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승호, 김민정, 안성기

지금은 어엿한 으른이지만, 유승호는 <집으로>(2002)에 출연하며 국민 동생이 되었고, 모두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 여진구, 김유정, 김소현 등도 어느덧 성인 배우로 활약 중이다. 그보다 전엔 김민정, 이민우 등이 있었고, 더 이전엔 배우 안성기, 강수연도 있었다. 세월의 무색함도 잠시, 아역 배우들의 잔망스러움을 보고 있자면 절로 광대가 승천한다. 어린이날을 맞아 영화 속 귀여움을 담당했던 국내 아역 캐릭터 셋을 꼽았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 말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이 분은 형사님이세요. 그것도 강.력.계.요.

말순(김하나)은 귀여운 아역 캐릭터 중 독보적인 존재다. 말순은 이제훈 주연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탐정 홍길동(이제훈)은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박근형)이 사라지자, 어쩔 수 없이 그의 손녀들(동이와 말순)을 데리고 김병덕을 찾아 나선다. 말순은 예측할 수 없는 발언으로 홍길동을 당황스럽게 하다가도, 위기의 상황에서는 어시스트 역할까지 제대로 해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짜장면을 온 얼굴로 먹은 듯한 모습부터 홍길동을 따라 절로 심오해지는 표정까지. 말순을 연기한 김하나는 정제되지 않은 연기를 선보인다. 몇몇 아역들과 달리 나 연기하고 있어요~’의 예쁜 표정을 짓지 않고, 어른을 흉내 내려 애쓰지 않는 것이 김하나의 매력이다. 다만, <탐정 홍길동>이 첫 작품이었던 김하나는 연기 경험이 전무했기에 감독을 비롯한 이제훈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은 개봉 당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하나가 대여섯 살이었는데,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나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감독님이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감독 조성희

출연 이제훈, 김성균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우리들> - 윤
<우리들>
“친구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친구가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영화 <우리들>(2015)은 아이들은 물론 그 시절을 겪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영화다. 주인공 선(최수인)과 지아(설혜인), 보라(이서연)가 주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가고, 가끔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이 선의 동생 윤(강민준)이다. (최수인)은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다. 학교에서는 선을 둘러싸고 언어와 시선의 폭력이 이어진다. 그러나 집에서의 선은 동생 윤을 보살피는 의젓한 누나의 모습을 보인다.

<우리들>

11살 선에게는 친구와의 관계가 우주만큼이나 큰 고민이지만, 윤에게 친구는 그저 같이 노는 대상이다. 윤은 친구 연호와 놀고 나면 늘 상처를 달고 집에 온다. 선은 윤에게 묻는다. 왜 계속 연호와 노는지, 왜 그를 쫓아가 더 때리지 않았는지. 윤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때리면, 대체 언제 놀 수 있는지 되묻는다. 등장 내내 해맑게 웃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영화의 핵심을 날린 윤은 올해로 열 살이 된 배우 강민준이 연기했다.

우리들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강민준

개봉 2015 대한민국

상세보기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지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나는 청소를 잘한다… 나는 빨래를 잘한다… 나는…

지호(김지환)는 동명의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7)에서 우진(소지섭)과 수아(손예진)의 아들로 등장했다. 곧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수아는 지호에게 동화 한 편을 읽어준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하늘나라에 간 엄마 펭귄이 아들 펭귄을 만나러 내려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엄마가 들려준 동화를 철석같이 믿고 있는 지호는 얼른 장마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린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노란 헬멧을 쓰고 노란 우비를 입은 채, 노란 장화까지 단단히 챙겨 신은 지호의 모습은 펭귄보다 오히려 병아리에 가까운 모습이다. 그리고 동화처럼 다시 엄마를 마주한다. 아직 어린 지호는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는 선생님이 결석해 일찍 하교했다는 귀여운 변명을 늘어놓거나, 엄마가 떠나지 못하게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소지섭과 손예진 사이에서 귀여움은 물론 관객의 눈물샘을 담당한 지호 역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데뷔작인 김지환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 이장훈

출연 소지섭, 손예진

개봉 2017 대한민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