우진(소지섭)과 수아(손예진)의 아들로 등장한 배우 김지환입니다. 수많은 아역 배우 중 소지섭, 손예진, 이장훈 감독의 만장일치로 캐스팅된 김지환. 그는 이번 영화가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부터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린 마음까지 완벽히 소화해내며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왼쪽부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컷, 100만 돌파 감사 현장.

아쉽게도 김지환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바 없습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지섭은 “지환이가 스스로 좋아서 하고 싶을 때만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작품을 안 했으면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손예진 또한 “(김지환이) 또래 아이들의 사회생활을 모두 경험하고,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정서를 제대로 갖기를 바란다. 그래야 오랫동안 배우를 할 수 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앞서 배우들의 조언처럼 김지환 군이 다양한 경험 후,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 이장훈

출연 소지섭, 손예진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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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봉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