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야심찬 오락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세기 대중문화에
대한 존경으로 가득하다.

티끌처럼 속속들이 새겨진
레퍼런스들을 정리하면 좋겠지만,
여러 사정상(...)
20개를 추려 간단한 소개를 덧붙였다.

혹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해당 레퍼런스들이 언제 어떻게 어디서
등장하는지 되도록 언급하지 않았다.

<백 투 더 퓨처>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로버트 저메키스가 연출해 큰 성공을 거둔 SF 시리즈영화. 자동차로만 보이는 드로리안은 88마일로 달리면 타임머신이 된다.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자동차라 칭해도 손색이 없다. 레이싱 미션 시퀀스는 <백 투 더 퓨처>뿐만 아니라 영화 속 온갖 유명 차량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조찬 클럽>

존 휴즈 감독은 커리어 내내 틴에이저/가족오락 영화만을 만들었다. 1985년 발표한 두 번째 연출작 <조찬 클럽>은 휴즈의 대표작임은 물론, 미국 청춘영화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주말에 등교해 반성문을 쓰게 된 불량 학생들의 특별한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존 휴즈는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설정돼 있어 곳곳에서 그에 대한 언급이 튀어나온다.

할리 퀸과 조커

'배트맨' 시리즈 코믹북 가운데 걸작으로 손꼽히는 <킬링 조크>(1988)에 등장한 캐릭터. 조커는 '배트맨' 영화 시리즈에 여럿 출연해 배트맨만큼이나 매력적인 악역으로 각인됐다. 할리 퀸은 2016년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마고 로비의 인기에 힘입어 상당한 인지도를 얻게 됐다.

<아키라>

오토모 가츠히로의 걸작 만화 <아키라>(1982)는 1988년 극장용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져, 일본을 넘어 지구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폭주족인 주인공 카네다의 새빨간 의상과 바이크는 '어두운 미래사회'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라따뚜이>의 브래드 버드 감독이 1999년 발표한 애니메이션. 냉전이 한창인 1957년을 배경으로, 20m의 철제로봇과 아홉 살 소년의 우정을 그린다. 무뚝뚝하게 생긴 로봇이 품은 '마음'이 세기말 즈음의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이 스티븐 킹의 공포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 '귀신 들린 집'이 중심 소재인 만큼, 공간 구현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같은 문장이 되풀이된 종이뭉치, 쌍둥이 소녀, 피가 쏟아지는 복도 등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설정들로 가득하다. 스필버그는 큐브릭의 미완 프로젝트 <A.I.>를 완성시킨 바 있다.

<사탄의 인형>

1988년 1편이 개봉된 이래, 현재까지 시리즈가 제작되고 있는 호러. <사탄의 인형>의 주인공은 처키다. 살인범의 악령이 씌인 인형은 생일선물로 배달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쇳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지옥 끝까지 따라올 기세로 들러붙는 끈질긴 인형, 아니 악령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2>

1991년 캡콤이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게임. 각 나라를 대표하는 12명의 캐릭터가 1:1로 맞붙는 대전 게임의 포맷이다. 워낙 짤막하게 등장하는지라 조금 더 힌트를 주자면,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춘리, 류(위 이미지), 블랑카가 출연한다. 순식간에 지나가니 눈 크게 떠야 한다.

<버카루 반자이의 모험>

<버카루 반자이의 모험>은 1984년 개봉한 SF영화다.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다른 영화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주인공 버카루 반자이는 때마다 물리학자, 카레이서, 록스타 등으로 모습을 바꾸며 등장한다. 지금 봐도 감각 있는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쥬라기 공원>

스티븐 스필버그의 최고 흥행작 중 하나.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개봉해 전세계 9억 1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1993년 당시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 덕분에 티렉스(티라노사우르스)는 가장 유명하고 강력한 공룡 종으로 회자되고 있다.

<토요일 밤의 열기>

70년대 말 80년대 초는 디스코의 시대였다. 존 트라볼타 주연의 뮤지컬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는 디스코 열풍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슈퍼밴드 비지스가 만든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16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하, 하, 하, 하, 스테잉 얼라~~."

<킹콩>

1933년 제작돼 꾸준히 리메이크 돼 현재까지 갱신되고 있는 시리즈. 요즘 관객들에겐 피터 잭슨의 2005년작이나 <콩: 스컬 아일랜드>(2017) 등으로 더 친숙하다. 거대한 몸집의 생명체 킹콩이 금발의 미녀를 사랑하고,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설정은 '킹콩' 시리즈의 대표 설정이다.

<터미네이터 2>

제임스 카메론은 CG의 역사를 두 번 다시 썼다. 2009년 <아바타>로, 그리고 1991년 <터미네이터 2>로. 카메론은 1984년 메이저 데뷔작 <터미네이터> 이후 7년 만에 전작을 월등히 뛰어넘는 속편을 만들었다. 더 말해 뭐해.  20세기 최고 SF액션 영화다.

밴 헤일런 'Jump'

미국 하드록 밴드 밴 헤일런의 여섯 번째 앨범 <1984>의 싱글. 밴 헤일런뿐만 아니라 1980년대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노래다. 행진곡 같은 리듬을 흩뿌리는 신디사이저로 문을 여는 이 노래는 주인공 웨이드의 힘찬 발걸음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영화엔 홀 앤 오츠의 ‘You Make My Dreams', 조지 마이클의 ’Faith', 뉴 오더의 ‘Blue Monday'도 등장한다.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제작한 '블리자드'가 2016년 내놓은 멀티플레이 슈팅게임. 가만, 2016년이라고? 그렇다. <오버워치>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최신 레퍼런스 중 하나다. <오버워치>의 대표 캐릭터 트레이서가 짤막하되 자주 등장한다. 오렌지색 타이즈가 보이면 십중팔구 트레이서다.

<슈퍼맨>

배트맨과 함께 DC 유니버스를 떠받치는 슈퍼히어로. 파랑 쫄쫄이 수트에 붉은 망토, 가슴팍에 큼직하게 박힌 'S'. 오랜 세월 변주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은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선 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더 웃길지도.

'고지라'의 메카고지라

1954년 첫 선을 보인 후 현재까지 리메이크 되고 있는 일본의 대표 특촬물. <레디 플레이어 원>의 다른 참조 작품은 주인공격 캐릭터가 주로 등장하는데, '고지라'의 경우 메인 캐릭터가 아닌 메카고지라가 나온다.

<에이리언>

1979년 리들리 스콧이 처음 선보인 SF 시리즈.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제임스 카메론, 데이빗 핀처, 장 피에르 주네가 차례차례 연출한 시리즈가 20년에 걸쳐 꾸준히 제작됐다.  리들리 스콧은 2012년 <프로메테우스>로 시리즈를 되살렸고, 작년엔 <에이리언: 커버넌트>까지 내놓았다. 스위스 화가 H.R.기거와 리들리 스콧이 협업해 만든 에이리언의 모습은 4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기동전사 건담>

일본의 저명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역시 거하게 한몫한다. 모든 건담("간다무!!")의 조상 격인 RX-78-2가 등장한다. 참고로 언론시사회장에서는 RX-78-2가 나올 때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익숙함을 떠나 등장 자체가 멋지다. 기대해도 좋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