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VR영화들이 내러티브를 지닌 단편영화 위주로 제작되고 있고, 또 극장 개봉까지 하는 이유로 정식 등급신청을 받아야 했던 <기억을 만나다> 역시 정상적인 등급분류 과정을 거쳐 영화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위원회는 VR영화에 대해 “3D, VR영화의 기준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영화 등급분류 기준에 따라 연령 등급을 분류”하지만 위원회의 등급분류 원칙인 “전체적 맥락과 상황을 감안하되 개별 장면의 지속, 강조, 반복,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등급분류”하도록 하고 있으며 “VR영화가 등급분류를 신청할 경우에는 VR 기기를 가지고 기준에 맞고 면밀하게 영상물을 등급분류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채수응 감독의 <화이트 래빗>처럼 영화적 스토리텔링을 이루고 있지만 상호작용성 때문에 비디오물로 간주되지 못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 그러니까 “연속적인 영상물이 매체에 담겨 재생되는” 형태가 아니라 exe 실행파일에 담겨 실행되는 형태의 재생 방식, 혹은 포맷을 앞으로 영화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그 실행이란 것은 과연 영상일까, 아니면 전시일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